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876기 김영빈

우리는 훈병이다!!!

머린코341(mc341) 2015. 10. 17. 12:02

우리는 훈병이다!!!


2000.4.23

 '필승! 신고합니다 신병 876기 마탱이 외 467명은 2000년 4.23일부로 해병대 교육훈

 련단 입소를 명받았기에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

 ..........
 ........
 .....


드디어 정식훈병으로서의 첫날이 밝았습니다.


저마다 새로 지급받은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당당하게 입소신고식을 하고 나서였습니다.


 '이제부터 너희들을 6주동안의 교육을 담당하게 된 각 소대 소대장들을 소개하겠다'


6주동안 각 소대원들의 교육을 담당하게 될 소대장님들의 이름이 호명될때마다 훈병들을 간절히 바랬습니다.

 

 '제발... 좋은 소대장님이 오기를...'


하지만 소대장으로 호명되는 사람들의 얼굴들을 보면서 그런 바램은 이미 포항땅을 떠나버렸습니다...


 '씨파...생긴것들이 하나같이 조폭이냐... -ㅅ-;'

 '저...저 인상 한번 봐라... -0-;'


3중대 5소대의 소대장 소개가 시작되었습니다.


 '3중대 5소대장을 맡게된 중사 김준만이다! 앞으로 나와 같이 6주 훈련을 같이하자!'

 '옙!!!!!!!!'


그때였습니다.

입소식부터 약 3시간 가량을 서있었던 다리에 쥐가 났는지 같은 소대의 동기놈하나가  짝다리 짚고 있는것이 소대장님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야!!!!! 너 이 개색꺄!!! 이리 나왓!!!!!!'

 '허...헉!!!!!!! -O-'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아보였습니다. -ㅅ-;

 ............
 .........
 ......


 '각~~~~~~~~~~~ 소대 들엇!!!!!!!!!!'

 '제 1소대~~~~~~~~'

 '제 2소대~~~~~~~~'

 '제 3소대~~~~~~~~'

 '제 5소대~~~~~~~~'

 '카~악~~~~~~~~~~~~~ 소대 들엇!!!!!!!!'

 '제 1소대!!!!!!!!!! 쿠...쿨럭!!!'

 '제 2소대!!!!!!!!!! 커...커헉!!!'

 '제 3소대!!!!!!!!!! 후...훅!!!!'

 '제 5소대!!!!!!!!!! 따.....딸꾹!!'


도대체 왜 대답을 했는데도 계속 부르는 것일까요... -ㅅ-;


스피커에서는 우리들을 애타게 찾으면서 울부짖고 계시는 소대장님과 그에 응답하는 우리들은 첫날부터 목소리가 쉬어가는것을 알수가 있었죠.

한동안 그렇게 오고가는 목소리가 계속되고...^ㅅ^


D.I : '야! 이 소색끼보다 못한 놈들아!(헉!!!) 계속 그딴 식으로 걸으면 되겠어? 안되겠어?'

 '안됩니닷~~~~~~~~~~~~'

D.I : '그런데 왜 그딴식으로 하는거야! 미친거야! 아님 미친척 하는거얏! 모두 어깨동무 실시!!!!!!'


입소식이 끝나고...

각 소대의 소대장님 소개가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각 소대장님과 소대원들의 감격의 첫 만남은 기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D.I : '거기 줄이 똑바로 안맞다! 모두 쪼그려 뛰기 준비!'


소대장님께서는 우리들을 보고 반가우셨는지 첫날부터 온갖 기합의 종류를 다양하게 구경(?)시켜주셨습니다. >ㅅ<


몇시간을 그렇게 연병장에 돌멩이가 날아갈정도로 굴림을 당하고 났을때였습니다.


D.I : '지금부터 점심을 먹으러 가겠어! 목소리가 제일 큰 소대부터 입장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군가...


 '팔~각~모~ 얼룩무늬~~~~~ 바다의 싸나이~~~~~~ 검푸른 파도 타고 우리는...쿨럭!!!'

D.I : '목소리 봐라! 밥 쳐먹기 싫지!!!'

 '아닙니닷!!!!!!!'

 '내 조국~ 이땅을~~~~ 함께 지키며~~~~불바다 헤쳐~~~~ 커~~~헉!!'

D.I : '좋아! 2소대 목소리가 제일 컷어! 2소대 부터 식당~~~ 앞으로~~~~~ 갓!!!'

2소대 : '^ㅅ^V'


결국...


운좋게 먼저 가버린 2소대를 제외한 나머지 소대들은 식사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서 야 왕자식당으로 갈수가 있었습니다.


왕자식당 앞에 도착을 했을때 놀라운 광경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2소대는 식당앞에서 쪼그려뛰기와 선착순을 반복하면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ㅅ-;


D.I : '밥 먹기가 쉬운줄 알았냐! 모두 어깨동무 실시! 하나에 밥을! 둘에 먹자!'

 '밥을~~~~~~~~~~ 먹자~~~~~~~~~~ 밥을~~~~~~~~ 먹자~~~~~~~~~~~'


식당앞에서는 또한번 각 소대들의 기합이 시작되었습니다.


D.I : '좋아! 3중대 5소대 식당으로 입장!!!!'

3중대 5소대 : '입짱!!!!!!!!!!!!!!!!!!!!!!'


간신히...

식당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식당안에는 여전히 걸신들린 듯한 모습으로 츄라이가 뚫어지게 숟가락질을 하는 874기 선임과 875기 선임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배식을 차례로 받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한 식탁에 정원수가 다 찰때까지 먼저 배식을 받은 동기들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D.I : '지금부터 내가 식사시작하면 너희들은 나는 가장 강하고 멋진 해병이 된다

 악! 감사히 먹겠습니다! 라고 복창한다! 식사~~~~~~ 시작!!!'

 '나는 가장 강하고 멋진 해병이 된다! 악 감사히 먹겠습니다!'

D.I : '목소리 봐라! 다시!!! 식사~~~~~~~ 시작!!'

 '나는 가장 강하고 멋진 해병이 된다! 악 감사히 먹겠습니다!'

D.I : '어허~ 밥먹기 싫지!!! 식사~~~~~~~~~~~~ 시작!!!!!!!'

 '나는 카창 캉하고 멋찐 해병이 된닷!!!!!!!!!!!! 악! 캄싸히 먹겠습니닷!!!!!!'

D.I : '쳐먹어!'

 '(우걱우걱~~~~~~~)'


힘든 기합을 받고 나서인지 별로 밥맛이 없었습니다...

간신히 점심을 먹고 츄라이를 씻으러 나갔습니다.

세면장에서 가입소때 해왔던것처럼 맨손으로 츄라이를 씻었습니다.


역시...

잘 안닦였습니다... -ㅛ-

츄라이를 씻고 간 곳은 츄라이 검사장...


소대장님들께서는 우리들이 씻은 츄라이들을 모래사장에서 바늘찾을려는 신념으로 꼼꼼히 들어다 보시고 계셨습니다.


D.I : '야! 이걸 씻은거라고 내 앞에 들이미냐! 쾅!!!!!!!'

 '커~~~~헉!!!!!!!!'


불쌍한 동기 한명의 머리위로 츄라이 모서리가 강림(?)하셨습니다.

여기저기서 츄라이 모서리로 머리를 맞은 동기들은 눈물을 감추며 다시 세면장으로  향했습니다...(쯧쯧...)

간신히 츄라이 검사를 마친 훈병들은 식수대로 물을 마시러 갔습니다.


 '커~~~~헉!!! 앗뜨거!!!!!'

 '입천장 데였다...ㅠ.ㅠ'


물은...

온수였습니다...

그것도...

펄~펄 끓어넘치는... =ㅛ=


한모금씩 홀짝 홀짝 마시고 있을때 또다시 고함소리가 들렸습니다.


D.I : '야! 소색끼들아! 빨랑 안 쳐마셔! 원샷해! 원샷!!!!'

 'ㅠ.ㅠ'


뜨거운 물을 서둘리 마시고 나자 다음 차례는 화장실...


D.I : '세놈씩 짝을 맞춰서 화장실까지 뛰어간다! 갈때는 무적해병! 상승해병! 최강 해병!을 복창하면서 뛰어간다! 세명씩 짝을 못맞추면 화장실 갈 생각마라!'


대학생이신 분들은 M.T를 가면 한번씩은 경험해보셨을겁니다.

캠프파이어 하기전에 레크레이션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돌아다니다가 사회자가 '세명!' 하면 세명씩 짝을 맞춰서 껴앉고 짝을 못찾은 사람들은 벌칙을 받는 게임말이죠...

꼭 그런 분위기가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벌칙은 남자랑 뽀뽀하기,엉덩이로 이름쓰기 같은 벌칙이 아닌 쪼르려뛰기,선착순,파도타기 등등 차원이 틀렸습니다.(암~ 그렇구 말구... -ㅅ-)

3명을 못찾아서 화장실도 못가고 두리번 거리다가 소대장님의 눈에 띄이면...


D.I : '야! 이색꺄! 넌 왕따냐! 2명 더 올때까지 머리박고 있어!'


이런 무시무시한 참극이 초래됨으로서 물을 마신 우리들은 저마다 3명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썻습니다.


D.I : '화장실 같다온 놈들은 내무실로 이동하기전에 거울 앞에서 경례연습 15번씩 한다! 물론 갈때는 5명씩 짝을 이뤄서 구호는 전과 동일이다.ㅎㅎ'


내무실 한번 들어가기가 힘들었습니다.


 '필~~~씅!!!!! 필~~~~~~씅!!!!!! 필~~~~~~~씅!!!!!!!........'

 '야...15번 했다... 이제 들어가자... ^ㅅ^;'

 '(우루루루~~~~~~~~~~~~~)'


그때였습니다!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흰색 하이바...


D.I : '이놈들!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오와열을 안맞추다니!!! 모두 다시 집합!!!'


점심먹은것이 바로 소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ㅛ=;

 ..............
 ..........
 ......


 '각~~~~~~~~ 소대 들엇!!!!!! 지금 집합하면 반팔,반바지,함상화 복장으로 연병장에 총~~~~~~ 집합한다! 총원집합~~~~~~~~~'


점심을 먹고 내무실에서 5분을 쉬었을까...

갑자기 마이크에서 들리는 째지는 듯한 목소리를 들은 우리들은 서둘러 츄리닝 바람으로 갈아입고 연병장으로 나갔습니다.


D.I : '어느 소대가 제일 늦게 오나 한번 보겠어! 제일 늦게 오는 소대는 죽을 준비 햇!!!'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연병장에 선착순 집합을 하기라도 하면

1층에 있는 5중대원들은 현관만 나가면 바로 연병장이었지만...

2층에 있는 3중대원들은 양옆에 있는 문으로 서로 나가려다가 결국에는...


 '야! 이 씹쌔야! 밟지마!'

 '아~~~~악!!! 밀지마!!'

 '내 함상화!!! -0-;'


이런 참상이 벌어지고 맙니다...

하지만 그런 2층 거주자(?)들의 마음을 아셨는지 우리들이 전원 집합할때까지 먼저 연병장에 나가있는 1층 거주자들은 머리를 땅바닥에 박은채 우리들을 반겼습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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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이야~~~~~~~ 깡이야~~~~~~~~~~~~ 악이야~~~~~~~ 깡이야~~~~~~~~'

D.I :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게 들리는것은 소대장의 생각일까? 크게 안내!!!'

 '아뉩니닷!!!!!!!!!!!!!!!!!!!'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저편으로 사라질때까지 기합을 받는 우리들...


D.I : '지금부터 내가 정해주는 곳이 바로 너희들이 청소해야 될 구역이다!'


기합이 어느정도 끝나자 소대장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각자 할당된 구역을 정해주셨습니다.


D.I : '먼저 키 큰색끼들은 앞에 나와라! 너희들은 식사 당번이다! 다음 열은 복도청소! 다음 열은 계단 청소! 다음 열은 내무실 바닥 청소..........'


청소구역이 한 순간에 정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야...야... 나 아까 어디라고 했냐? -ㅅ-;'

 '몰라... 나도 못들었어...'


그렇게 청소구역까지 정해지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훈병들은 점심때와는 차원이 틀릴정도로 먹는 속도들이 향상되었죠. ^ㅅ^

 ..........
 ........
 ......


D.I : '지금부터 순검청소를 실시한다! 아까 불러준 구역을 깨끗이 청소한다! 청소는 보이는 곳부터 안보이는 곳까지!!! 순검청소실시!!!!!'


이윽고

 다가온 순검시간...


 '필씅! 3중대 00년 4월23 순검인원보고! 총원 XX에 사고인원 무~ 번호!!!'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쉰넷,쉰다섯,쉰여섯,쉰일곱,쉰여덟,쉰아홉...육십!!!!!!!!'

D.I : '뭐...뭐라고... 번호 다시!!!!'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쉰넷,쉰다섯,쉰여섯,쉰일곱,쉰여덟,쉰아홉...유...육십!!!!!!!!'


한순간의 정적이 흘렀습니다.

육십...

60...

번호를 부를때 숫자단어가 틀렸습니다...

 '(큰일이다... 예순인데... ㅠ.ㅠ)


D.I : '이런 무식이 철철 넘치는 색끼들!!! 너희같이 무식한 색끼들은 난생 처음이다. 육십부른 색끼 앞으로 날라왓!!!!'


그리고 한동안 육십훈병(^ㅅ^)을 가지고 놀다가 지쳤는지 소대장님께서는 우리를 보고 말씀하셨습니다.


D.I : '이 육십한 놈하고 니들은 똑같아! 3중대 지금 집합하면 연병장 빤쓰바람 총~~~집합한다! 총원집합!!!!!!!!'

 '총원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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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식 훈병이 되고 포항의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같은 하늘인데도 서울과는 공기가 틀리고 밤하늘은 맑고 청량했습니다.

그리고...


D.I : '야! 거기 누가 하늘 쳐다보래!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옆으로 굴럿~~'


연병장을 가득메운 기합소리가 포항의 밤하늘에 울려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