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484기 김광열

[난, 달구지해병이다..6편]해병 제2상륙사단

머린코341(mc341) 2015. 12. 9. 07:19

[난, 달구지해병이다..6편]해병 제2상륙사단  

 

 

     해질녁 영등포에도 어둠이 서서히 깔리기 시작한다.

     차가운 겨울 바람이 내 얼굴을 스쳐 지나간다.

 

     조금 떨어진 저편에는 M602 군용트럭 한대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다 된듯 해병 중사(인솔자)한 분이 운전병과 함께 우리에게로 다가오신다.

 

     해병중사: "자! 인제 시간이 다 된듯흔디 다들 모여봐라.

                     나는 김포 해병2사단에서 나온 권오직중사다.

                     대충 오와 열 맞추고 인원파악 할란다."

 

     인원파악이 끝난 후 우리들은 M602 군용트럭에 탑승하였다.

     우리를 싫은 군용트럭은 힘찬 엔진소리를 내면서 영등포역을 유유히 빠져나간다.

 

     우리가 가는 곳은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우리끼리 군용트럭 뒤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이야기해보지만 갈 곳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초조한 마음이 내 가슴을 일기 시작한다.

     겨울밤 차가운 바람소리만이 우리들의 가슴을 적셔온다.

 

 

     영등포역를 떠난 M602 군용트럭은 화곡동을 거쳐 김포 검문소(해병)를 지나 어디론가 하염없이 달리고 있다.

     어디론가 팔려가는 꿀꿀이들처럼 도란도란 이야기소리만 들린다.

 

     동기놈: "야! 우리 어디로 가냐?"

     광여리: "아따메, 나도 모르재.."

 

     동기놈: "야! 광열아, 한참을 간다. 잉!"

     광여리: "긍게로, 김포 해병2사단이 솔찬히 넓은갑다야.."

 

     동기놈: "아따메, 날도 어두워진게로 기분이 이상하다야.."

     광여리: "나도 그래야.. 어디로 간줄도 모른게 여간 깝깝흐다야.."

 

     한참을 달리고 달린 M602 군용트럭은 무슨 교육댄가 하는 곳으로 들어간다.

     밤에 보니깐 기억속에도 없는 곳이다.

 

     해병중사: "여기까지 오니라고 수고들 했다.

                     모두들 내려라.

                     여기서 너희들은 1박2일동안 대기하면서 각자 배치받은 부대로 팔려갈것이다.

                     오늘밤 마지막으로 동기들과 따뜻한 情을 나누어라.

                     이시간이 지나면 제대할때까지 보지못한 동기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무에 가면은 훈련소때처럼 열심히 생활하기 바란다.

                     해병대로서의 명예를 생각하면서 생활해라. 이상!"

 

      해병 중사의 말씀이 끝나고 우리들은 무슨 교육대인가 하는 내무반으로 들어선다.

      우리 동기들만이 텅빈내무반에 들어선다.

      을씨년스럽다.

      내무반에 풍경이 낯설게 느껴진다. 

 

 

     그날 밤은 교육대 내무실에서 하룻밤을 초조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보냈었다.

     다음 날 아침에..

 

     우리 모두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거리니

     이곳은 다름아닌 김포사격장이다.

 

     아마도 우리를 한군데에다 모아놓기는 여기가 가장 안성맞춤이었나보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서로들 담배한개피를 권하면서 다시한 번 동기의 모습을 기억하려 애를쓴다.

 

     해가 중천에 뜨니 처음 보는 부대의 차량들이 한대 두대 사격장으로 들어선다.

     한놈 두놈 동기들이 팔려가는 것이다.

 

     이름도 모르는 낯선 부대로 말이다.

     거의 모든 부대에서 인솔자가 한 명씩만 데리고 가는 것이다.

 

     하기야 "해병대는 적은 수로 구성된 부대이니까.." 그런 생각이 든다.

     점심 무렵이 되니까 이제 몇명 남지 않는다.

 

     드디어 나를 호명하는 소리에 크게 대답한다.

     나도 이제 팔려가는 것이다.

 

     배하사: "나는 수송중대 배태환 하사다. 반갑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니라고 수고했다."

     광여리: "고맙습니다. 배하사님!"

 

     배하사: "김해병은 운전을 좀 잘한갑다?"

     광여리: "그것이 무슨 말씀이답니까?"

 

     배하사: "잘모른갑따..

                 수송중대는 운전수들만 모인곳인디..

                 기름쟁이들만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광여리: "그라믄, 지름쟁이 곤조도 지랄같으지라이.."

 

     이때의 인연으로 배하사님과도 좋은 인연으로 군대 생활을 재미있게 보냈었다

  

출처 : daum블로그, 광여리해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