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876기 김영빈

건빵 반봉지의 추억~*

머린코341(mc341) 2015. 10. 17. 13:18

건빵 반봉지의 추억~* 
 

2000년 5월...

한참 해병으로 태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무적훈단2대대의 467명의 대한민국 해병대 훈병들...ㅠ.ㅠ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들은 훈단 2대대 소속 876기 훈병들이랍니다.

포항 오천의 변덕스런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고 이상야릇한 쾌감(?)을 한참 만끽하고 있을 어느날...(아마 3주차로 접어들 무렵...)

순검이 끝나고...


 '초~~ㅇ 침구쏙으로~~~* 동기야 싸우지말자 x 3 악! 수고하셨습니다'

DI : '지금 이시간 이후로 돌아다니는 색끼 걸리면 잠 잘생각마라! 이 씨밸노무 시끼들 가트뉘라구!!!'


그리고 들리는 따끔한 한소리...


DI : '어제 걸린 색끼 변기통 쳐박힌것 봤지? 오늘은 그걸로 안끝날꺼야 알아서들 해! 갈아마셔도 시원찮을 셱끼들 가트뉘라구...'
 .........
 .....
 ..


어두운 취침등을 사이로 잠에 벌써 꿈나라로 떠나버린 훈병...

서로서로 안마해주면서 하루의 피로를 불사르는 훈병들...


그리고...

자는 시간 쪼개서 어두운 취침등으로 편지를 쓰는 대다수의 훈병들...

그들중에 저도 있었습니다.


저 : '(음...사랑하는 아빠,엄마에게~ 저 잘지내고 있어요~ 부모님은  건강하시죠? 50일만 있으면 위로휴가 나갈테니까요. 그때 맛있는  것 많이 사주세요~ ^ㅅ^;)'


이렇게 초등학생이 어버이날 마지못해 부모님께 편지쓰는 정도의 유치찬란한 내용의 편지를 눈물 찔끔거리면서 적는 저와 동기들...-ㅅ-
...........
 ........
 ..


혹시 말이죠.

건빵이란 존재에 대해서 아시나요?

밀가루 89% 설탕 2% 전지분유 나머지 % 이루어진 이 밀가루 과자를...

예전부터 실무가면 선임들에게 피할수 없는 궁극의 질문중의 하나...


선임 : '이 개새야! 건빵이 빵이냐! 과자냐!!!'


바로 그 질문의 주인공인 건빵...

사회에서는 돈을 주고도 먹으라고 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 음식(?)이 훈병들에게는 아주 귀중한 식량이었죠...ㅎㅎ

 훈련 잘받아서 소대장에게 칭찬을 들으면 훈병들은


 훈병들 : '아~ 오늘 칭찬도 들었으니 이따가 건빵 반봉지(?) 먹을수 있겠지? 나이쑤~~~~~~~ ^ㅅ^v'


여기서 한봉지도 아닌 반봉지???

그래요...

이 밀가루 음식을 한봉지 그대로 입에 톡~ 털어넣으면 잘때 설x(soft shit) 가 미친듯이 마려워서 밤에 잠 못잔다고 DI들이 내린 특단의 조치였습니다...-ㅅ-


DI : '오늘 니들이 훈련 잘받아서 소대장이 특별히 월급(?) 깍아서 쏘는 건빵이다. 2명이 한개조로 받아서 쳐먹어라~ ㅎㅎ'

훈병들 : '와~~~~~~~~~ 건빵이다!!!!!!! ^ㅅ^/'


건빵을 나눠받고...


훈병 1 : ' 훈병 2 이 개새야! 너 왜 씨파 한번에 두개씩 쳐먹냐!'

훈병 2 : ' 이 개나리 씨팍새꺄! 니는 왜 짱박아두는데!!!'

 .........
 .......
 ...


동기들간의 우정(?)파괴의 주범은 바로 건빵 반봉지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대장 훈병이 아주 기가 막힐 소식 한가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소대장 훈병 : '얘들아! 877기 이 개새들 말야! 건빵 한봉지씩 먹는데!'

훈병들 : '헉~~~~ 이 씨밸노무 시끼들이!!!'


건빵 한봉지...

꿈에 한번이라도 제발 나타나길 바라면서 새곤새곤 잠드는 훈병들의 꿈에는 절대 나타나지 않는 궁극의 아이템이죠... =ㅛ=;;;

그런 건빵 한봉지를 후임놈들이 감히!!!


동기 : ' 야! 소대장훈병아! 니가 소대장님한테 말씀드려서 우리도 한봉지 먹자고 해라~~~ 응??? ^ㅅ^;'

소대장 훈병 : '뭐? 나보고 뒤지라구? 시로!!!'


그렇게 아쉬움을 달래던중...


동기 : '히히~* 얘들아 나 오늘 생일이당~~~~ ^ㅅ^V'

동기들 : '와~~ 축하한다...(졸라 불쌍하다 하필 여기서 생일 맞이하냐 -ㅅ-;)'

동기 : '흠... 뭐 선물은 됐어...그냥 오늘이 내 생일이라구..중얼중얼...건빵이...어쩌구저쩌구...=ㅅ=;'


생일을 맞이하는 동기놈은 그후로 혼자 중얼중얼 거리면서 빈 건빵봉지를 손에 계속 들고 있었습니다...


동기들 : '(!!! 이 씨밸이... 결국 뭐 달라는 소리잖아!)


죽어도 같이 죽어야 하는 동기애가 뭡니까!

결국 동기들이 의논한 끝에 서로 짱박아 둔 먹을것을 슬금슬금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종교활동가서 얻어온 초코파이 한봉지를 꺼내놓는 동기...

애인이 편지에 몰래 넣어준 쥐포를 꺼내놓는 동기...


그리고...

안먹고 차곡차곡 쌓아놓은 건빵 몇알(!)들을 꺼내놓는 대부분의 동기들..


생일 맞은 동기 : '흑~~~~ 21년 살아오며 맞이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고맙다... 동기들아...ㅠ.ㅠ'

동기들 : '허허~ 뭘 이정도가지고...(흑...가슴이 가슴이~~~ㅠ.ㅠ)


생일을 맞이 하는 동기의 빈 건빵 봉지는 어느새 수북히 들어있는 각종 과자 선물세트로 변해있었습니다. ^ㅅ^;

그리고...

문을 뻥~~ 차며 들어오는 DI...


 DI : '야! 오늘 생일인 색끼 누구야!!!!'

생일 맞는 동기 : '훈병! 생맞동(이니셜~)'

DI : '흠...흠... 그래... 생일 축하하고, 이거 받아라...ㅎㅎ'


소대장님이 건네준 봉지를 보니까!!!

그건!!!

바로!!!

꿈에도 그리던 건빵 한봉지...ㅠ.ㅠ

그리고 옵션으로 들어있는 담배 한까치...(이건 뭐지???)


DI : '소대장이 특별히 창고에서 가져온 건빵과 담배 한까치다...생일 축하한다 모두 해피버스데이 노래(잉?) 시작!'

동기들 : '생일ㅊㅋ 합니당~~~ 생일 ㅊㅋ 합니당~ 사랑하는 생맞동의 생일ㅊㅋ 합니다~~~~ 우워워워~~~~~~~짝짝짝짝~~*'

DI : '담배는 지금 이자리에서 피도록... 담배 일발 장전!!!!'

생맞동 동기 : '흑~~~ 휘휴~~~~~~~~'


담배 한모금을 빨아들이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이유모를 질투와 분노에 휩싸인 동기들...


동기 1 : '(생맞동아~ 이쪽으로 연기 날려라~*)'

동기 2 : '흑... 아까운 내 건빵 다섯알...ㅠ.ㅠ'


생맞동은 필터까지 다 핀 담배꽁초를 흡사 최고의 보물인것처럼 소중히 자신의 과자선물세트에 담아놓고...(헉!!!)


저 : ' 씨파... 내 생일이 12월인게 한스럽다...ㅠ.ㅠ'

동기 : '야! 난 가입소때 생일이었다!!! ㅠ.ㅠ'

 ..........
 .......
 ....


그리고 어느날...

순검이 끝나고 여느때처럼 초등학교 글씨체로 편지를 쓰고 있는 우리들에게 정체모를 소리가 들렸습니다...

부스럭 부스럭...


저 : '응? 뭐지??? 이소리는???

동기 : ' 마륀아~* 너도 들었지? 이소리...'

저 : '응! 윗 침상에서 들린다...'


또다시 부스럭...

침구에서 고개를 빼꼼히 들어서 주위를 살펴보니!!!

어느새 동기들은 저와 같은 포즈(?)로 정체불명의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는...^ㅅ^;

궁금함을 이기지 못한 동기 한놈이 용기있게 자신의 자리를 탈출하여 그 의문의 소리가 나는 근원지로 향했습니다.


용기있는 동기 : '야! 그거 혹시 건빵???'

 ??? ' 아...아냐!!!'

용기있는 동기 : '이 씨밸아! 같이 좀 먹자!'

 ??? ' 아니라니깐!'

 ........
 ....
 ...


그 정체불명의 소리는 바로...

윗 침상의 동기하나가 새로 꺼내는 속옷봉지 소리였습니다...ㅠ.ㅠ


 동기들 : '에이~ 씨파! 괜히 기대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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