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멍에 - 3. 海兵隊의 晋州駐屯
(1) 진주로 이동
4월 1일에 입대식을 거행했던 해병 1기생들의 신병교육대 수료일자는 7월 중순경 어느 날이었다.
그리고 1기생들의 수료식을 앞두고 해병대에서는 가입대 중인 해군14기 신병들 중에서 440명을 해병2기 신병으로 확보하여 8월 1일부터 교육을 실시했다.
한편 그 해 8월 26일 신현준 사령관은 해군본부의 지시에 따라 대구에서 육군참모총장 채병덕(蔡秉德) 소장과 군사회담을 가졌는데, 채 총장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던 대구회담에서 거론이 된 사안은 해병대의 전투부대를 진주에 주둔시켜 지리산을 근거지로 하여 진주시를 비롯한 그 인근지역에 출몰하는 공비소탕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다.
회담의 결과 해병대에서는 1개 대대규모의 전투부대를 편성하여 파견하되 그 전투부대에 대한 장비 및 실탄 등은 육군에서 지원해 주기로 합의를 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해병대에서는 11월 27일 548명으로 편성된 전투부대를 진주로 파견했는데 그 병력은 300명의 1기 신병과 창설식을 거행한 후에도 계속 해병대로 전입한 기간요원들로 편성한 병력이었다. 진주 주둔부대의 편성표는 다음과 같다.
부대명을 김성은 부대로 명명하게 된 것은 신 사령관이었다. 부대명을 그렇게 정한 신 사령관은 부대가 진주로 떠나기 전 해병대가 육전을 하는 부대란 것을 표지하기 위해 'X'자 형으로 엮어 세운 두 자루의 총대하부 중심 부위에 해군의 마크인 닻을 고착시킨 마크를 고안하여 해병대를 상징하는 표지가 되게 했다.
그래서 그 당시 드물게 커버가 없는 일본군의 철모를 가지고 있던 하사관들은 그 철모 앞 부위에 흰 페인트나 먹으로 마크를 그려놓곤 했는데, 그때 신 사령관이 고안했던 최초의 그 마크는 1964년 진해 덕산비행장동네산에 건립된 해병대 발상탑의 탑신 위에 주조물로 제작되어 좌정하고 있다.
그리고 부대가 진주로 출동할 때 신 사령관은 훈시를 통해 군이란 특권이 부여된 특수계급이 아니라 국가 민족을 위해 멸사봉공해야 하는 존재란 것을 강조한 다음 "고금을 막론하고 술과 계집으로 인하여 영웅호걸들은 그 신분을 그르치고 군인들은 부전(不戰) 자별의 경지에 이른 예가 허다하니 해병들은 이를 각별히 명심하여 그런 과오를 범치 말아야할 것이며 특히 민폐를 끼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 이란 말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 날 진주에 도착했던 해병대는 그 직전까지 육군부대가 주둔해 왔던 진주사범학교에 주둔하게 되었다.
부대를 이끌고 현지에 당도했던 나는 임무교대를 위해 대기 중인 서정철 소령(육군부대 대대장)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임무교대를 대신 했는데, 그가 나에게 인계해준 사항은 아무 것도 없었고, 그가 지휘하고 있던 병력은 그해 이미 철수를 해 버리고 없었다.
통영 출신인 그 서정철 소령은 훗날 사단장(28사단)을 역임하고 소장의 계급까지 승진했으나 소장 때 권총 사격선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던 그가 총기 오발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던 나는 진주사범학교에서 인사만으로 임무교대를 했던 그 시절의 일을 생각하며 애석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한편 해병대가 진주에 주둔하게 되자 육군본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장비를 공급해 주었다.
권총 15정
기관단총 28정
칼빈소총 257정
경기관총 6정
중기관총 4정
81밀리 박격포 1문
99식 소총 141정
3/4톤 트럭 1대
트럭 2대
이와 같은 장비를 공급받게 된 해병들은 감격스러운 만큼 기쁜 일이었으나 훈련기간 중에 조작해본 99식 소총 외에는 모두가 낯선 무기들이었으므로 조작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마산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16연대의 병기교관들을 초청하여 조작법을 배우게 했는데,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대원들은 반자동소총인 칼빈소총과 경기관총 등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때 81밀리 박격포만은 실탄을 곧급받지 못해 시사를 해 볼 수가 없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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