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군, 차기 항모에도 레이저포 설치 추진
'항모 킬러' 미사일 요격용, 제럴드 포드함부터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해군이 적의 미사일 공격에 대항해 차기 항공모함에 레이저포 설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미 온라인 군사 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은 항공전 담당 마이클 매너지르 국장(소장) 등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차기 항공모함 가운데 초도함인 제럴드 포드(CVN-78)를 시작으로 포드급 항모에 레이저포(LaWS)를 설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럴드 포드 함의 자체 발전용량은 기존의 니미츠 급 항모보다 3배나 강력한 1만 3천800볼트. 이는 항공기 이륙을 지원하는 최첨단 전자기 사출장치(EMALS)는 물론이고, 레이저포와 최고 음속의 7배의 속도로 탄환 발사가 가능한 '전기포'(electric gun, 레일건)까지 충분히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미 해군의 레이저포 모습(AP=연합뉴스 DB)
미 해군이 항모에 레이저포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항모 킬러'라는 별명이 붙은 중국의 '둥펑(東風)-21' 등 대함미사일(ASBM)이 미국의 적대국들에게 확산될 우려 때문이다.
효용성이나 경제적 문제도 영향을 끼쳤다. 통상 미국의 항모전단은 촘촘한 대공/요격 미사일 방어망을 운영한다.
모습을 드러낸 차세대 미 해군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AP=연합뉴스 DB)
그러나 ASBM은 함대공 미사일이나 요격미사일보다 제조 비용이 싼 편인 데다 항모전단에 배속된 전투 함정들이 대공/ 요격미사일을 많이 싣는 데서 비롯된 공간 부족으로 공격용 화기 적재에 어려움을 겪는 게 다반사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는 것이 레이저포다. 미 해군은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레이저포를 수륙양용 수송함인 폰스(LPD-15)에 장착해 아라비아해 걸프만에 실전 배치했다.
'항모 킬러'인 중국의 '둥펑(東風)-21' 미사일(AP=연합뉴스 DB)
앞서 미 해군은 폰스 수송함에 30㎾급 레이저포를 장착해 3개월 동안 타격실험을 진행한 끝에 높은 타격 정밀도와 빠른 타격 속도를 확인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기존의 대공/요격미사일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싼 비용도 고려됐다. 레이저포를 한번 발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59센트(650원)에 불과하다. 이는 한 발당 가격이 19억 원가량인 대표적인 함대공 미사일 SM-2과는 아예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매너지르 국장은 "전기와 냉각 장치가 필요한 현재의 레이저 무기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무거운 것이 단점"이라면서 "그러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단점이 곧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해군은 제럴드 포드 함을 연내에 진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존 F 케네디 함(CVN-79)과 엔터프라이즈 함(CVN-80) 등 세 척의 포드급 항모를 차례로 배치할 예정이다.
레이저포는 아직은 고성능 폭탄보다 파괴력이 떨어지지만, 미 해군은 출력을 150㎾까지 높여 오는 2020년대 초에는 각종 전함으로 장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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