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잡았던 용사들의 전설 [ 5 ]
소수로 다수를 견제하다
제43중대가 양도를 점령하자 원래 맞은 편 해안에 최초 1개 중대 규모로 배치되어 있던 북괴군은 연대규모로 즉시 증강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제42중대의 여도 점령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처럼 북괴군의 신속적인 증강은 최전선에 투입될 적의 전력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왔고 이것은 우리가 원하던 작전의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이때 증강 배치된 북괴군은 독립 제63연대였습니다.
[ 한국전쟁 당시 뛰어난 전공을 올려 훈장을 수여 받은 해병대원들 ]
그 동안 유엔군 함대에 눌려 섬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였던 북괴군은 1952년 2월 20일 야음을 틈타 바다를 건너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양도를 공격한 북괴군은 제63연대 1대대였는데, 이들은 함경북도 부령일대에서 1개월간 상륙훈련을 받은 후 나진해안으로 이동하여 추가로 9일간 실전 훈련을 반복한 정예병들이었습니다. 그 만큼 북한은 양도 탈환에 상당한 집념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 북괴군은 야음을 틈타 양도를 공격하였습니다 ]
2척의 발동선과 52척의 전마선에 분산 탑승한 북괴군은 크게 둘로 나뉘어 길주양도와 명천양도로 상륙하였고 아군 진지를 향해 박격포를 발사하면서 전투가 개시되었습니다. 약 3배나 많은 적은 순식간 길주양도의 70고지와 명천양도의 47고지를 점령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단지 물리적으로 고지를 점령한 것에 불과하였을 뿐이었습니다. 아군은 교전을 삼가하고 깊숙이 매복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 아군은 교전을 삼가고 은밀히 매복하고 있었습니다 ]
단지 섬에 상륙만 한 북괴군은 고지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었고 아군의 요격에 하나 둘씩 각개 격파되어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결국 먼동이 터오던 새벽 5시 20분 철수하기 위해 상륙 위치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는데, 바로 이때 유엔군 구축함의 함포사격으로 상륙 주정들은 해변에서 파괴되었고 뒤에서 제43중대의 맹공이 이어지자 적들은 해안가에서 완전히 괴멸되었습니다.
[ 적들은 해안가에서 괴멸되었습니다 ]
이처럼 동해안의 여도와 양도를 근거지로 하여 적의 배후를 위협하고 적 보급차단 및 연안봉쇄에 혁혁한 전공을 세운 제42중대와 제43중대는 1952년 10월 여도부대와 양도부대로 개칭되었고 휴전 때까지 현 진지를 사수하였습니다. 1951년 여름이후 전선은 오늘날의 DMZ일대에서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해병대는 동해안 북단을 마치 앞마당처럼 계속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 포로를 분류하는 국군 ]
이를 기반으로 한 원산항 봉쇄는 전략적으로 대단한 효과를 발휘하였습니다. 당시 한반도는 남이던 북이던 육상 교통 인프라가 극도로 열악하여 가장 좋은 도로라 하더라도 시골 신작로 수준에 불과했고 철도는 연일 이어진 폭격으로 제 기능을 하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해상 운송은 군사적 우위를 담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는데 이것도 항구와 해로를 확보하여야 가능한 이야기였습니다.
[ 도서 작전 당시 근접 지원에 투입 된 AMS-505 김해정 ]
아군은 이런 전략적 이점을 톡톡히 누렸던 반면 해군력이 없다시피 한 공산군은 그러하지 못하였고 더구나 북한 입장에서 전선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였던 원산항 봉쇄는 충분히 예상될 수 있는 소련과의 해상 연결을 완전히 차단시켜 버렸습니다. 함경도 해안가를 따라 육로를 통해서 소련으로부터 최전선까지 보급이 이어지기는 당시 상황으로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 동해안 요충지 섬들에서 벌어진 해병대의 전설은
어느덧 잊혀 진 기억이 되어버렸습니다 ]
다시 말해 독립 제42, 43중대가 동해안의 도서를 확보한 전과는 전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중대규모가 펼친 작은 규모의 후방작전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이처럼 전략적인 효과는 엄청나게 컸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러한 전과가 그 동안 소홀하게 취급되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도 휴전과 동시에 이들 요충지 섬들을 포기하고 전격 철수하면서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 계속 )
출처 : [ august 의 軍史世界 ]
http://blog.chosun.com/xqon/731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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