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876기 김영빈

밥을 달라!!!

머린코341(mc341) 2015. 10. 17. 12:11

밥을 달라!!!


D.I : '야! 갈아마셔도 시원찮을 색끼들아! 똑바로 못 걸어! 오와열!!!'

 '오와열!!!!!!!!! -0-/'


훈병이 된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갔습니다.

그동안 훈병들의 눈물,콧물,귓물(?)등 진땀을 쏘~옥 빼놓고도 뭔가가 부족하다고 오늘도 어김없이 연병장에서의 모래바람은 풀풀 날렸습니다.

 ..........
 .......
 ......


 '휴... 힘들어라... -ㅅ-;'

 '어제보다 강도가 더 심해진것 같아... -ㅅ-;'

 '우리...서로 팔다리 주물러주기 할까? -ㅅ-;'


힘든 하루 과업을 받고 훈병들은 녹초가 된채 내무실에 눈치껏 뻗어있을때였습니다.

소대장님께 과업지시를 받으러 갔던 소대장훈병은 우리를 보고 말했습니다.


 '얘들아~ 오늘 병기수입 빡시게 하라신다... 순검시간에 각자 개인병기 검사 한다더라'

 '우잉? 또 병기수입이야? -ㅅ-;'


병기수입...

쉽게 말해서 개인화기로 지급받은 K-2 자동소총을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작업을 말하죠. ^ㅅ^

훈단 첫날에 개인마다 지급받은 병기를 분해하여 훈단에서의 하루일과가 끝나면 돌아오는 병기수입시간...


 '낄낄~* 니 노리쇠 제대로 안닦였다...'

 '야! 꼬질때 다 썻으면 이쪽으로 패스~'

 '강중유 있는 사람?'


저마다 자신의 병기를 소중히 갈고 닦고 있는 동기들 사이에 병기수입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동기 한놈이 유난히 눈에 띄었습니다.


 '낄낄~* 저색끼야! 저색끼... ^ㅅ^'

 '아~ 저색끼때문에 우리가 그때 굴렀지... ^ㅅ^'

 '아~ 그 도시락(?) 색끼... ^ㅅ^'


동기들이 한마디씩 하게 만드는 화제의 주인공...

그놈은 동기들의 그런 쑤근덕거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병기수입만을 열심히 해서 다가올 순검준비를 하고 있었죠...(오호~)

 .........
 ......
 ...


D.I : '순검은 1내무실부터 순검 받지 않은 내무실까지! 번호!'

 '하나,둘,셋,넷............쉰여덟,쉰아홉,예순(이제서야 예순이라고...ㅠ.ㅠ)'


드디어 순검이 시작되었습니다.


D.I : '오늘 순검은 아까 소대장훈병에게 지시한데로 병기수입검사를 하겠다! 모두 자신의 병기를 가지고 다시 순검준비!'


병기키 관리병이 서둘러 병기고를 따고 우리들은 각자의 병기를 들고 다시 순검준비를 하였습니다.


D.I : '니들... 갈수록 병기수입 상태가 개판이 되는데... 좋아... 오늘 딱 3놈만 걸려봐...ㅋㅋ ^ㅠ^'

 '꿀~~~~~꺽 -ㅅ-;'


솔직히 훈병들이 아무리 병기수입을 몇시간씩 한다고 한들 말년병장이 발가락으로 병기수입한것보다는 못한것이 현실인 상태에서 소대장님께서는 마음만 먹으면 세명은 물론이고 삼십명까지 적발해낼수 있죠.


하지만...

그당시에는 저마다 병기수입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 훈병들이 대부분이어서 설마 내가 걸리겠냐? 라는 심정을 가지고 있었죠.


D.I : '좋아! 통과 다음! 너도 통과.다음! 너도 마찬가지!'


소대장님께서는 한번씩 훝어보는것으로 훈병들의 병기수입 상태를 보시고 가셨지만 어느 한 훈병의 앞에서 그 훈병의 병기를 들더니 천천히 상태를 살펴보시기 시작했습니다.


D.I : '야! 도시락! 너는 내가 말했지! 총구에 먼지 하나라도 있으면 니 동기들이 고생한다고...ㅎㅎㅎ'

 '악!!!!! 맞습니다!'


도시락...

여기서 잠시 도시락(?) 훈병의 아주 처절하고 슬픈 사연을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
 ............
 ........


 (1주일전 훈단 이틀째날...)


D.I : '이게 바로 니놈들의 목숨을 건져줄 아주 소중하신 분(?)이시다! 그 이름도 고귀한 K-2 소총님이시닷!!!!!'

 '악!!!! 알겠습니다!'


소대장님께서는 소총의 구조에 대해서 한참 설명하시다가 불현듯 우리들을 보고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D.I : '자~ 여기서 돌발퀴즈다! 군인들의 단독무장은 철모와 엑스밴드(엑스반도)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엑스밴드 앞쪽 즉 허리 앞쪽에 달려있는 두개의 주머니의 정체는 뭐~~~~ㄹ 까요? ^ㅅ^ 맞추면 담배 한까치다!'


서서히 니코틴의 기운이 떨어져서 손이 떨리고 환각증상을 보이던 동기들은 저마다 손을 들기 시작하고...


D.I : '좋아! 제일 씩씩하게 손을 든 놈! 일어나서 발표해봐라!'


소대장님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손을 번쩍 든 훈병에게 질문에 답을 할수 있는 영광(?)이 주어졌습니다.


 '악! 훈병 XXX 소대장님께 답변하겠습니다. 엑스밴드 앞 주둥이(?)에 달려있는 두개의 주머니는 바로!!!'

D.I : '으...음...(똑똑한 놈 같군먼...-ㅅ-) 그래 말해봐!'

 '악! 알겠습니다. 그 주머니는 바로 군인들의 비상식량을 넣고 다니는 도시락 주머니입니닷!!!!!!!!'


순간...

아주 찰나의 시간이지만 100명가량 되는 3,5소대의 인원들은 동시에 침을 꼴~딱 삼켰습니다.

그리고...


D.I : '허허~ 허허~ 허허~~* 도시락... 그래...도시락 주머니....'


소대장님께서는 그놈의 답변을 들으시고 한동안 혼잣말로 중얼중얼 거리시더니 다른 소대장들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셨습니다.


D.I : '빨리 3내무실로 와봐... ㅋㅋㅋ 도시락이래...도시락... 우하하하~~~ ^ㅅ^'


우리들은...

그당시 우리들은 소대장님의 아주 해맑은 웃음의 의미를 몰랐습니다...

하지만 각 소대장들이 집합을 하였을때 소대장님께서는 아주 유쾌한 유머를 하시는것 같더니 서로들 웃으시고...

그리고...

우리들도 따라서 웃고...(니들은!!!)


D.I : '신병 876기 지금 집합하면 연병장에 빤쓰바람 총 집합한다! 총원집합!'


도시락의 여파는 아주 컷습니다.

소대장님들께서는 자신들이 제자들을 잘못가르쳤다며 스스로 자책을 하시며 우리들에게 눈물과 통한의 기합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D.I : '그냥 뒤져라! 이 무식한 돌대가리 색끼들아! 세상에 아무리 바보라도 군인들이 도시락통 달고 다닌다고 생각하겠냐! 니들은 군대 밥 쳐먹으로 왔냐! 거기 대가리 똑바로 안박앗!'


그 도시락의 정체는...

바로 탄창낭이었습니다.

탄창낭 한개에는 3개의 탄창을 휴대할수 있습니다.

유사시 다시말해 전쟁이 나면 좌삼 우둘 즉 좌측 탄창낭에 탄창 3개 우측 탄창낭에 탄창 2개를 휴대하지요.


이런 초딩도 알수있는 베이직한 문제를 자신있게 틀려버렸으니 소대장님들의 분노는 분노의 차원을 떠나서 해탈의 경지로 가는것은 당연한것이었죠...(쯧쯧~)


D.I : '야! 도시락! 너는 내일부터 병기수입 한거 가지고 소대장실로 직접 온다!'

 '악!!!!!!!!!!!! ㅠ.ㅠ'

 ............
 .........
 .....


(이런 일이 있었죠.)


D.I : '흐음... 오늘 도시락의 병기수입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따라서 이놈이 양호하면 다른 색끼들의 병기수입은 볼 필요도 없다! 모두 병기 제자리 원위치 시키고 총~~~~침구 쏙으롯!!!!!!!'

 '(앗싸~ ^ㅅ^V) 총~~~~~ 침구 쏙으로!!! 동기야 싸우지말자! 동기야 싸우지말자!

동기야 싸우지말자! 악!!!!!!! 수고하셨습니다!'


역시...

한번 찍히면 평생 고생하는데가 바로 군대인것 같습니다.ㅎㅎㅎ

.............
 ..........
 ......


D.I : '총검술 연무 16개 동작! 실시!'

 '찔러~ 때려~~~~~'


오천땅의 봄햇살을 따갑기 그지없었습니다.

저멀리 보이는 고기잡이 어선을 배경삼아 오늘도 총검술 익히기에 여념이 없는 신병 876기 훈병들...


D.I : '야! 이 개노무의 시끼들아! 벌써부터 팔의 힘 빠지지... 모두 총구 대가리 위로!'


총검술 한번...

총구 잡고 3단 쪼글딱 뛰기 연속 100번...

총검술 한번...

총구 잡고 오리걸음 선착순 10번...

총검술 한번...

축구골대 좌에서 우로 선착순 20번...

집총체조 한번...

파도타기 무한대...

집총체조 한번...

총구잡고 쪼글딱 뛰기 무한대...

 .......그리고 계속~~~~~~~~

이 무한대의 루트를 무제한으로 하는데도 시간은 멈춘것 같았습니다.


 '헉~헉~ 야... 밥 먹을 시간 언제냐...'

 '헥~헥~ 배고파...'

 '후~훅~ 점심 먹을 시간인것 같은데...'


훈단 1주차가 넘어갈때즈음 되니까 생각나는것은 가족과 친구,애인이 아닌 바로 밥!!!


 '엉~엉~ 배고파...ㅠ.ㅠ'

D.I : '오늘 오전과업은 여기까지! 식사당번 열외!'

 '이히히~~~~~~~ ^ㅅ^'


식사당번으로 뽑힌 각 소대 키다리 훈병들은 좋아라 왕자식당으로 달려갔습니다.


 '씨~파 조홀라 부럽다...ㅠ.ㅠ'


오전과업이 끝났다고 쉬는것은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D.I : '이제 우리 밥먹기전 식전운동 한판 해야지? 모두 파도타기 실시!'


밥먹기가 결코 쉬운것은 아니었습니다.

오전에 각 소대마다 저마다 짱박혀서 훈련을 받다가도 식사시간 1시간 남겨놓고 다시 연병장에 집합해서 밥먹기 식전행사(?)를 시작했습니다.


D.I : '목소리 봐라! 밥쳐먹기 싫지!!!'

 '악!!!! 아뉩니닷!!!!!!!!!!'

D.I : '목소리 제일 큰 소대부터 식당으로 이동한닷! 팔각모 싸나이 시작!'

 '파~ㄹ 각모 얼룩무늬 바다의 싸나이~~~~ 검푸른 파도 타고 우리는 간다~~~'

D.I : '3중대 3소대 식당으로 이동! 나머지는 계속~'

 '내~ 조국 이땅을 함께 지키며~~~~ 불바다 헤쳐간닷! 우리는 해병~~~~~'

D.I : '5중대 1소대 식당으로 이동! 나머지는 계속~~~'


초조했습니다.

분명 목소리 크기는 비일비재 하건만 소대장님께서는 야속하게도 계속 우리소대만을 부르기 꺼려하시고...

결국 군가를 피를 토할때까지 시킨다음 마지막 소대까지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왕자식당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D.I : '턱걸이 5개 미만인 색끼들은 될때까지 밥 못쳐먹는닷! 해병대 구호는 안되면 될때까지가 아니다! 이것은 특전사색끼들 구호다! 해병대 구호는 바로 불가능은 없다! 알았나!'

 '악!!!!!!!! -0-/'


철봉에 매달려있는 훈병들의 모습은 처절하기 짝이없었습니다.

자신의 체중을 감당하지 못해서 매달려있다가 추락(?)해버리는 훈병...

간신히 5개 채우고 마지막 6개 째에서 아쉽게 추락해버리는 훈병...

턱걸이 6개는 물론이고 20개까지 손쉽게 해버리는 훈병...


그리고...

철봉에 매달려있기만 하고 팔도 제대로 못 구부리는 대다수의 훈병...


D.I : '점심 한끼 안먹는다고 굶어죽지는 않는다! 불가능은 없게 만들어라! 자신을 죽이지 못하는 훈련은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

 '악!!!!!!!!!!! -0-/'


인간이라는 동물은 극한의 상황에 이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초인적인 힘이 발휘된다고 합니다.

이런 말이 100% 적용되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 해병대 훈단...

싸제에서 턱걸이 한개는 물론이고 철봉에 몇십초도 못 매달려있는 사람들도 소대장님의 따뜻한 사랑(?)의 격려와 훈단에서의 1주를 지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철봉위로 팔이 쑥~쑥 올라갔죠.

결국에는 대부분의 훈병들이 통과 되었지만...

문제는...


D.I : '이노무시끼들! 이게 뭐가 그리 힘들다고! 점심시간 20분 남았다! 모두 입짱!'


점심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것이 문제였죠... -ㅅ-;

마지막으로 남은 관문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D.I : '식~~~~~싸~~~~~~ 시~~~~~작!!!!!!!'

 '나는 가장 강하고 멋진 해병이 된다! 악! 감사히 먹겠습니닷!!'

D.I : '쾅~~~~ 목소리 봐라!!!! 식~~~~~싸~~~~~~~시~~~~~작!!!!!!'

 '나는 카짱 캉하고 멋찐 해병이 된닷!!! 악!!! 캄사히 먹겠습니닷!

D.I : '밥먹기 싫지! 식~~~~~~~싸~~~~~~~~시~~~~~~작!!!!!!!'


목소리에서 남은 마지막 한마디까지 끌어올려서 내뱉은 우리들을 보시고 결국 아쉽다는듯이(뭘?) 밥먹는 것을 허락하신 소대장님...


D.I : '쳐먹어!'

 ...........
 .........
 ......


1식 3찬의 다채로운 메뉴...

된장국,멸치조림,김치,닭볶음...


22년 살아오면서 그렇게 맛있는 밥은 못먹어봤습니다.

먹는다는 것보다는 입에 집어넣는 다는 표현이 맞겠지만 간간히 혀에서 느껴오는 맛은 우리들을 황홀경의 세계로 인도했습니다.


 '조홀라 맛있다!'

 '응! 우리 엄마가 해준 밥 같아!'

 '더 먹고 싶다...'

D.I : '어떤 색끼들이 감히 거룩한 식사 시간에 떠들고 지랄이야! 모두 식사 끝! 츄라이들고 밖으로 집합!'

 '허~~~~~헉!!!!!!!! -0-/'


단 한톨의 쌀알도 아까운 시점에서 소대장님의 식사 끝 이라는 구호가 들리자 훈병들은 경악을 했습니다.

하지만...

구호가 끝남과 동시에 달려가지 나가지 않으면 그만큼 우리에게 불이익이 돌아왔죠.


D.I : '요즘 애들은 밥먹기가 싫은가 보지? 배가 불러?'

 '악!!!!! 아뉩니닷!!!!!'

D.I : '그런데 왜 식사시간에 떠드는 거얏! 미친거야! 아님 미친척 하는거얏! 모두 쪼글딱 뛰기 준비!!!!'

 '악!!!!!!!!! ㅠ.ㅠ'

 ..........
 .......
 .....


1주차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훈병들은...

점점 싸제에서의 럭셔리하고 고귀했던 자신의 모습을 찾을수 없게되었습니다.


대신...

거울속의 거지가 누런이를 드러내며 자신을 반기고 있는것을 깨닫게 되었죠.


 '우리에게 밥을 달라!!!!!!!!!!' 

'★해병일기 > 해병876기 김영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빵 반봉지의 추억~*  (0) 2015.10.17
달콤한 꿈~*  (0) 2015.10.17
우리는 훈병이다!!!  (0) 2015.10.17
그들이 훈병이 되기까지... part -3  (0) 2015.10.16
그들이 훈병이 되기까지... part- 2  (0) 2015.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