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린온 개량, 국외 헬기 도입보다 2000억 더 들어” 靑 청원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선행 연구 결과
'마린온' 공격헬기가 국외도입 보다 2000억 더 소요
"일부 北 헬기보다 기동성도 떨어져"
靑 청원엔 "1t 트럭 무장한다고 탱크 안돼"
작년말 한국항공우주가 공개한 마린온(수리온) 기반 무장형 공격헬기. /조선일보DB
해병대의 상륙작전을 지원할 ‘상륙공격헬기’ 도입 사업이 마린온을 개량하는 국내 개발로 가닥이 잡히면서 12일 군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국외의 공격 전용 헬기보다 2000억가량의 예산이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속도 등 성능은 일부 북한 헬기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해병대 공격 헬기의 국산 마린온 선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도 올라왔다.
군 관계자는 “해병대 공격 헬기 사업과 관련해 안보경영원과 국방기술품질원의 두 차례 선행 연구가 있었다”며 “미국의 헬리콥터인 바이퍼 도입보다 2000억원가량의 예산이 더 투입되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안보경영원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마린온을 공격 전용 헬기로 개조·양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조4000억원, 바이퍼를 도입하면 1조2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 개발’이라는 대의(大義)에 따라 마린온을 개조해 공격 전용 헬기로 만든다 하더라도 성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공격 헬기는 효과적인 방어와 공격을 위한 순간 수직 상승 속도가 중요한데, 미국의 바이퍼는 초당 14m인 반면 마린온은 무장을 달지 않은 상태에서 속도가 초당 7m 수준이다.
마린온의 최고 속도는 264㎞인데, 바이퍼(296㎞)보다 30여㎞ 느리고, 여기에 무장까지 달면 속도가 더욱 느려질 것으로 군은 예측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일부 북한 헬기보다도 기동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상륙 작전시 기동헬기를 엄호해야할 공격헬기가 기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마린온 기반 공격 헬기 개발은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처럼 논란이 계속되자 마린온 상륙공격헬기 도입을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자는 “1t 트럭이 무장한다고 탱크가 될 수 없다”며 “해병대는 얼마 전 마린온 사고에 동료를 잃은 큰 아픔이 가슴속에 남아있다. 해병대가 원하는 검증된 공격 헬기로 재검토 선정해주시길 청원 드린다”고 했다.
[조선일보] 20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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