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876기 김영빈

그들이 훈병이 되기까지... part- 2

머린코341(mc341) 2015. 10. 16. 22:31

그들이 훈병이 되기까지... part- 2


D.I :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오와열!!!!!'

우리들 : '오와열??? =ㅛ=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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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의 생이별을 한 우리들은 D.I를 따라서 한참을 걸어갔습니다.

이윽고 무엇인가가 멀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D.I : '다왔다! 힘내라! 오와열! 야! 거기! 벌써부터 이빨까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들이 앞으로 생활을 하게 되는 곳...

바로 훈단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훈단입구에는 큼지막한 구호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병대의 장래는 이곳에서 시작된다! (쿠쿵~~~~~~)'

우리들 : '꾸~~~~~~ㄹ 꺽!!!! -ㅅ-'


훈단입구를 통과하자 제일 먼저 우리들을 반긴것은 훈단1대대 건물...


 '우잉? 왠지 시골학교틱하게 생겼네... ㅎㅎㅎ'

 '아담하고 깨끗하게 보이네... ㅎㅎㅎ'


그때까지 군대에 들어온게 실감이 안났는지 우리들은 산책나온듯이  걸어가면서 주변풍경을 감상(?)했습니다.

그때...


 '우와와와~~~~~~~~~~~~~~~~'


어디선가 함성이 들렸습니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서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은...

죄수복장을 한 수많은 무리들이 헬멧을 쓴채 손에는 몽둥이(?)를 들고 서로 상대방을 죽일듯이 패고 있었습니다.


우리들 : '꿀~~~꺽... 저...저게 뭐하는거지? =ㅅ=a'


그렇게 생각할때 함성소리가 또다시 들렸습니다.


 '퍽!!!!! 우와와!!!!! 이겼다!!!!!!!! ^o^/'

 '이...이런 기합 쳐빠진 색끼들! 진 소대 들어! 저기 보이는 골대 좌에서 우로 선착순 10마리!!!!!!!!!!'


세상에 무슨 조폭영화 촬영지인줄 알았습니다.

내가 죽지 않으려면 네가 죽어야 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건 875기 선임들의 전투봉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긴장을 하면서 훈단1대대를 지나서 또 다른 건물이 보였습니다.


 '낄낄~ 저기 봐라~ 왕자식당이래... 이름이 왕자래 왕자... ^ㅅ^'


왕자식당...

처음 봤을때는 뭐 저런 네이밍센스가 다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그리고...

2대대,3대대를 지나서 우리들이 도착한곳은...


D.I : '이제 니놈들이 4박5일동안 생활을 하게 될 병사(건물)이다!'


건물을 잠시 봤습니다...

건물은 60년대에 지은듯 보이는 건물이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저 : '왜...왜 4박 5일이지? 훈단은 6주 교육이 아닌가?'


그런 저의 의문을 해소해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D.I : '크흠~ 먼저 니들은 4박5일동안 간단한 신체검사를 통해서 정식훈병이 되는지를 판가름한다! 오늘은 늦었으니 저녁먹을때까지 각자 배정받은 내무실로 갈수있도록!!!'


그렇게 된거였습니다...

4박5일의 가입소 기간...

해병대뿐만 아니라 육해공 전 훈련소에서도 신병들이 오면 4박5일간의 신체검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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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비교체험 극과극 가입소편 (해병대 훈단 VS 타군 훈련소)


1.시력검사

 해병대 - 안보여도 일단 보인다고 우긴다! 목소리 크면 만사 오케!

타군 - 보여도 눈을 지그시 감는다... 안보여요~~~~~


2.자해자국(문신,화상 등등)

해병대 - 문신이 있으면 노가다를 해서든 돈을 벌어서 문신을 지우고 들어간다.

타군 - 입대 며칠 앞두고 문신시술소 찾아간다...(저 용문신 했어요~)

 <- 물론 일부의 경우에만...^ㅅ^;


3.귀향조치 받을때...

해병대 - 일단 소대장 앞에 들어눕는다...(저 집에 보내면 여기서 자살할겁니닷!)

타군 - 알아서 짐부터 챙긴다...(난 역시 군대 체질이 아닌가벼...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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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아~ 신체검사 한다고 했지...맞다! 맞아...^ㅅ^a'


가입소때 생활하는 건물에 들어가보니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고등학교때 수학여행...

꼭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서로에 대해서 몰라서 어색한지 우리들은 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30분의 시간이 흐르자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신병 876기 입소자들~ 지금 집합하면 연병장 앞에 집합한다!'


밖에 나왔습니다.

해는 벌써 저편으로 사라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저 : '부모님께서는 이제 기차타셨겠지...'


왠지...

또다시 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그런 생각도 잠시...

D.I가 말했습니다.


D.I : '이제부터 저녁을 먹으러 간다! 모두 3열 횡대로 서라!'


 '3열 횡대? 옆으로 서는건가? 아니면 앞뒤로? -ㅅ-a'


횡대의 뜻조차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있을때 또 다시 들리는 소리...


D.I : '이것들이... 한참 굴려야 겠구먼... 이번 기수는 힘들겠어...'


간신히 횡대의 깊은 뜻(?)을 깨달은 우리들은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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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짱!!!!!!!!!!!!'

 '목소리 봐라! 그래서 밥 먹을수 있겠나! 밥 먹기 싫지? 모두 어깨동무 실시!!! 하나에 밥을! 둘에 먹자! 실시!'

 '아닙니닷!!!!!!! 밥을~~~~~~~~~ 먹자~~~~~~~ 밥을~~~~~~~~ 먹자~~~~~~~~~~~~'


식당앞의 풍경은...

이산가족 상봉의 장이었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처절하고 슬픈(?) 광경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습니다.

밥을 먹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까까머리의 청년들...

그리고...

어떻해서든지 그들을 굶겨죽여버려야겠다고 다짐하는 하얀 하이바의 D.I들...

두 집단(?)간의 밥을 사이에 놓고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우리를 인솔하는 D.I가 말했습니다.


D.I : '먼저 밥을 먹기전에 말해두겠는데... 식당에 입장하면 좌우에 배식판이 있다. 차례대로 질서있게 밥을 탄 다음에 자리에 앉아라... 그리고 밥을 먹는다!'

 '칫~ 당연한거 아냐? -ㅅ-a'


식당안에 들어가서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왕자식당은 지금껏 보아온 어떤 대규모 식당보다 규모가 큰 초대형이었습니다.

식당안에서는 먼저 밥을 먹고 있는 무리들이 보였습니다.

한달을 굶은듯 해보였습니다...

무슨 소말리아 난민들을 보는듯 했습니다...

한톨의 쌀알도 아깝다는 듯이 식판을 긁고 또 긁어먹는 그들...

그들의 밥을 먹는 모습은 우리들에게 감탄을 금치 못하게 했습니다.


 '허...헉!!! 저럴수가... 인간이 저렇게 까지 밥을 먹을수 있구나...-o-;'


걸신들린듯한 그들의 모습을 한동안 쳐다보고 있을때였습니다.

그들중 한명이 우리들을 노려보면서 속삭였습니다.


 '뭘 꼴아보냐! 사람 밥먹는거 처음보냐! 저리 꺼져! 캭~~~~~ =ㅠ='

 '(예...그렇게 먹는거 처음봐요... ^ㅅ^)'


하지만...

그런 그들의 모습이 일주일후 우리들의 모습이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녁메뉴는 닭국이었습니다.

허연 국에 닭뼈만 둥둥 떠다니는 식판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칫~ 나 닭 싫어하는데... -ㅅ-a'


배식을 받고 지정된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때...

배가 고팠는지 옆에 앉은 놈이 먼저 수저를 들었습니다.


D.I : '야! 거기! 누가 먼저 쳐먹으래! 당장 숟가락 안내려놧!'

 '커~헉!!!! 예...옙!!!'

D.I : '흠... 이제부터 저녁을 먹는데 다 먹고 남은 뼈다귀는 여러분 앞에 놓인 츄라이에 가지런히 놓는다! 그리고... 절대 남기지 마라...'

우리들 : '옙!!!'


그런데...


우리들 : '츄...츄라이??? -ㅅ-a'


용기있는 놈 하나가 질문했습니다.


 '저...저기 말이죠... 츄...츄라이가 뭐죠? -ㅅ-a'

 D.I : '뭐! 츄라이도 모르면서 해병대 들어왔어!!!'


츄라이...

즉 식판을 가르키는 해병대식의 은어입니다~ ^ㅅ-

드디어 밥을 먹었습니다.

모두들 이별의 슬픔때문인지 밥을 먹는 모습이 영 신통치 않아 보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쾅!!!!!!!!! 다시!!! 니들 밥먹기 싫지!!! 미친거야? 아님 미친척 하는거야!'

 '아닙니돳!!!!!! 나는 가장 강하고 멋진 해병이 된다! 악 감사히 먹겠습니닷!!!!'

 '다~~~~~~~시!!!!!!!!!!!!!!!!!!!!!'


비명과 고함소리...

놀라서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쳐다봤습니다.

츄라이(이제부터 식판 ->츄라이)를 뒤집어 엎어버리려는 D.I...

츄라이를 사수하려는 훈병들...


 '식사~~~~~~~~시작!!!!!!'

 '나는 가장 캉하고 멋쮠 해병이 된탓! 캄사히 먹켓습니닷!'


다 쉬어버린 목소리를 쥐어짜듯한 소리를 듣고서야 D.I가 만족의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습니다.


 '밥 쳐먹어~'

 '우걱우걱~~~~~~~~~'


그런 거지집단을 보면서 우리들을 느꼈습니다.


 '(저런...거지들... -ㅅ-;)'


우리들도 서둘러서 밥을 먹고 나서 츄라이를 씻으러 나왔습니다.

그곳에서는 또다시 우리를 기다린 기막힌 풍경이 있었습니다.


 '조홀라 안씻기네...'

 '너! 빠꾸! 다시 씻어와!'


왕자식당 바깥에 위치한 세면대에 자신들이 먹은 츄라이를 씻는 훈병들...

그리고 씻은 츄라이를 보물인 듯 가슴 위쪽으로 바짝 들고 검사를 받는 훈병들...

츄라이를 검사하는 훈병들의 눈은 세상의 그 어떤 눈빛보다 매섭게 반짝이고...

츄라이 검사에 탈락(?)한 훈병들은 검사자들이 만족할때까지 씻고 또 씻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은 생각했습니다.


 '(우...우리도 검사 받아야 하나? -ㅅ-a)'


세면장에 갔습니다.

막상 츄라이를 씻으로 보니까 중요한것이 없었습니다.

바로 수세미와 퐁퐁~ ^ㅅ-


'저... 퐁퐁 없나요? ^ㅅ^a'


옆에서 츄라이를 씻는 훈병에게 물었습니다.


 '없어! 개색꺄! 저리 꺼져!'

 '예...옙!!!'


손으로 닭기름 둥둥 떠다니는 츄라이를 씻기란 여간 힘든것이 아니었습니다.

씻어도 씻어도 빠지지 않는 기름기...


 'oh~ shit!!!!! -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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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녁을 먹고 우리들이 간곳은 승파관이라는 강당이었습니다.


D.I : '가입소 일정을 알려주겠다. 먼저 내일부터 이틀동안 신체검사를 실시하는데 두개팀으로 나뉘어서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신체검사를 한다!'


가입소자들의 수가 대충 어림잡아 500명 가량...

그런 가입소자들의 수에 비해서 가입소의 시간은 별로 없는지라 두개팀으로 나눈겁니다.

예를 들어 A팀이 시력검사,치질검사 등을 했으면 B팀은 자해흔적,간염검사 등 이렇게 하고 다음날 A팀이 B팀이 했던 신체검사를 받고 B팀은 A팀이 했던것을 하는 식으로 말이죠.


D.I : '순검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너희들에게 해병대 군가 한가지 가르쳐 주겠어~'

 '멋있는 싸나이~ 많고 많지만~

바로 내가 싸나이~ 멋진 싸나이~

싸움에는 천하무적 사랑은 뜨겁게 사랑은 뜨겁게~

바로 내가 싸나이다~

멋진~~~~~~ 해병대!!!'


뭐 이 노래는 전군 대표적인 군가지만 가사를 약간 개사해서 해병대가 부르고 있습니다.(매치가 잘되잖아요~ ^ㅅ^)

그렇게 군가 하나 배우고 몇번 부르다 보니 어느새 잘시간이 돌아왔습니다.


D.I : '오늘 입소하고 첫날이니까 긴장도 많이 되고 그럴꺼야. 그래서 푹 자둬라~ 리고 가입소동안 각 내무실마다 2명씩 야간에 보초선다!'

우리들 : '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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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실 천장을 봤습니다.

그리고 눈을 감았습니다.

다시 천장을 봤습니다.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불과...

이틀전만 하더라도 푹신한 방의 침대에서 잤지만 지금은 딱딱한 침상에 누워서 냄새나는 모포를 덮고 있는다는 현실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저 : '휴...내가 군대 온게 맞나보구나... -ㅅ-;'


그리고 또 생각났습니다.


저 : '아빠...엄마... 지금쯤이면 집에 도착하셨겠지... 6시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같이 계셨는데...'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차를 타면 집에 갈수 있을것만 같았습니다.

그런 생각은 어떤 소리에 의해 이곳이 군대라는 곳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줬습니다.


 '빠드득~~~~~~ 찌이익!!! 빠드득~~~~~~~~~~~~'

 '아! 씨파! 어떤 색끼가 이빨 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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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흐...흑...엄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