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729기 노영호

해병대 훈련병..이병시절부터 전역까지 "7부

머린코341(mc341) 2016. 8. 23. 08:29

해병대 훈련병..이병시절부터 전역까지 "7부


어제 처음 소대배치받고 덜덜덜 했던것까지 말씀드렸죠..^^
한참을..상황실에서 기다렸습니다..눈에서 레이져를 뿜어대던 선임도 뭐가 그리 바쁜지..


딸딸이를 돌리며 여기저기 전화를 했고..무전기로 어쩌구 저쩌구..
점심때쯤..조용하던 내무실쪽이 소란스러워 졌습니다..덜덜덜~침꿀꺽..


이때 상황실 옆을 지나가시던..선임한분..그냥 지나쳐 가나 했더니..다시후진.."그냥 지나가지..-,.-"
"어? 넌 뭐야??"..."필~~~~승...신....신....신병입니다~~~"..."몇기야??"..."729기입니다~~~"


"뭬야?? 729기 햐~~드디어 나랑 터치할 놈이 왔구나..오~~~예!!!"..."터치?? 뭔터치??"
"으디살다 왔어??".."서울살다 왔습니다~~~".."앙~~뺀질이여?? 고생좀 하겠구마잉..낄낄낄"
이선임은 오리지날..전라도 분인것 같았습니다..인상은 거의..암튼 싸움 졸라 잘하게 생겼던걸로
기억합니다..ㅋㅋㅋ


동시에..소대장 도착.."필승~"소위 계급장을 단..소대장은..생긴건 그냥 준수하고..평범해 보였습니다..
"신병이야?..따라와~" 소대장 벙커로 졸졸졸~~
"음..일단 짜빈중대 2소대에 온걸 환영한다..여긴 전방이라..야간에 순검은 없고 근무의 연속이다..
새벽에 전원투입이란걸 나가야하고..소대 막내로서 해야 할 일이 존내 많을것이다..우선은 너의 소대
적응을 위해서 선도병(이른바 애비..내지는 아부지..)을 붙여줄꺼다.." 소대장..문밖으로 머리만 쪼~옥
빼서.."야..000좀 오라구해..." 잠시후..똑똑똑 "필~승(사실 필승이라고 하는지 잘 못알아들었음니다..
무지 군생활 오래하신 분의 경례톤으로..다들 아시죠 ㅋㅋ)병장 000 입니다..부르셨음까??"
"어..다름이 아니구..000..너 아들 받아라..729기다~"


존내 짜증난다는 얼굴로 그선임.."아~진짜..이짬빱에 무슨 아들입니까?? 싫습니다~"...-,.-
"야..다른놈들은 다 아들있는데..너만 없자나..받아라~ㅋㅋㅋ"..."예~~아짱나..야 따라와라.."
"예~~~" 졸졸졸~


드디어 내무실 입장!!! 빰빠라~~~밤~~
완전 상륙돌격형 헤어스타일의 선임들이..줄줄줄..어떤 선임은 슬리퍼를 정리하고 계셨고..
어떤 선임은..여기저기 다니며..내무실 물건을 정리정돈 하고 계시고..어떤 선임은 그냥 누워서
다른 선임의 안마를 받으며 담배를 피우고 계셨습니다..포스 좔좔~


여기서 대강 누가 소대 일수고..누가 후달리는 후임인지 금방 눈치를 챌수가 있었습니다..
"야~000"..."이병 000"..."니 맏후임 왔다..ㅋㅋㅋ 꽃봉 풀어서 정리해주고..니알아서 해라!"
이때 내무실 선임들.."오~~~000 좋겠네..맏후임도 생기고..좋겠다야~ㅋㅋㅋ"
"막내야~너는 앞으로 니 맏선임이 시키는 것만 하면 된다..알았냐~~"


제 맏선임이란분이..저에게 살며시 오더니.."일루와.." 졸졸졸..
꽃봉을..풀어주시며..속옷이며..그안에 있는 물건들을 다~꺼내더니..보급받은 워커를 꺼내보이며..
"000 해병님..265입니다~"..."어~나랑같네..군하리 나가는 놈이 맡겨라~".."예 알겠습니다.."
저는.."맡겨 뭘맡겨?? 내껀데..뭐소리들을 하는지.."속으로 궁시렁댔죠..ㅋㅋㅋ
또 제가 입고있는 전투복과 꽃봉안에 있는 전투복역시 어디론가 가져가시더군요..
그렇게 제 새 세무워커는 한번 신어도 못보고..주인이 바뀌어버리고 말았습니다..-,.-ㅋ


관물대..우리는 체스트라고 했습니다..체스트정리를 다하고...정말 각잡는거 예술이더군요! ㅋㅋ
점심시간이라..저는 빨간색 보급츄리닝을입고..주계(식당)으로 졸졸졸~ 저를본 선임들~"막내야~
많이먹어~~니가 우리소대 막내야..아라찌 ㅋㅋㅋ" "예~많이 먹겠습니다.."


주계내부에는 여러가지 표어가 붙어있었는데..음.."구타척결~선임사랑..후임사랑.."뭐 이런게
붙어있었고..기억나는건..구타척결 표어밑에..조그만하게 쓰여있는 글귀.."좆까~"


제 맏선임 말로는 전방이라 먹는건 예비대보다 좋다고 하시더군요..진짜로 훌륭했습니다!
훈단에서 먹던..닭대가리 햄패티가 넘쳐났고..스프인지 국인지 몰랐었는데..여기는 아주 지대루
였습니다..진한맛..ㅋㅋㅋ 넘치는 땀기쨈..맛난 서울우유~...오~~예!!
아! 서울우유 슬라이스 치즈도 있었습니다..ㅎㅎㅎ


제 맏선임..선임들을 향해.."식~~~~~사 맛있게 하십시요~~" 저도 해야 할것 같아서.."식~~~"
시작하려는데..저를 끌어 앉히는 맏선임.."넌 아직 안해도 돼~~" 뻘쭘~~~
원없이 먹었습니다..맛있는 햄버거..스프 거기에 치즈까지..ㅋㅋㅋ 그때 제기억으론..빵 6개정도를
해치운것 같습니다..정말 맛있더라구요..^^;


점심을먹고..제 맏선임 저를 소초뒤로 데리고 갔습니다..헉거덕!
그곳의 분위기는 썰~~~~~~렁 그자체 였습니다..다른 이병 선임들께서..쇠브러쉬로 세무워커를
손질하시며..입엔 담배를 물고..소량이지만 포스를 분출하고 계셨습니다..


그 선임들.."000 교육 잘시켜~우리 욕먹이지 말구.."..."예~알겠습니다..걱정하지 마십쇼~"
제 맏선임 언제 준비했는지..명함보다도 작은 종이에 깨알같이 뭔가가 적힌 종이를 주셨습니다..
"내일 이시간까지 다외워라.." "예!!"


다른 이병 선임들과 같이 담배를 피웠습니다..그러면서..제가 해야할일과..해병대식 언어..
뭐 이런걸 알려주시며..하는말.."야 하필 우리중대냐..존내 재수없다! 2사단 최고 악습중대가 우리중대야..
사고도 젤 많이 치구..ㅋㅋㅋ 대대본부에서 얘기들었지?".."예 들었습니다.."
"그래..잘해보자.."하시며 악수를 했습니다.."내일까지 꼭 외워야한다..".."예!"
"절대 선임하사나..소대장한테 걸리면 안된다..아라찌! 걸리면 너죽고 나죽는거야~"


저는 화장실로 들어가..그종이를 펼쳐 봤죠..내용은 대강 이렇습니다..잘기억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1. 해병은 병이다
2. 미제 철책선은 녹슬어도 해병대 기수빨은 녹슬지 않는다.
3. 해병대의 역사는 밤에 이루어 진다.
4. 해병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5. 해병은 말이 없다.
이거랑..


그리고..제일중요한..중대 선임들의 기수
제일위에 중대 1수선임의 기수부터..바로 제 위의 맏선임 기수까지 중대 기수발을
모조리 외워야하죠..


그담에 직속상관..
대통령 000, 국방부장관 000, 해군참모총장 000, 해병대 사령관 000, 2사단장 000,
1연대장 000, 13대대장 000, 11중대장 000 11중대 2소대장 000 까지..


그리고 제 병과인 17-1 보병의 주 병기..K-2소총의 제원..


구경  5.56mm NATO
작동  가스작동식, 회전 노리쇠 방식.
길이  730 ~ 980mm
무게  3.2 kg
장탄수  30발
발사속도  750RPM
강선 6조우선..
유효사거리..기억안남..
최대사거리..-,.-a


기억이 잘 안나네요..죄송합니다..^^;


어쨌든 이많은걸..하루만에 외울수있을까? 하고 고민했지만..뭐 어쩔수 있나요..살려면 외워야지..ㅋㅋ
저녁 먹을때까지..다행히 아무도 저를 찾지않아서 암기를 할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저히 다른건 다외우겠는데..중대 기수발이 안외워지는겁니다.."좆됐다 씨바..-,.-"


저녁무렵..누군가가 저를 찾습니다.."야~노00 빨리나와~".."내가 여기있는줄 어캐 아라찌??"
"뭐해 새끼야~내무실에서 선임들이 찾으시자나..빨리와" 후다다다닥=3=3=3=3


내무실로 들어갔습니다..순간감동!
한가득 차려져있는 과자와 음료수 그리고 아까 가져가셨던 전투복..그리고 한벌엔 허접한
빨간명찰이 없어지고..진한 빨간바탕에..빛나는 노란색실이 수놓아진..제 이름 석자가
박힌 명찰과 대대비표..또 한벌엔 기습특공 휘장..해병유격대 휘장,대대비표가 박혀 있었습니다..
"오~훈단에서 소대장들 가슴에 붙어있던 저휘장..오~~~호~~"
게다가 빳빳한 줄까지..잡아 놓으셨네..^^


소대 일수선임.."역시 오성마크사가 잘해..그치?"
"막내야..저건 그냥 소대에서 입고..휘장있는건..외출나갈때나 부모님 면회오시면 입고 나가는거야~
아라찌!! 우리 막내 와서 해주는 거니까..잘입어..자~~먹자!!"


순간 덜덜덜 하던 마음은 사라지고..너무나 감동했고..감사했습니다!
근데..상병 병장 선임들은..과자를 잘 안드시더군요..음료수랑..담배피우시면서 얘기하시고..
저를 비롯한..일병 이병 선임들에게.."악기한번 보겠어..남기면 알지!!"


더 속도를 내서 과자를 드시는 맏선임과 다른 선임들..과자는 왜이리 딱딱한지..그때먹은 과자종류는
새우깡..오징어땅콩..꼬깔콘..자갈치..등등..잘못먹으면 입천장이 까질 우려가 있는 과자였습니다..ㅋㅋ
아! 그리고 쵸코파이..
저는 그래도 너무도 좋아서 마구마구 입안에 넣었습니다..행복 그자체 였죠..ㅋㅋㅋ


그렇게..소대에서의 첫날을 마감했습니다..그.러.나~~~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첫날이라..잠이 잘 안왔습니다..눈만감고 이런생각 저런 생각에 잠겨 있었죠..
제 손목의 돌핀시계가 새벽 00시를 알리는 알람음이 울리던 그때...누군가 걸어오는 워커소리..
그리고 뭐가 차가운 물건이..제 머리를 툭툭~치며 k2총구였습니다..제 귓가에 조용히 들려오는 한마디..
근무마치고 오시는 선임 이었죠..
"일어나~" 저는 눈을떴습니다..바로 제얼굴 위에..선임(아까 낮에 워커손질하시던 일병 선임중 한명)
의 살기어린 두눈이 제눈에 들어 왔습니다 덜~덜~덜~.."조용히 따라와~" 조용히 졸졸졸~


아까 낮에 워카손질하던 그장소로 갔습니다..몇몇의 선임들이 계셨고..담배를 피우고 계셨죠..
저는 너무도 겁이나..오줌싸기 직전 이었습니다..덜덜덜~
선임중 한분이.."야~서울 뺀질이~아까 니 맏선임이 준거 다 외웠어??".."좆됐다..아직 다못외웠는데..
내일까지라고 했는데..왜 벌써??".."아...아직 못외웠습니다..".."음..아라써 낼까지 꼭 외워~앉아라~"


너무깜깜해서 잘 몰랐는데..자리에 앉아보니 커다란 맛스타 복숭아맛 캔 한통과..햄패티..카스타드
케익..과자 몇종류..그리고 소주(금복주)한병이 츄라이(식판)에 담겨 있었습니다..


"아까는 병장 상병선임들이 해주는 환영식이고..이건 우리가 해주는거야..선임들 깨시면 안되니까
조용히 먹고 들어가자..한잔받어..우리중대에 온걸 환영한다..내일부터는 이런거 없다!


어쩜 내가..제일 싫어 하는 선임중에 한명이 될수도 있다..


내일부터 정신차려~알았냐!" 무섭기도 했지만..


그때 먹었던 금복주의 맛은 지금의 어떤 술과도 비교 될수 없을겁니다..


감사합니다 해병님들..^^+


이렇게 짜빈중대에서의 첫날이 지나갔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저의 실무생활 첫번째 위기 암기사항 사건과...첫번째 전방경계근무 사건을...


출처 :해병대 인터넷전우회, 사당동해병님  http://www.rokmc.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