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역사/해병대 명인·기인

화제(話題) - 육군 고급부관학교에서 체험했다는 이성경 일병의 자체기합 스토리

머린코341(mc341) 2014. 8. 21. 22:01

화제(話題) - 육군 고급부관학교에서 체험했다는 이성경 일병의 자체기합 스토리

 

여기에 공개하는 일화는 휴전 후인 54년 여름철 대구에 소재하는 육군 고급부관학교 인사행정반에 입교했던 병 31기 이상경 일등해병이 대구 막사에 근무하는 선배 하사관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짜에 한 반에 2명씩 입교한 7개 반(인사행정 회화 번역 녹음 필생… 등)의 후배 해병들(자기를 제외한 13명)에게 가한 밀약적이고 과시적인 기합과 관련된 것인데 그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즉 입교 명령을 받은 이성경 해병이 막사에 도착, 입교 통지서를 제시하며 신고를 하자 신고를 받은 그 하사관이 입교자 중의 최고참인 이성경 일등해병에게 이등병조(하사)의 계급장을 달아주며(그 당시는 각 군의 계급장이 통일되지 않았을 때임) 최고참병으로서 육군을 비롯한 각 군의 피교육자들을 의식하지 말고 이런 식으로 13명의 후배 해병들에게 기합을 주라고 하자 이성경 해병은 성격상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입교식을 치른 그날부터 수업시간이 끝나기만 하면 13명의 후배들을 런닝셔츠 바람으로 율무 같은 자갈 모래가 깔려 있는 넓은 연병장에 일렬횡대로 정렬시켜 놓고 일차적으로 13명 중의 선임자가 갖다 바치는 빳다로 타군 피교육자들이 보기엔 인정사정없이 가격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실제로는 솜방망이 휘두르는 여린 심정으로 그들의 허벅지와 엉덩이 부위를 가격한 데 이어 그들에게 1포복 2포복 3포복을 하게 함으로써 마침내는 팔꿈치에서 피가 흘러내리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기합이 약 1시간 동안이나 연병장 한 가운데 진행이 되다보니 주번사령(대위)이 연병장에서 실시하게 돼 있는 일석점호에 지장을 초래시킨 적도 있었고, 또 때로는 마치 학교 당국에 그 어떤 감정이 있는 것처럼 교장실이 있는 학교본부 입구 쪽에 조성해 놓은 화단 둘레에 보기 좋게 박아놓은 표지석을 뽑아 수성교 다리 밑으로 집어 던지는 등 육군 장병들이 생각하기에도 납득이 가지 않는 면이 있었겠지만 이성경씨 자신으로서도 처음부터 마음에 내키지 않았던 행동을 대구 막사의 각본에 따라 취했다는 것이 이 스토리의 대강인데 이러는 과정에서 이성경 하사는 팔꿈치에 피를 흘리며 포복을 하고 있는 장면을 처음으로 목격한 주번사령이 자신에게 “기합이 너무 심하지 않나”하고 말하자 “기합이 아니고 훈련입니다”라고 대꾸했다고 하며, 학교 본부 교장실 입구에 있는 화단 둘레의 아담한 표지석을 수성교 다리 밑에 던진 일이 있은 후 한 차례 교장실로 불려갔던 이성경 하사는 그 일로 문책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학교장 백 모 준장이 양담배 한 갑을 피우라고 건네주며 너그럽고 부드러운 말씨로 “고생이 되지?”하는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저녁에는 교내의 주보에서 과음을 하여 웅크리고 앉아 있는 후배 대원 한 사람을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 구경하듯 둘러싸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 서서 함께 지켜보고 있는 육군헌병의 권총을 뽑아 들고 천정으로 실탄 한 발을 쏘아 육군 사병들을 혼비백산케 한 다음 취중에 깜짝 놀라며 일어나는 후배를 내무실로 데리고 간 적도 있었다고 말하는 이성경씨는 50 여 년 전 육군 고급부관학교에 입교해 있는 동안 물론 대구 막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긴 했지만 해병대 특유의 기질과 근성을 과시하며 그와 같은 고참병 노릇을 했던 일이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名人∙奇人傳 第 3 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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