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서살아남기 <5> 우리 몸의 기초 생리 (하) (국방일보, 2009.02.06)
‘체온 유지’도 생존의 필수요소
지난 편에 우리 몸을 지탱해 주는 필수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물과 식량에 대해 알아보았다.
물과 식량의 확보로 어느 정도 신체 활동성에 대해 보장했다면 그 다음은 어느 환경에서도 자신의 체온을 유지해 몸이 정상적인 생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
◆ 체온을 유지하라!
체온을 유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쾌적한 환경에서 적당한 피복이 갖춰졌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때로는 물과 식량보다 더 우선순위가 될 수도 있다. 바로 혹서기의 열상해로 인한 탈진·의식불명일 경우 5분 안에 뇌사로 발전할 수 있고, 혹한기 저온 환경에서는 1시간 내에 동상이나 저체온증, 심지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우리 몸(생명)의 온도 = 37도
인간은 항온동물이다. 대부분의 생명체가 그러하듯 인간도 역시 평생을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우리 몸은 37도의 온도를 유지하도록 돼 있는 매우 과학적인 시스템이다. 그러나 일정한 체온유지는 몸 전체에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심장·폐·간·내장 등 큰 기관은 거의 37도의 균일한 온도로 유지되는데 이것을 심부 온도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체온이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중심부와 신체의 말단부(손끝·귀·발가락 등)는 환경 온도 변화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평상시는 약 4도, 극지·혹한 지역에서는 약 20도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추운 지역에서 손이나 발·귀가 동상에 걸리는 이유는 인체 부분 중 가장 온도가 낮은 곳이며 또 민감한 촉각의 수용체가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 체온조절의 핵심기관은 뇌의 시상하부
자신의 체온이 매일 시시각각 변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변동은 거의 1도 이내다. 장시간 동안의 격한 활동, 중병 또는 극도의 저온과 고온 상태에서만 체온은 36~37.8도의 정상 범위를 벗어난다. 겨울의 추위, 강우로 몸이 젖었을 때 또는 혹서기의 고온, 훈련이나 운동을 할 경우 인체 내의 온도 변화가 생기면 인체는 즉시 원상태의 기준온도(37도)로 돌아가기 위해 활동한다.
이렇게 일정하게 체온이 유지되는 것은 체내에서 생산되는 열의 양과 체외로 방출되는 열의 양이 항상 같기 때문인데 이러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뇌의 시상하부다. 즉, 체온이 상승하면 시상하부 전면부의 신경세포들이 흥분해 피부의 혈관을 확장시키고, 땀이 나오게 해 열의 방출을 증가시키는 한편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 열의 생산을 감소시킨다.
피부의 땀구멍은 200~300만 개 정도이며 이곳으로 나온 땀이 주위의 열로 기화되면서 시원함을 느끼게 되고 체온을 낮추는 것이다. 반대로 체온이 내려가면 주로 피부에 있는 온도감각의 감수체가 시상하부의 후면부에 있는 신경세포를 흥분시킨다.
이 결과로 피부의 혈관을 수축시켜 따뜻한 혈액이 피부 표면 가까이 흐르는 것을 방지하고 땀의 분비를 감소시켜 열 방출을 저하시킨다. 입술이 푸른색으로 변하는 것은 이 때문이며 한편 전신의 골격근의 긴장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서는 떨림을 일으켜 골격근에서의 열 생산을 증가시키는데 이때 이도 떨리게 된다.
이때에는 거의 모든 피부의 땀구멍을 닫아버린 상태이므로 소름이 돋는다. 예를 들면 소변을 보고나서 순간적으로 몸이 떨리는 것은 빠져나간 수분의 열 손실로 몸을 떨게 함으로써 다시 올리려고 하는 인체의 방어작용이다.
◆ 장시간 체온조절 실패는 죽음
그러나 이러한 체온의 정상 유지가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혹서기에는 고온과 태양열, 높은 습도, 적은 바람, 여기에 훈련 강도가 더해져 높아진 체온을 낮출 수 없을 때 열탈진·열사병으로 발전하며 혹한기에는 국부적인 동상과 저체온증 등의 한랭손상이 발생한다.
이는 체온조절 기전의 실패에 의해 자신의 기준온도를 맞출 수 없는 것인데 이러할 경우 1시간 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체열과 관련해 주변 환경과 열악한 상태로 인해 몸에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상을 감지하고 몸의 체온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고온에서 훈련할 경우 갑자기 한기를 느끼고 피부에 소름이 돋는다면 훈련을 멈추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냉수를 충분히 마셔야 한다. 인체의 온도조절 시스템이 혼돈에 빠지면서 체온이 더 상승돼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인데, 치료하지 않으면 이러한 상태는 열사병과 사망으로 발전한다.
반대로 저온에서는 가장 대표적으로 동상과 저체온증이 있는데 동상은 국부적인 혈관이나 조직이 동결되는 것이므로 위험하긴 하지만 생명을 잃지는 않는다. 그러나 저체온증은 체온이 약 2도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1시간만 지나더라도 생명을 잃을 수 있으며 신체의 건강상태에 따라 그 시간은 가감될 수 있다.
추위 속에서 훈련이나 운동할 경우 옷을 너무 많이 입지 말아야 한다. 옷을 많이 입고 활동하면 신체는 빠르게 더워지면서 발한작용을 한다. 땀이 옷을 적시면 증발작용으로 열을 빠르게 제거시키므로 추위를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적당한 여분의 마른 옷이 없을 경우 차라리 젖은 옷을 벗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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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임승재 대위 육군특수전교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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