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달구지해병이다..7편]김포 수송중대의 밤
겨울 날씨는 밤이 얼른 찾아온다.
덜커덩 덜커덩 소리를 내면서 달리는 닷찌차 뒤에서 나는 컴컴한 밤 하늘을 쳐다본다.
어두움이 쫙 깔린 김포의 밤 하늘에는 별들만이 서로를 비춰주고 있다.
한참을 달려도 내가 아는곳은 아무대도 없다.
모든것들이 낯설뿐이다.
한참을 달린 닷찌차는 도로를 벗어나 골목길로 접어든다.
허르스름한 위병소 초소에는 2명의 해병근무자가 근무중이다.
초소 위장막이 바람에 흩날린다.
위병소: "필 승! 어디 다녀오십니까?"
배하사: "응! 우리 부대에 신병이 왔다.
그래서, 사격장에 다녀오는 길이다."
위병소: "네! 수고하셨습니다. 배하사님!"
배하사: "그래, 추운데 수고해라.
당직실에 보고해주라. 들어왔다고.."
위병소: "필 승! 네, 알겠습니다."
배하사: "필 승!"
잠깐의 대화가 끝나고,
또 다시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잠시후에 닷찌차의 시동이 꺼진다.
나는 순간에 긴장감이 돈다.
배하사: "김해병! 오느라고 수고했다. 어서내려라.
앞으로 네가 근무할 수송중대다. 날따라와라. 중대장님께 보고하러 가게.."
광여리: "네! 알겠습니다.
배하사님! 감사흠니다."
나는 중대장님이라고 말씀하기에 소령이나 중령의 계급장을 다신 분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중대장님께서는 대위 계급장을 달고 계신다.
기압 든 모습으로 전입 신고를 마치고,
또, 다음은 부중대장님.. 그 다음은 선임하사님.. 그리고 하사관님들..
이제 윗분들에 대한 전입 신고는 끝난 듯 보였다.
배하사님은 나를 데리고 어두컴컴한 병사로 발 걸음을 옮기신다.
잠깐 주위를 둘러보니 온 천지가 캄캄하다.
불빛이라고는 아무데도 찾아볼수가 없다.
왠지 마음이 두렵고 무거워진다.
앞으로 나에게 펼쳐질 해병대생활이 걱정이 된다.
구병사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천정에는 30W 전열등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빨간색 츄리닝을 입고서 분주히 움직이는 선임해병들도 보인다.
배하사: "어이.. 당직병!
신병 한명 왔네.. 너무 기압드리지 말고 오늘은 편히 쉬게 해주라.."
당직병: "무슨 기압을 드립니까?
귀여운 신병인데 말입니다."
배하사: "그래, 그래야지, 잘해줘..
당직병만 믿고 갈란다. "
당직병: "편히 쉬십시요. 배하사님!"
아!
이것이 무슨 내무반이란 말인가.
아!
상상이 안된다.
훈련소때의 철제 침대는 커녕 우리시골에 평상을 연상하는 듯..
내무반의 침상은 나무판이다.
그 가운데 댕그러니 갈탄 난로만 두개가 놓여져있다.
여기서 약 50명의 해병대원들이 잠을 자나보다.
한쪽을 바라보니 빛바랜 군복에 늙은 아저씨들이 십여명 앉아 계신다.
해병대원이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다만 교도소의 제소자처럼 표정도 없다.
순간 내 마음엔 두려움이 일기 시작한다.
얼마나 군대 생활을 오래 했으면 저처럼 늙어 보이는 걸까?
난, 갓난아이처럼 느껴진다.
당직병: "어이.. 김해병! 일로 와바라. 선임 해병님들에게 신고하게.. "
광여리: "악!!!"
당직병: "박해병님! 기수별로 신고 드리겠습니다."
박해병: "마! 간단히 하소.."
당직병: "그래도, 어찌 간단히 할 수 있겠습니까?"
박해병: "밤도 늦었제..
못하믄 내일 하지 뭐! 허허허허허"
이제 기수별로 한분 한분씩 광여리해병의 신고식은 이어진다.
"필 승! 신고흠니다.."
출처 : daum블로그, 광여리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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