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글/4대사령관 김성은

국방의 멍에 - 16. 재출진(再出陳) (17) 후일담(後日談)

머린코341(mc341) 2014. 8. 21. 21:55

국방의 멍에 - 16. 재출진(再出陳)

 

(17) 후일담(後日談)

 

  이밖에 남겨 둘 후일담 한 토막이 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러니까 내가 소장 계급일 때 국방대학에 들어갔었는데, 그 첫째날인지 둘째날의 점심식사 시간에 함께 입교한 김용국 대령과 김종식 대령과 함께 앉아 있는 구내식당에 모습을 나타낸 당시의 1사단장 김동빈(金東斌) 소장은 해병대 사람들이 반가웠던지 대뜸 이런말을 하며 좌석의 분위기를 돋구는 것이었다.

 

  즉, "해병대 정말 잘 싸우더군요‥‥‥‥, 그때 연천지구에서 중공군들을 그렇게 많이 죽여놓은 것을 보니‥‥‥‥“ ”그런데 훈장을 달라면 몇 가마니는 줄텐데 왜 아무소리 하지 않고 가 버렸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군요" 하며 비어 있는 옆자리에 앉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말은 듣고 있던 김용국 대령이 빙긋이 웃으면서 "그때 해병대의 전투단장이 누군지 아십니까?" 하자 김동빈 소장은 알고도 모르는 척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나 "글쎄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다보니 누가 누군지‥‥‥‥“ 하며 생각이 잘 나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김 대령이 "바로 이 분이 아닙니까" 하여 나를 소개하자 김 소장은 "아 그러시던가요?" 하며 악수를 청한 다음에 그때 1연대 진지를 잘 지켜줘서 말할 수 없이 고마웠는데 왜 훈장 몇 가마니 받아가지 않았느냐고 농을 하기에 "우리 해병대는 그 정도의 일을 가지고 훈장 달라고 하지 않는다" 고 대꾸했더니 폭소가 터져 더욱 인상깊은 해후(避還)의 장면이 되게 했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