[이슈칼럼]사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 (the300, 2015.04.02)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논쟁이 뜨꺼운 가운데 마침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한국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요청한다면 군사기술적 측면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NSC를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판단, 중국·러시아 등 오해가 있는 나라들에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국익에 따라 판단하겠지만 주변국들을 충분히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은 주한 대사와 국방부장, 외교부 차관보 등 고위급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압박해 왔다. 이는 한국 국방부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국내 정치권에서 사드 공론화가 시도되면서 이 사안이 정치화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외교부 장관의 입장 표명으로 우려는 일단락된 듯 하다.
미국이 한반도 내 사드 배치를 요청해 올 경우 기술적·실용적인 문제로 접근할지 아니면 전략적·정치적으로 접근할 지가 핵심이다. 두 가지 모두 해당할 수 있지만 초점을 어디에 두는가가 중요하다.
군사기술적 관점에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한미군 기지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면 반대할 명분은 없다. 그러나 단순 '배치'가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드는 사드 '도입'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북한 핵 미사일을 완벽히 방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나 미국 정부에서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데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왜 그토록 반대할까.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레이더 감시망'의 확산이라는 기술적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지 않다. '사드배치'를 통해 결속력이 높아지는 한미동맹이 '중국 견제용'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또한 자국의 아시아 전략에 관해 한국이 얼마나 중국을 지지할지를 시험하는 차원에서 사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이 국익을 우선한다면서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지는 않는지, 한국이 어느 정도의 독자적 결정을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드 문제를 전략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서 중국을 고려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배경은 사드 문제가 중국의 대미 전략이나 아시아 전략의 틀에 영향을 주는 것을 최소화해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한미중이 협력해 북한에 한 목소리로 접근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핵문제 만큼은 한·미·중의 협력에 금이 가서는 안된다. 이같은 전략적 기조 하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결코 중국 견제용이 아니며 한국은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할 의도가 없음을 명백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중 간 신뢰를 강화하는 외교적 노력이 절실하다. 그러한 노력이야말로 '눈치 보는' 외교가 아니라 북핵과 미사일과 같은 안보문제를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전략적' 외교를 가능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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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300,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http://the300.mt.co.kr/newsView.html?no=2015040110427627581&pDepth1=politics_sub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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