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멍에 - 11. 철수(撤收)
(3) 해병대의 진해 집결
내가 탑승했던 수송기가 부산 근교에 있는 수영(水營)비행장에 도착했던 시각은 12월 15일 새벽 4시경이었다. 수송기가 비행장 상공에 이르렀을 때 나는 활주로 주변에 있는 넓은 공지(空地) 곳곳에 모닥불이 타고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을 뿐 그때까진 그 비행장이 어느 나라의 무슨 비행장인지, 그리고 모닥불을 왜 그렇게 많이 피워 놓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으나 기체에서 내린 후 가까이에 있는 모닥불 쪽으로 가서 그 모닥불 가에 둘러 앉아 불을 쬐고 있는 먼저 도착한 해병들에게 말을 건네 본 다음에야 비로소 그 비행장이 부산 근교에 있는 수영비행장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수영비행장에 도착한 후 나는 상당수의 대원들이 연포비행장에서 일본으로 갔다가 수영비행장으로 왔다는 얘기를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전해들을 수가 있었고, 또 12월 14일 흥남부두에서 철수했던 미 해병 1사단이 마산(馬山)에 집결해 있다는 소식과 12월 7일과 9일 원산항에서 철수했던 3대대와 1대대가 부산항에 기착을 했다가 진해(鎭海)로 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또한 북한지역으로부터 철수한 한국 해병대가 미 10군단의 배속에서 해제되었다는 얘기도 전해 들을 수가 있었다.
그 전날 오후부터 계속 수영비행장에 도착했던 2대대와 5대대 및 사령부 제대(梯隊)는 그날 오전 11시 30분경 해군본부(제1부두) 수송대 광장에 집결하여 오후 4시경 해군 군악대의 환송리에 진해로 출항했는데, 그날 저녁 진해에 도착한 후에는 2대대는 통제부 강당, 5대대와 사령부는 도천국민학교에 수용이 되었다. 그리고 선편으로 철수했던 1대대는 진해여중, 3대대는 진해중학교에서 숙영하고 있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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