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876기 김영빈

22살의 선택!!! (마린군의 해병대 입대기)

머린코341(mc341) 2015. 10. 16. 22:00

22살의 선택!!! (마린군의 해병대 입대기)


필~~~~~씅!!!!!!


말초후임 876기 김영빈이 선임해병님들께 인사올립니닷!!!!

다름이 아니오라 제가 저의 군생활의 추억담을 이곳 까페에다가 연재를 하려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신세대 해병들의 생활상을 선임해병님들께 평가받고 싶은 목적으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ㅅ^;;;

아무쪼록 기합빠진 후임의 군생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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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

아버지 : '마륀아!!! 너 성적이 이게 뭐냐!!'

저 : '......=ㅛ=;;;'

아버지 : '이렇게 공부할바에야 그냥 군대나 가라!'

저 : '아빠!(이당시엔 아빠라고 불렀습죠) 한학기만 더 지켜봐줘요! 그래서 안될때엔 군대갈께요...ㅠ.ㅠ'

 ..........
 ........
 ....

그후...

1999.7

아버지 : '휴... 이대로 가다간 너 아무것도 안되겠다... 성적이 이게 뭐냐!!!'

저 : '(꿀꺽...-ㅅ-) 예... 이제 준비(?)할께요...'

아버지 : '뭐 지금 가는것도(어디?) 빠른건 아니지만 갔다와서 정신차리고 열심히 공부해라! ^ㅅ^'

저 : '예...'

 ........
 .....
 ..

아버지와의 협상이 끝나자...


저 : '휴...나도 군대가야 하는구나... 어디로 가지? -ㅅ-a'


병무청에 잠시 들려서 여러군대의 팜플렛을 뒤적거리고 있던 저...


저 : '공군 30개월? 안돼 너무 길어... 해군 28개월? 이것도... 육군은 개떼로 밀려있고 언제 갈지 장담 못하구... 음... -ㅅ-;;;'


그렇게 2개월을 허송세월만 하고있을적에...

아침을 먹고 또다시 뒹굴거리면서 TV를 틀었을때...

TV에서는 왠 까까머리의 우편배달부(?)차림의 껌둥이들이 대성통곡하면서 화면을 가득매우는것이 눈에 들어왔으니...


저 : '우잉? 저게 뭐하는 사람들이지? ^ㅅ^a'


그때...


 '21살의 선택 나는 해병대로 간다~ 오늘밤 8시 많은 시청 바랍니다...' 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죠...


저 : '음... 저사람들이 해병들이구나... 이따가 한번 봐야쥐...'


그리고...


저 : '저...누나들아~* ^ㅅ^ 나 이시간에 테레비 볼 프로가 있는데 양보좀 해주라... ^ㅅ^;;;'

누나1 : '뭐! 안돼!!! 나 드라마 봐야한단 말야 니방으로 꺼져!!!'

누나2 : '엄머머~* 뭐 야한거라도 나오니? 호호홓~~~~*'

저 : '아이쒸!!! 그런거 아니란 말야!!!'


간신히 누나둘을 누나방에서 쫒아낸후 TV를 독차지한 저...

과자를 오물거리면서 한참 TV를 시청하는데...

이윽고...


-THE END(쿠궁!!!!)

저 : '.........뭐...뭐야... 졸라 멋있잖아!!!...저게 해병대???'

 .........
 ......
 ...


비록 50분간의 시청시간이었지만 저의 마음속을 한순간에 뒤바꿔 놓을 정도로 감명을 받았습니다.

나약한 사람을 열혈정신과 진짜 남자로 만들어주는곳...

진정한 남자의 눈물이 어떤것인지 알게 해주는곳...

입대전의 제가 그 프로를 보고 느낀 이 두가지 만으로 제가 그곳에 갈 이유는 충분해졌습니다.

그후...


쾅!!! (안방 문여는 소리...)

아버지 : '마륀아~ 무슨일이냐?'

저 : '아빠!!! 나 해병대 갈래!!!'

아버지 : '....무슨 대학간다구??? 군대나 가라니까 또 무슨 대학간다고 그러냐!!!'

저 : '아니! 대학말구 해! 병! 대!'

아버지 : '......-ㅅ-;;;'

어머니 : '마...마륀아... 그게 무슨 소리니... 해병대라니? 너같이 몸도 약하고 나약한(?) 애는 그런데 가면 죽는단 말야...'

저 : '아냐!!! 엄마! 그런거 아니란 말야!!! 나 아무튼 군대 결심했으니 깐 말리지 말아줘... ^ㅅ^;'

아버지 : '마륀아... 내일 한번 생각해보자... 너 둘째 작은 아버지가 공군대령이잖니... 차라리 공군가라...'

저 : '싫어!!! 싫어!!! (이런 떼쟁이!!!) =ㅛ=;;;'

 ........
 .....
 ...


아무튼 저의 이런 한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평화롭던 마린군의 집은 그후로 계속되는 침묵감이 가족원들에게 흘렀으니...


어머니 : '휴... 아들래미 하나 있는거 깡패집단(헉!!!)에 간다고 하니 내가 아들 잘못 길렀어...'

누나1 : '흥! 마륀이 너 해병대 가면 앞으로 용돈 없을줄 알아!'

누나2 : '마륀아~ 다시 생각해봐... 누나가 앞으로 너 안놀릴께...ㅠ.ㅠ'


하지만...

저에게는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으니...

바로


 아버지 : '그래! 남자가 결심을 했으면 밀고 나가야지! 아빠는 마륀이 너 믿는다! 해병대가면 체력이 우선이니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운동 다시 시작해라... ^ㅅ^'


그래서 잠시 손놓고 있었던 합기도를 다시 시작하고...


관장님 : '오~ 마륀아 오랜만이네... 뭐? 군대 간다구? 젝일! 난 또 니가 백수됐다고 해서 내 밑에서 사범생활 다시 할줄 알았는데...=ㅛ=;'

저 : '(쳇! 무임금 착취!!!) 아무튼 저 잘 좀 부탁드릴께요... ^ㅅ^'


그때부터...

아침마다 4킬로 조깅을 하면서 그날을 대비하고...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잘 발달되지 않은 상태이고 또한 제 주위에 해병대 출신이 전무했기 때문에 지원 팜플렛에 나와있는 지원자격만 믿고 거기에 맞추기 위해 노력만 할뿐이었죠...

하지만...

저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것은...

바로...

시력...

지금도 시력이 많이 좋아졌지만(0.4,0.6) 그당시에는 거의 마이너스에 근접했던 저의 시력이기에 저의 고민은 무지 컸죠...


저 : '흠...어떻하지... 시력때문에 떨어지면...-ㅅ-a'


그때...

한가지 생각해낸것이...


저 : '그래!!! 그방법이 있었지!!! ^ㅅ^v'


그것은 바로...

시력판 외우기... =ㅅ=

모 드링크 cf에 나오는 일명 '군대 안가기'편에서 시력표 외우는척 하다가 검사때 개판으로 대답하고 '꼭 가고싶습니다!'라고 결정타를 날려서 면제 받는 그 모델과는 180도 다른 생각을 가진 봉와직염... ^ㅅ^;

의료기기 파는곳가서 시력판 하나 사서 집에 붙힌다음에...


저 : '음... 0.9가 4 0.5가 비행기... (중얼중얼...)'

누나들 : '어휴... 애가 해병대갈려고 안하던 공부까지 다하고 별일이네 ㅎㅎㅎ'

어머니 : '마륀아... 공부(?)하느라 힘들지? 이거 마시면서 해라~ 토종 가시오가피야... ^ㅅ^'

저 : '엄마~ 잘마실께... ^ㅅ^ (꿀꺽꿀꺽~~~~~~)'


그렇게 시간은 흘러...

2000.1에 면접을 보고...(정보란 참고)

이윽고...

2000.3.29일 (발표전날...)


저 : '(두근두근...) 떠...떨어지면 어떻하지? 아냐... 나 열심히 했어 그런 생각 갖지말자... =ㅛ-;;'


대학합격자 발표전날보다 더한 떨림으로 잠을 못이루고 눈뜨자 마자 떨리는 손으로 700 ARS 전화번호를 천천히 누르고...


ARS '띠~~~~~귀하의 수험번호를 입력해주세요...'

저 : '...띠~띠~띠...'

ARS '띠~~~ 잠시만 기다려주세효~~~~` ^ㅅ^'

저 : '(꿀꺽...씨파...)'

ARS : '응시번호 XXX 불합격입니다!!!'

저 : '!!!!!!!!!!!!!!!!!!!!'


이게 무슨일이랍니까...

절대 그런일이 없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건만...

불합격이라니...

제 귀를 의심하면서 10번 20번 다시 걸어봐도...


ARS : '아~ 씨파 너 불합격이라니깐!!! 그만 좀 걸어!!!'

저 : '...ㅠ.ㅠ 이...이럴리가 없어...'

 ..........
 ......
 ..


그동안...


저 : '칭구들아! 나 해병대 지원했다...ㅋㅋㅋ ^ㅅ^V'

칭구들 : '우와~~~~ 마륀아~ 정말이냐!!!'


이렇게 자랑삼아 친구들과 아는분들께 제가 해병대 간다고 한것이 부끄럽게만 느껴졌었죠...

이렇게 끝낼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안되면 병무청에 찾아가서 떨어진 이유라도 가르쳐달라고 따질생각으로 마지막으로 해군사령부에 전화를 걸었죠...


해군사령부 : '예~ 감사합니다. 해군사령부입니다.'

저 : '저...이번달 해병대 지원자인데요~ 합격여부를 알 수 있을까요?'

해군사령부 : '예~ 응시번호 불러주십시오...'

저 : 'XXXX번입니다...'

해군사령부 :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
 ......
 ...


어차피 결과도 아는데...

헛고생인것도 아는데...

그래도 왠지...

그렇게 단 몇초의 시간동안 수많은 생각과 자책을 하고 있을때...


해군사령부 : '주민번호 791226-XXXXXX 마린이님 맞습니까?'

저 : '예...(당연히 불합격이겠지...)'

해군사령부 : '876기로 합격이십니다. 4.19일까지 포항 서문으로 오십시오~'

저 : '...에...예??? 저...정말이요???'

해군사령부 : '(뭐~ 이딴놈이 다있어? 합격이라는데...) 예... 그럼 이만... 달깍~~~~'

저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끊어진 수화기를 붙잡고 연신 감사합니다만 외치던 저...

 ........
 .....
 ..


 '쾅!!!!!'


저 : '아빠,엄마~ 누나들아!!! 나 합격했어!!! ㅋㅋㅋ'

아버지 : '어? 너 떨어졌다면서???'

저 : '아~ 그거 알아보니까 내가 너무 아침 일찍 전화해서 합격자 명부가 안나와서 그런거래... ^ㅅ^'

가족들 : '와~~~~~짝짝짝 ^ㅅ^'

 .........
 ......
 ...


입대전까지 보름이라는 시간이 남을동안 그동안 소홀히 생각했던 가족들에게 마지막 봉사로 집안청소와 기타 잡부의 일을 하면서 2년2개월동안의 짧은 이별을 준비했죠...

드디어...

입대전날...


누나들 : '마...마린아... 몸 건강히 잘 지내구... 누나들이 편지 꼬박 꼬박 할께... 잘지내야 해...흐...흑...ㅠ.ㅠ'

저 : '누...누나들아...ㅠ.ㅠ'


부모님과 함께 하루전날 포항가는 기차에 몸을 실은 저...


저 : '와~~~~~ 엄마...벌써 천안이네... ^ㅅ^'

어머니 : '.......'

저 : '기차타본지가 10년이 넘었네...와~ 음료수도 주고...ㅋㅋㅋ'

어머니 : '마린아...힘들텐데 눈 좀 붙혀라...^ㅅ^;'

저 : '엄마~ 괜찮아...'


수원에서 포항까지 대략 6시간...

하지만 세상에서 그렇게 빨리 흐른 6시간은 없었을 겁니다.

부모님과 몇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기차는 동대구역을 지나서 포항을 도착하고...

 .........
 ......
 ....


2000.4.19 PM 2:30...


 DI : '입대자들은 이쪽으로~ 친지분들은 저쪽으로...'

저 : '아빠~ 어...엄마???'

부모님 : '마...마륀아~~~~~~'


이윽고...

두무리로 나뉘어진 가운데...


DI : '지금부터 하나둘셋~ 하면 동시에 잘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저쪽을 향해 손을 흔듭니다!!! 하나~둘~셋!!!!'

876기 입소자들 : '자~~~~알 다녀오겠습니다!!!!!!!'

저 : '아...빠,엄마 어딨어??? ㅠ.ㅠ'


무리의 중간에 끼이고 키도 작은 저는 끝내 부모님의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저 : '씨파... 마지막 말 멋지게 준비했는데... 아직 부모님께 못해드린게 많은데...ㅠ.ㅠ'

DI : '왼발~~~ 오른발~~~~ 오와열!!!!'

저 : '씨파... 엄마... 아까 무슨 말씀 하실려고 하셨을까...ㅠ.ㅠ'

DI : '야~이 개새들아!!! 지금부터 오리걸음으로 간닷!!!'

저 : '누나들하고 아까 통화도 제대로 못했는데...10분만 더 있었으면...ㅠ.ㅠ'

DI : '저기 보이는곳이 니들 6주동안 훈련받을곳이다!!!'

저 : '이...이제부터라도 이 악물고 이겨낼꺼야... 더이상의 나약하고 어리광 부리던 내 자신은 이제 여기서 끝이야!!!'

 ........
 ......
 ...


저멀리...

 '해병대의 장래는 이곳에서 시작된다'라는 팻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해사사] 200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