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눈물, 땀 그리고 개혁(1)
김현기 교수( 해병대전략연구소 연구실장, 국제정치학 박사)
군은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피, 눈물, 땀을 요구하는 곳이다. 조직의 특성상 국가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살아있는 자가 가진 고귀한 세 가지 액체는 땀과 눈물과 붉은 피라고 꼽는다. 인간은 땀을 흘리지 않고 값진 성공을 이룰 수 없으며,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값진 목표를 도달하지 못하며 피를 흘리지 않고는 새 역사를 이룰 수 없다. 역사적으로 해병대가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붉은 바탕의 노란글씨의 명찰 처럼 피와 땀으로 일구어 낸 해병대의 역사 때문일 것이다
“I have nothing to offer but blood, toil, tears, and sweat.(나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 윈스턴 처칠이 했던 이 말은 독일군이 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를 돌파하고 프랑스를 향해서 진격하고 있을 때인 1940년 5월 의회 연설에서 나온 대목이다. 국가의 운명이 경각에 달린 시점에서 닥쳐올 고난과 희생에 대비해야 한다는 비장한 대 국민 경고와 호소를 담고 있기에 아직도 명연설 가운데 하나로 전해진다. 이 말은 그 뒤 언론에 의해 <피, 땀, 눈물>로 정리됐고 60년대 ‘Blood, Sweat And Tears’라는 유명한 록 그룹이 탄생해 풍미하기도 했다. 또한 기독교 교리에도 곧 잘 피, 땀, 눈물이 등장한다. 다시 말해 서양에서의 피는 희생을, 땀은 노력을, 눈물은 고통을 의미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현재도 지난날 피와 땀과 눈물이 있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5.16혁명 직후 미국은 혁명세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미국은 주던 원조도 중단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은 케네디(John F. Kennedy)를 만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 백악관을 찾았지만 케네디는 끝내 박정희를 만나주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우리와 같이 분단된 공산국 동독과 대치한 서독에 돈을 빌리려 대사를 파견해서 1억 4000만 마르크를 빌리는 데 성공했다. 당시 우리는 서독이 필요로 한 간호사와 광부를 보내주고 그들의 봉급을 담보로 잡혔다. 고졸 출신 파독 광부 500명을 모집하는 데 4만6천이 몰렸다. 그들 중에는 정규 대학을 나온 학사 출신도 수두룩했다. 면접 볼 때 손이 고와서 떨어질까 봐 까만 연탄에 손을 비비며 거친 손을 만들어 면접에 합격했다.
당시 한국은 자원도 돈도 없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였다. 유엔에 등록된 나라 수는 120여 개국..당시 필리핀 국민소득 170불, 태국 220불등.. 이때, 한국은 76불이었다. 우리 밑에는 달랑 인도만 있었다. 세계 120개 나라 중에 인도 다음으로 못 사는 나라가 바로 우리 한국이었다.
'조국근대화'의 점화는 서독에 파견된 간호사들과 광부들이었다. 여기에 월남전 파병은 우리 경제 회생의 기폭제가 되었다. 참전용사들의 전후 수당 일부로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한반도에 동맥이 힘차게 흐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올림픽을 개최하고, 월드컵을 개최하고, 세계가 우리 한국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국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그 때 그 광부와 간호사들, 월남전 세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명심할 것은 그 때 이방인의 시신을 닦던 간호사와 수 천 미터 지하 탄광에서 땀흘리며 일한 우리의 광부, 목숨을 담보로 이국전선에서 피를 흘렸던 우리 국군장병, 작열하는 사막의 중동 건설현장에서 일한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오늘의 풍요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보다 낳은 내일의 삶을 위해 오늘의 고통을 즐겨 참고 견뎌 국민소득 4만불대의 고지 달성 때까지 우리 국민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이다. 국민이 마음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민주주의 국가란 말이다. 국가이익을 뒷전이고 개인과 조직 심지어는 당리당략 우선의 민주국가의 앞날에 무슨 희망이 있나. 이제 갈라져 반목하고 갈등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이제 우리 모두 한 번쯤 자신보다는 국가를 돌아보며 같은 생각으로 국가발전을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는 자세로 다시 한번 뭉쳐보자.
또 한번 우리는 “피, 땀 , 눈물 그리고 개혁 정신으로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를 튼튼히 하여 앞날에 더욱 밝은 빛이 비추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후손에 넘겨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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