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미, 한국 핵추진 잠수함 보유 합의”
고위 관계자 “양국 실무 논의 끝나”
“문 대통령, 트럼프와 뉴욕 회담 뒤
적절한 때에 합의 내용 공개 예정”
농축 우라늄 연료 도입도 협의 계획
한국과 미국 양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19일 밝혔다.
원자로에서 생산된 에너지로 엔진을 돌리는 핵추진 잠수함은 연료인 우라늄을 한번 넣으면 수년간 수중에서 작전이 가능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 순방에서 (탄두 중량과 사거리를 연장한) ‘미사일 지침 개정’ 플러스 알파를 가져올 것”이라며 “알파는 핵추진 잠수함”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그동안 한·미 간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 문제를 긴밀히 논의해 왔고, 이미 실무선에서는 논의가 끝났다”며 “유엔총회 기간(한국시간 18~22일)에 추진 중인 한·미 정상회담 뒤 적절한 시점에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잠수함 도입은 뉴욕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과제로, 역대 어떤 정부도 하지 못한 일이지만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합의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지 못한 이유는 핵비확산을 정책기조로 한 미국의 암묵적인 반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고도화하면서 한·미 양국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에 공감했다고 한다.
특히 북한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응하기 위해선 오랫동안 수중에서 매복할 수 있고, 속도도 빠른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무현 정부 때 핵추진 잠수함 도입 사업단장을 지낸 문근식 예비역 대령은 “핵추진 잠수함은 물과 식량이 떨어질 때까지 수중에서 작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한국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하기 위해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장보고급(1200t) 잠수함의 경우 최소 하루 한 번 나와야 하는데, 잠수함은 수상(水上)에서 가장 탐지되기 쉽기 때문에 작전반경에 제한이 있다.
양국은 한국의 외교부 차관과 미국의 에너지부 부장관으로 구성된 고위급 위원회를 열어 핵추진 잠수함에 사용할 우라늄을 한국에 제공하는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은 미국과의 원자력협정에 따라 우라늄의 군사적 사용이 제한된 상태지만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농축률 3~5%의 우라늄은 미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핵무기를 만드는 것만 금지했을 뿐 원자력발전이나 군함의 연료로 사용하는 것까지 불허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취임 전인 지난 4월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도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당선되면 미국과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언급하면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지난 7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대해 “검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핵추진 잠수함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아니라 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하는 잠수함을 말한다. 장시간 수중 작전이 가능해 북 잠수함 추적이 용이하다.
[중앙일보]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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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아니라는데…가라앉지 않는 '핵잠수함' 보유론
北 SLBM 위협 현실화, 원자력잠수함이 최선의 방책
국내 관심 높아져, 한미간 군사 현안으로 급부상
거듭된 정부 부인에도 원자력 잠수함 보유론 힘얻어
[이데일리 김관용·김성곤 기자] 정부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보유 주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북한의 지상 발사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함께 수중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위협도 현실화하고 있어 정부 당국자나 전문가들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20일 ‘한미 양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한미 핵추진 잠수함 보유 합의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지금까지 양국간에 어떠한 형태의 합의도 이뤄진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해군 관계자들도 이날 “미국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에 대해 어떠한 실무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수중 잠수함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SLBM)이 수면 위에서 점화해 하늘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실화 된 北 SLBM 위협, ‘핵잠수함’ 관심↑
하지만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고 북한의 SLBM 위협이 급부상하면서 한미간 주요 군사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라 조만간 한미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SLBM 1기를 탑재하는 2000t급(신포급) 디젤 잠수함을 보유한 북한이 SLBM 3~4기를 탑재할 수 있는 3000t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관측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잠수함이 은밀하게 움직여 기지를 빠져나와 기습적으로 SLBM을 발사하면 이를 방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제한 수중작전이 가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에서 잠항하며 적 기지를 24시간 감시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재래식 잠수함은 잠항 중 충전된 전기를 다 사용하면 흡기통을 물위로 내놓고 엔진을 다시 가동해 전기를 충전해야 한다. 이 과정을 ‘스노쿨’이라고 한다. 디젤 잠수함은 일정 간격으로 스노클 과정을 통해 전기를 충전한다. 문제는 스노클 과정에서 잠수함의 함교탑 부분이 물 위로 노출되고 열과 소음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적 수상함이나 항공기 등에 발견될 확률이 높다.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시간함이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주한 미 해군사령부]
◇“차세대 잠수함 3척, 원자력 추진체계 설계해야”
이와는 다르게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잠항지속시간에 거의 제한이 없다. 우라늄을 핵분열하면 고온에 의한 증기가 발생한다. 이 고온고압의 증기로 터빈을 회전시켜 추진하는 원리다.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퇴역 시까지 연료 교환이 필요없다.
우리 정부는 앞서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기인 지난 2003년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했지만 연료인 농축우라늄 확보 문제와 미국 등 주변국의 반대로 중단한 바 있다.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은 209급의 장보고함급(사업명 장보고Ⅰ)과 214급의 손원일함급(장보고Ⅱ)이다. 이와 함께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장보고-Ⅲ Batch-1(1∼3번함) 건조에 이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장보고-Ⅲ Batch-2(4∼6번함)를 건조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장보고-Ⅲ Batch-3(7~9번함) 건조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상황. 7번함부터는 원자력 추진체계 기반의 잠수함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원자력 기술력이 세계 5위권인 한국은 마음만 막으면 2∼3년 내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게 전문가들 평가다.
우리 군은 해군 잠수함과 해상작전헬기, 해상초계기 등을 동원해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 와일드캣 해상작전헬기(AW-159)와 잠수함 이종무함(1200톤급)이 대잠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미국 및 국제사회 동의 필요성, 연료 문제도 과제
문제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약 등은 원자력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원자력발전소 등의 평화적 이용으로 한정하고 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 자체가 핵무기 및 기타 핵폭발장치의 보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 조약을 위반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국제사회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한미 원자력협정도 문제다. 이 역시 원자력의 군사적 이용을 제한하고 있어 한미 간 협정 개정이 필요하다.
또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 사용만을 강제하고 있어 효율이 높은 고농축 우라늄 기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는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황이다.
농축도가 높을수록 연료 교체주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는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원자력 추진 잠수함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 기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프랑스의 1세대 핵 추진 잠수함인 루비급(2600t급)에 사용된 수준이다.
[매일경제]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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