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해간33기 김세창

짜빈동 전투의 잔상(12) - 전과 확대.

머린코341(mc341) 2015. 5. 26. 15:35

짜빈동 전투의 잔상(12) - 전과 확대.

 

잠시 정신을 잃었던 기억은 나지만 그리 편히 누어있을 수가 없었다.

화급한 일이 3가지 떠올랐다.

우선 USMC 앵그리코팀에게 공군기 지원을 받도록 지시하고 요청을 확인해야 하고,
그리고 멀리 도망치는 적병들이 소총 유효 사거리 밖에 있으니 포탄 유도도 계속 실시해야 한다.
또 4.2인치 박격포 진지 뒤에 위치한 106미리RR(대전차무반동포)로 적에게 공격 사격을 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급선무이다.

우선 공군지원도 일차 요청하였고,

포탄 사격은 쉽게 유도가 가능하였다.

그러나 106RR(무반동총)은 누가 사수고 부사수인지 아무도 몰랐다.
(그 이유는 아직도 모른다. 혹시 전사하였나?)

1년 전에 해병 1연대 1대대 106RR 소대장근무를 하였다가 포병학교에 파견 교육을 갔었으니
106미리 무반동총 사격 기술은 누구 보다 자신이 있었다.

이럴때 사격기술을 발휘할 줄이야!

탄약고에서 포탄을 가져오라 소리치고 무반동총 에 장착된 조준총 방아쇠를 당겼다
새 빨간 106RR의 예광탄이 멀리 도주하는 적들이 도주하는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명중하는 조준 총탄을 확인, 바로 106미리 방아쇠 누름 손잡이를 오른 손바닥으로 내려 눌렀다.
그 순간 후폭풍의 굉음과 함께 시커먼 연기를 내며 포탄이 적진으로 날아갔다.

이제는 누가 쏘아도 전과확대 단계이니 급할 게 없었다.

무반동총 후폭풍을 조심하라고 간곡히 지시하고
내 시범을 견학한 대원에게 불과 5분정도의 사격 교육을 실시한 후에
대원에게 사거리 가능 거리에 있으면 계속 사격하라고 지시하였다.

승리의 예포처럼 생각되는 여유속에 소대원들 모두들106RR 사격 구경만 하는 상태였다.

 

(아랫 오른쪽 부터 - 신원배 당시 1소대장,본인,)

중대장에게 올라갔다.
철모도 없이 압박 붕대만 머리에 두른 채 중대 지휘소에 갔다.

또 중대장이 없는 것이다 이런 제기랄!

그때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낙오한 베트공 2명이 진지 내에 있어서 이를 소탕하는데 중대장이 앞장서서 지휘하는 것 같았다.

그 중 한명은 저항하다 사살되고 한명이 중대 OP 아래 바위틈으로 숨어들었다.
머리를 내밀더니 다시 바위틈에 숨는 게 보였다.

"베트콩! 라이라이! 베트콩 라이라이!" 라고 중대원들이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자 바위틈에 숨어서 - "아군이다" - 라고 소리만 친다.
어떤 말을 해도 “아군이다!” 밖에 답이 없다.

이런 사태에서 적병 하나에 중대 전체가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고 중대장이 판단하고
유탄발사기와 수류탄으로 사살하였다.

이로서 총성은 막을 내렸다.

 

 

출처 : 파월 제2진 청룡부대 포병관측장교 김세창 선배님의 월남전 참전수기

         '아! 청룡이여 제1권, 캄란에서 호이안까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