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이 되기까지>25부 김장과 월동준비,,,
개보다도 못하다는 해병대 이병 생활도 선임들의 따스한 매질과 질타속에
서서히 적응이 되어간다,,훈련소에서 가져온 돈이 조금 있었는데 놔둘곳도 없고해서
항상 사물함에 넣고 다녔다,,동전이며 지폐까지..물론 돈이 없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이를 본 김상철해병님
"야,,그러다 잃어버리면 어쩔래?나중에 돼지저금통이라도 사서 거기다
모아두도록 해라.."..
김상철해병님 돈 없어지는거에 대한 생각도 있엇겟지만 아무래도 같은 선,후임간에 불신이
생길까 그러셧던것 같다..그리고 며칠후 마을에 나갈일이 있었는데 그때 돼지저금통 작은것을
사왔다,,사물함 한켠에 놔둔 저금통을 보며 흐뭇한 미소가 느껴진다,,,,
사실 병장때까지 저금통에 40여만원 정도를 모았었다,,내가 가지고 있던 돈과 군대 월급으로~,,,
이제 날씨가 제법 추워졌다,,,월동준비를 해야될 시기다,,월동준비를 위해 필요한 물품을
지원 받았고 모자라는것은 자체 해결하기로 했다,,월동준비를 하다보면 근무지 같은곳에
철계단등은 새끼줄로 감아준다,,혹여 비가오거나 눈이 와서 철제계단이 얼기라도 하면
미끄러져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럴것이다...
난 아직 시골에서 살아보았지만 새끼줄만 보았지 직접 꼬는것은 보지를 못했다...
선임들의 인솔하에 병사근처에 있는 논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지푸라기를 있는대로 들쳐매고 병사로 왔다,,
그리곤 이어지는 751기 박종유해병님의 새끼줄 꼬기 시범이 있었다..
"이것은 말이여...요로코롬 잡아서 손바닥으로 요로케 말아주면 되는것이여~알긋냐?"
"옛,,알겠습니다.."
보기엔 무지 쉬워보이기에 나 역시 시도를 해보았으나 새끼줄은 만들어지지
않고 그냥 지푸라기만 둘둘 말렸다 풀렸다만 반복한다,,
"으~미..이경선,,그것도 못하냐? 한대 조터지면 잘해겠지? 잉? 안그냐~"
"아닙니다.."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친후에 서서히 새끼줄이 제법 내 손바닥에서 꼬이기 시작했다..
그 재미에 쏙 빠져 열심히 새끼줄을 꼬고 있는데 소대장님 마을에 내려가시더니 조금있다
요상하게 생긴 물건을 가지고 오셨다,,,
녹이 슬고 어디 고물상에서 조차 보기 힘들것 같은 그런 기계였는데 751기 박종유 해병님은
한번에 그것의 정체를 알아내셨다..
"소대장님 이거 어디서 구해오셨습니까? 요즘 찾아보기 힘든 물건인데..경선아,,지푸라기 이리로
다 가지고 와바라.."
그러자 박종유해병님 의자를 어디선가 가지고 오시더니 그 기계앞에 앉으신다..
재봉틀처럼 발판이 있었는데 그것을 밟으니 두개의 깔대기같은것이 돌아간다,,
지푸라기를 깔대기 같은곳에 넣으니 이 지푸라기가 자동으로 꼬이면서 새끼줄이 되는
거였다,,나로써는 처음 물건이면서 또한 무지 신기하게만 보였다..이런게 있을줄이야..
그날 이후로 박종유해병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하루종일 재봉틀을 돌리셨듯이
열심히 발판을 구르며 새끼줄을 꼬으셨다....
손으로 꼬았다면 족히 일주일을 걸렸을것을 단 이틀만에 쓰고 남을만큼의 새끼줄을 꼬을수 있었다..
건조장을 만들기 위해 병사뒤 부식창고 앞에 위치한 곳으로 이동했다...
일단 뼈대를 박기 위해 철근으로 땅에 구멍을 내었는데 열심히 망치질을 하던중 뭔가
땅속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746기 배동일해병님 삽을 가지고 그곳을 열심히 파신다..어느정도 팠을까?
둔탁한 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시커먼 비닐봉지였다,,무엇이 들었는지 묵직하기까지하다..
꽤 오랜 시간을 뭍혀있었던지 봉지는 너덜너덜,,,
비닐을 개봉하자 이게 웬일~
비닐봉지에 들어있던건 아주 예전에 썼을법한 공포탄이었다...
녹은 슬어서 원래의 빛깔은 온데간데 없고,,
아마도 아주 예전에 누군가가 이곳에 짱박아 놨었던 모양이다...
과연 이것을 누가 짱박았을까?암튼 대단한 긴빵이 정신이다^^
건조장을 짓기위해 땅을 고르던중 여러가지가 나왔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건 건빵 봉지..
내가 군생활을 하면서 먹던 건빵과는 너무나 틀리다...
건빵에는 청룡이 그려져있었다,,,과연 이런 건빵을 드셨던 선배님들은 몇기정도의 선배님이었을까?
건빵 한봉지에서 선배님들과의 기수차를 절실히 느낄수 있었다...
봄,여름,가을에 덮던 모포들을 정리를 해야되었다,,일단 구벙커에 있던 월동장비들을 꺼내
병사위 옥상에다 널었다,,, 그리고 월동장비가 빠져나간 자리에 그동안 쓰던 물품들을 정리했다..
모포가 따사한 햇빛에 어느정도 소독이 되었을때 748기 송종우해병님이 나를 부르더니 옥상으로
따라오란다,,그리곤 모포를 털자며 모포끝을 잡으란다...
모포의 끝자락을 잡고 두손을 가운데쪽으로 모았다가 밖으로 쫙~펼치면 되는거였다..
정석대로라면 모포를 한번 털때마다 퍽~??펑~??팡~?? 암튼 이런 소리가 난다...
팡팡~소리가 드릴때마다 모포에 숨어있던 먼지들이 팅겨져 나온다...
그러나 내가 누구인가...선임들이 말하는 존나 편할때 입대한 천하의 이병놈의 새끼가 아니던가..
748기 선임과의 타이밍이 맞을리가 없었다,,,몇번을 있는 힘껏 모포를 쫙~펼쳤지만 팡~팡~이라는
경쾌한 소리가 나지 않는다,,,송종우해병님의 꾸사리가 이어진다..
20여분을 그렇게 꾸사리를 들으며 맹연습을 하다보니 제법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요령이 없던터라 손이 바로 물집이 잡히고 말았다,,
아프다고 할수도 없고 그냥 열심히 털었다,,잠시 쉬었다 하자고 하시길래 얼른 담배를 꺼내
건내드렸다...보통 담배는 선임들이 달라고 할때 주면 된다,,
그러나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후임이 담배를 권한다면 그건 백이면 백 자기가 피고 싶어서다..
담배를 권하고 불을 붙여주면 대개 선임들
"너도 하나 펴라..."
"괜찮습니다..."..
"펴라..",,,
"괜찮습니다..",,
"피라니까.."
그러면
"옛,,알겠습니다,,이병 *** 감사히 피겠습니다"
암튼 이렇다,,,세번 사양하고 피는게 보통이다,,,
일부 선임들
"감사히 피겠습니다.."
그러면
"시팔놈아,,니 담배 니가 피면서 감사하냐?"
독한 선임은 권하는 담배 그냥 피시곤 물어보지도 않으신다,,솔직히 이런 선임들은 정말 싫다^^
모포를 다시 털면서 또한번 해병대의 가난함을 느낄수 있었다,,,
모포를 힘껏 펼지자 바로 찌~~~익하며 모포가 반으로 찢어진다..
너무 삮아서 그런거였다,,찢어진 모포는 기수발에 의거해서 후달리는 쫄따구에게 전해질 것이다..
과연 이 모포를 덮을 후임이 누구일까...
군대에서 김장철에 나오는 김치는 대개 세가지로 나눌수있을것이다...
배추에 고추가루가 살짝 뭍은듯한 배추김치와 배추김치에 뭍은 고추가루의 갯수가 비슷한 바람든 깍두기..
그리고 아까랑 같은 갯수의 고추가루가 뭍은 양배추김치,,,
그나마 양배추김치는 먹을만 하다,,,섬생활을 하면 보급으로 나오는 김치외에 진짜 사제김치를
먹을수 있다,,하루는 선임들이 따라오란다,,,
마을입구에 다다르자 어디선가 리어커를 빌려왔고 그것을 끌란다...
체격이 좋다보니 짐꾼일은 내가 제일 많이 착출된다,,,
리어커를 끌고 다니며 내가 본 광경은 참으로 인상 깊다,,아무집이나 들려서 경례 한번 하고
"김장거리 가지러 왔습니다.."
하면 집집마다 배추며 무우며 고추가루,마늘,파,양파,당근등 집에서
가꾸는 것들을 내주셨다,,,그렇게 몇집 돌다보면 리어커는 금세 만땅이 된다..
그러면 다시 병사로 돌아와 그것을 내려놓고 다시 마을로 내려가 김장김치 재료를 수거한다..
아마도 섬이다 보니 인심이 후해서일거다,,물론 대민지원이라는 숨은 내막을 있을테고^^
그렇게 몇차레 리어커를 소인냥 끌고 댕기다보니 제법 많은 양의 재료들이 모아졌다..
대략 배추는 300포기정도,,다른 재료는 말할것도 없고...
김장김치재료 수거가 끝나면 저녁때 마을 부녀회에서 전화가 온다...
"얼만큼 모았어요?"
"배추 몇포기에 뭐 쪼메,뭐 쪼메등등 이렇게 모았습니다.."
"언제쯤 올라가면 됩니까?이번주 일요일 어때요?"
"그렇게 하십시요,,"
그러면 마을과 우리 소대와의 모종의 약속이 체결된다...
부녀회에서 우리가 불러준 재료를 보고 모자랄것 같은것들은 맞춰서 주말에 오신다..
일단 주말에 바로 김장을 해야되가때문에 그전에 배추를 소금에 절여놓았다...
김장을 하기로 한 당일 아침,,,봉고차 한대가 부대로 들어온다,,,
봉고차 문이 열리면 한무더기의 아지메 군단이 쏟아져 내린다..
소금에 절인 배추도 나르고 김치를 뭍을 땅도 파고,,,,
아지메들 넓은 비닐을 펼친후 능숙한 솜씨로 배추에 양념을 무치기 시작하신다...
그럼 김상철해병님은 아지메들에게 줄 커피를 타기 여념이 없으시고 우리는 아지메들의
명령하에 일사천리로 움직인다,,아지메들의 구수한 입담은 언제들어도 정겹다...
한번씩 터져나오는 아지메들의 야한 이야기에 금새 분위기는 화기애애를 띤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그렇게 즐겁게 김장을 해주시면 아지메들은 다시 봉고차를 타고 마을로
복귀를 하신다..마을주민과 군대간의 따뜻한 정이 흐르는 곳 교동도...
이렇게 담근 김치는 땅에 고히 뭍어두고 간혹가다 보급김치에 물리때쯤 꺼내서 먹는데
이맛을 어떡게 표현할수가 없다,,,진짜 김치가 아니라 꿀이다,,꿀,,
26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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