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특과 2기 정채호

장편서사시 대한민국 해병대 - 5

머린코341(mc341) 2015. 10. 22. 19:31

장편서사시 대한민국 해병대 - 5

 

도솔산(兜率山) 전투를 마친 후,

맑은 물 굽이치는 홍천강 강변에서

한달 남짓 휴식과 재정비를 취했던 해병제1연대는,

새로운 작명(作命)을 받고 용약 출동,

924고지(일명 金日成고지)와 1026고지(일명 毛澤東고지)에 대한

공략(功略)에 나섰다.

 

펀치볼(亥安盈地) 동북벽(東北壁)

월산령(月山嶺) 북방으로 뻗어있는

그 새로운 공격목표들은,

인민군들이 천문학적 숫자의 지뢰로써

요새화한 고지들이었으나

한용(悍勇)스럽기 이를 데 없는 해병들의 공격 앞엔

사흘을 더 못버티고 무너지고 말았으니

해병의 용맹 앞엔 정녕코 당할 자가 없었도다.

 

9월 2일 낮 12시 30분경,

우렁찬 돌격의 혈함(血喊)속에

마침내 924고지가 점령되고,

뒤이어 1026고지마저 점령되고 말았을 때

들국화 애처러이 흩어져 있는 그 고지 위에는

끔찍한 피아군의 시체가

마치 벌목을 해 놓은 나무토막처럼 뒹굴고 있었고,

초연(硝煙)이 걷힌 924고지의 상공에는

마귀들의 악령같은 검은 까마귀들이

떼지어 선회하며 무엇이 그토록 구미에 당겼는지

피맺힌 목소리로 까악 까악 울부짖고 있었으니

그것이 어찌 이승의 풍경화 였으리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장편서사시 대한민국 해병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