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전엔 ‘낙오’란 없다...구르고 뛰어내리고 지옥훈련도 (국방일보, 2015.04.13)
교육훈련 현장을 가다:특전부사관 양성교육
군인 중의 군인 ‘특전용사’가 되기 위해서라면
구르고… 뛰어내리고… 지옥훈련도 기꺼이
‘누구나 할 수 있다면 도전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로 소문난 육군특수전사령부를 소개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문구다.
특수한 임무를 부여받고 특수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특수한 훈련을 받은 ‘군인 중의 군인’으로만 구성된 특전사는 병사가 아닌 부사관과 장교들이 그 주축이기 때문이다.
즉 남다른 애국심과 도전정신을 갖고 스스로 ‘특전용사’의 길을 선택한 자 가운데서도 최고의 정신력·체력을 갖춘 자들만이 선택을 받는다는 얘기다.
기자가 지난 9일 찾은 경기도 광주시 특수전교육단에서는 이 ‘선택받은 자’들의 기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고 있었다.
지난 2월 23일 입교한 190명의 216기 특전부사관 후보생들과 50여 명의 특전사 전입 간부들은 ‘특전사의 꽃’이라는 공수훈련을 앞두고 완벽한 착지를 위한 지상훈련이 한창이었다.
이제 특전사에 발을 디딘 지 겨우 6주. 아직은 베테랑 특전용사들에 비해 비교적 몸동작이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기합과 눈빛만큼은 벌써 ‘대한민국 최고의 군인’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216기 특전부사관 후보생들이 지난 9일 육군특수전사령부 특수전교육단에서 공수기본훈련을 받고 있다. 정의훈 기자
특전부사관 후보생들이 공수기본훈련 중 착지훈련을 하고 있다.
● ‘선택받은 자’가 되기 위한 첫 관문, 공수기본교육
특전사의 훈련은 혹독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지원자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이번 훈련생들 역시 6대1(여군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특전부사관으로서 첫 관문인 특전부사관 후보생 양성과정에 들어왔다.
치열한 경쟁 끝에 특전부사관이 될 기회를 잡은 만큼 훈련생들의 열의는 뜨거웠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특전사의 신조를 가슴에 품은 훈련생들은 공수기본훈련을 받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3주간 진행되는 공수훈련은 특전용사라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훈련이다.
공수기본교육을 이수하고 달게 되는 공수 휘장은 특전용사의 ‘기본 자격증’인 셈이다.
그 때문에 특전사의 핵심이 될 부사관 후보생들 역시 첫 훈련으로 공수기본교육을 받는 것이다. 이를 이수하지 않으면 기본자격 미달로 도태돼 특전사의 꿈을 접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수기본교육을 받기 위해서도 두 가지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우선 체력. 교육을 받을 기초체력이 되는가를 평가받은 뒤 이른바 ‘막타워’로 불리는 모형탑에서 고소공포증을 이겨낼 수 있는지 테스트를 받는다.
테스트를 통과한 후보생들은 1~2주차에 지상에서 훈련을 받고 3주차에 네 번의 자격강하를 실시한 뒤 자랑스러운 공수 휘장을 받는다.
이날 훈련생들은 공수기본훈련 1주차에 들어가 착지훈련과 공중동작훈련, 모형문훈련 등을 받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쉽고 단조롭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공중에 매달렸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계속 기합을 내지르며 뛰어다니는 훈련생들의 입에는 단내가 가득했다.
실제로 이 기간이 후보생 생활관에 파스 냄새가 가장 진동할 때라고 한다.
작은 실수 하나조차 교관의 ‘매의 눈’을 피해갈 수 없었다. 끊임없는 교관의 지적,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때마다 찾아오는 얼차려는 다 이유가 있었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공수의 위험성을 미리 대비하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훈련생들은 혹독한 지상훈련을 통해 공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몸속 깊숙이 새기고 있었다.
박은비(여) 후보생은 “훈련이 고된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뒤처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완벽한 공수를 위해서는 모든 동작을 몸에 익히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특전용사’ 험난한 과정, 의지로 뚫는다”
후보생들은 크게 군인화·신분화 과정을 거쳐 특전부사관으로 거듭난다.
민간인을 군인으로 변화시키는 첫 5주인 군인화 과정에서는 군대의 생활방식과 군인에게 요구되는 체력, 전투기술을 익힌다.
일상생활에서 군인이 지켜야 할 수칙과 군대예절, 제식, 사격 등 군복을 입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을 배우는 것이다.
여기까지의 내용은 모든 입영 장정들이 배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이들은 일반 육군 장병들보다 훈련 강도가 훨씬 높다.
어떤 환경,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 맨몸으로 적을 제압해야 하기 때문이다.
5주간의 군인화 과정을 끝내면 12주간 특전사만의 신분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날 훈련생들이 받는 신분화 과정의 첫 관문 공수기본교육은 물론 침투, 정찰, 타격, 공중재보급 등 특수작전 전투기술과 개인화기, 독도법, 리더십 등 특전용사가 갖춰야 할 자질을 익히게 된다.
17주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된 훈련은 대한민국에서도 최고의 체력과 정신력을 자랑하는 청춘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매년 특전사를 꿈꾸며 수많은 젊은이가 특교단에 들어오지만 17주간의 양성과정 동안 20~30%는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그 때문에 이번 216기 후보생들은 “절대 낙오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공수기본교육을 지휘하고 있는 고정환(대위) 주무교관은 “이번 후보생들은 목소리나 동작에서 느껴지는 열의와 열정이 남다르다”며 “최선을 다해 이들이 진정한 특전용사로 거듭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 ‘특전사의 요람’ 특교단, 이렇게 달라졌다
‘정예 특전부사관의 요람’인 특수전교육단은 올해부터 더욱 엄격한 심사와 체계화된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가입교 기간과 양성과정 기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4일에 걸쳐 진행됐던 가입교 기간은 올해부터 7일로 늘어났다.
‘옥돌 중의 옥돌’을 가리는 데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다.
또 양성과정도 15주에서 17주로 늘려 후보생들에게 더 많은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특전사만의 체력단련 프로그램인 ‘서킷 트레이닝(Circuit Training)’.
가입교 기간이 끝난 뒤부터 매주 2회 이상 실시되는 서킷 트레이닝은 뜀걸음, 타이어 끌고 달리기, 턱걸이, 외줄 오르기, 팔굽혀펴기 등 순발력과 근력을 기를 수 있는 과학적인 체력단련 프로그램이다.
모든 종목을 순서에 따라 반복적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서킷 트레이닝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최근 사회에서 유행하는 ‘크로스 핏(Cross Fit)’과 비슷한 개념이다.
과거 상체에만 집중됐던 체력단련에 비해 서킷 트레이닝은 온몸의 근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선석(대위) 양성2중대장은 “올해부터 서킷 트레이닝 시간을 3시간으로 늘리면서 후보생들의 체력이 급진전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자체가 재미있는 데다 운동을 좋아하는 후보생들 간의 경쟁도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에 효과가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전사는 올해부터 특교단 훈육관들을 위해 ‘새로운 장치’를 마련했다.
이른바 ‘까만 명찰’이 그것이다. 검은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이름을 새긴 ‘까만 명찰’은 특교단 훈육관과 여단 특임대에게만 주어지는 명예의 상징이다.
특전사 가운데서도 특별한 임무를 띠고 있는 이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이 ‘까만 명찰’은 훈육관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서 양성2중대장은 “‘까만 명찰’을 볼 때마다 훈육관으로 복무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까만 명찰’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정적으로 후보생들을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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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맹수열 기자 guns13@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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