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멍에 - 2. 海兵隊 創設期
(9) 天子峰
덕산비행장이 있는 덕산동 바로 동쪽 하늘에 우뚝 솟아 있는 천자봉(△620)은 진해시를 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장복산(일명 장벽산) 줄기의 동쪽 부위에 위치하는 해발 620미터의 영봉(靈峯)이며, 이 봉우리는 창설기 때부터 모든 해병들의 정신적, 육체적인 도장(道場)이 되어 왔다.
정상에 높이 80척 둘레가 40척 가량 되는 시루 모양의 바위가 의연하게 좌정하고 있는 이 영봉은 다음과 같은 상서로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즉 고석(古昔)에 조상의 시신을 묻을 명당혈처(明堂血處)를 찾아 팔도를 답사하고 있던 이(李)씨와 주(朱)씨 성을 가진 어떤 상전과 하인이 이 봉우리 인근지역에 있는 만장대(萬丈臺, 일명 屛山) 부근에서 발견한 두 개의 암혈(岩穴)에 그들 조상의 시신을 묻었던 바 그로부터 먼 훗날 그 이씨 문중에선 이성계(李成桂)가 태어나 이씨조선의 태조가 되고 주씨 문중에선 주원장(朱元璋)이가 태어나 명(明)나라의 천자가 됨에 영기어린 그 시루모양을 한 봉우리를 그때부터 천자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그러한 전설이다.
그런데 그 천자봉이 해병들과 그처럼 깊은 인연을 맺게 된 연유는 해병1기 신병들의 훈련을 끝마친 후 해병대에서는 사령관 이하 전장병이 1기생들의 수료를 기념하고 단결심과 호연지기를 함양하기 위해 처녀등반을 한 것이 효시가 되어 그후 6·25동란기를 거쳐 연면히 기(期)를 이어 왔던 그 수많은 신병들과 하사관후보생, 또는 사관후보생들이 훈련과목으로 편성되어 있는 '천자봉 구보'를 오랜 세월 해왔기 때문이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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