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은 해병을 때리지 않는다'는 치졸한 문구
1956년도에 국방부령으로 제정되어 육/해/공/해병대 장병에게 시달된 군진수칙(軍陣守則)을 다시 읽으며 전우애를 생각한다
대한민국 해병대에서 선임병들의 집단적인 가혹행위에 견디다 못한 후임병이 3층에서 투신한 사건과 관련,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던 사실이, 피해자 가족들의 진정으로 재수사하여 진상이 드러나고 가담 병사들이 처벌받고 지휘관이 문책당했다는 보도를 봤다.
그간 여러 차례 병영 내에서의 후임병 가혹행위를 근절하기 위하여 해병대사령부는, ' 해병은 해병을 때리지 않는다'를 포함하는 5개 항으로 된 해병대 생활 신조를 제정하여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간이 타인에 대한 구타를 방지하기 위하여 '때리지 않는다'는 문구를 생활신조에 넣었다니 참으로 치졸한 발상이고 선진국을 자처하는 한국 군대의 고질적인 치부를 전 세계 만방에 알리는 것 같아서 같은 한국인으로서 민망하고 부끄럽기 그지 없다.
필자를 포함하여 오래 전에 군 복무를 한 역전의 용사들이라면, 1956년도에 국방부령으로 제정되어 육/해/공/해병대 장병에게 시달된 군진수칙(軍陣守則)으로 결의를 다지며 청춘의 황금기인 20대에 군인의 길을 걸었다.
다음과 같이 7개 조항으로 되어 있는 군진수칙을 읊조릴 때마다 아직도 노병의 가슴에 비장감이 들고 새삼스럽게 애국심이 용솟음치고 피가 끓는다.
1. 나는 대한민국 군인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
1. 나는 죽어도 항복하지 않겠다. 나는 전력을 다해 끝까지 싸우겠다.
1. 나는 만약에 포로가 되더라도 계속 항거하고 전력을 다해 탈출하며 전우의 탈출을 돕겠다.
1. 나는 만약에 포로가 되더라도 아국이나 우방에 불리한 여하한 적의 권고나 우대도 거절하며 추호도 적을 돕지 않겠다.
1. 나는 만약에 포로가 되더라도 기밀을 엄수하고, 전우를 보호하고, 선임자면 후임자를 통솔하고 후임자면 선임자의 명령에 복종하겠다.
1. 나는 만약 포로가 되어 심문을 받더라도 계급·성명·군번·연령을 제외하고는 진술을 회피하며 아국과 우방에 불리한 서명, 기타 여하한 요구에도 응하지 않겠다.
1. 나는 조국에 신명을 바친 대한민국 군인임을 명심하고 나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나는 조국을 사랑하며 조국은 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얼마나 병영 내에 가혹행위가 만연했으면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해병대 생활신조와 같은 고육지책이 나왔을까 이해를 하지만 어이 없는 발상에 착잡하기 그지 없다.
한국군은 전쟁을 겪은 지 너무 오래 되다 보니 전우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다.
미군은, 전우는 나를 죽이려는 적을 제거하여 내 생명을 지켜주고 내가 총상을 입었을 때 적지에 버리지 않고 나를 후방으로 데려가줄 조력자이고 내가 전사했을 때 나의 시신에서 인식표를 떼어내고 용감하게 싸우다 장렬하게 최후를 맞았음을 고향의 가족에게 전해주는 산 증인이기에 가장 소중한 반려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끈끈한 전우애로 뭉쳐있다.
군인은 역시나 피를 봐야만 전우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일까?
누구의 말처럼, 암기의 목적으로 해병대 생활신조를 암기하지 못했다고 후임병을 괴롭힐 구실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은 아닌지 민망한 걱정, 지나친 노파심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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