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자국은 전우들의 길이 됩니다
특수전학교 암벽 자유등반 훈련
올려보기에도 까마득한 수직암벽은 쉬이 자신을 내어놓지 않았다.
절대 오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그곳을 맨몸으로 제일 먼저 오르는 이들이 있다.
암벽의 주름살에 손가락 몇 개로 의지한 채 남은 한 팔을 뻗어 정상을 향해 몸을 던진다.
거친 숨소리가 암벽의 굳었던 심장으로 울려 퍼지고 뜨거운 땀방울이 그 속을 타고 흐른다.
숭고한 개척자들이 그렇게 지나간 흔적은 새로운 길이 되어 동료들을 안내한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는 말이 있지만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없던 길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완벽하게 방어가 되어 있는 편한 길을 택해 돌격하는 것은 등불로 뛰어드는 불나방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이나 요새를 빼앗기 위해 벌였던 옛 전쟁의 공성전에서 다른 사람보다 앞장서서 성 위에 올라 적을 공격하는 선등(先登)을 맡았던 이들의 활약은 그 공성전의 승패를 좌우했다.
쏟아지는 화살과 돌무더기 위협 속에서 성을 제일 먼저 오르던 모습과 침투로 개척을 위해 필사적으로 암벽을 오르는 장병들의 그것은 매한가지다.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특수전학교 산악전문과정 17-1기 교육생이 1일 경북 군위군 화산 산악훈련장에서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맨몸으로 암벽을 올라 침투 루트를 개척하는 자유등반(Free climbing) 훈련을 하고 있다.
전시 또는 평시 특수전 작전팀의 암벽등반 선등요원 양성을 위한 것으로 3주에 걸친 산악지형 극복 훈련의 일환이다. 경북 군위에서 글·사진=조용학 기자
[국방일보]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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