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 긴빠이
난 군대 갈때까지 해물이라곤 갈치, 고등어, 멸치, 김, 미역이나 알았다.
내륙 촌놈이 생선회라곤 먹어본 일도 없고 들어본 일도 없었다.
그 시절에는 상상도 못했다.
우리부대는 120일 정예화훈련이 넉달이 지나가고
양포만 유격훈련장으로 이동 훈련중이다.
추석이 몇 일 남지 않은 10월초 일요일 ...
정예화 훈련중이라도 일요일은 쉬기 때문에
영외거주 하사관 이상은 집으로 또는 외박으로
훈련장은 당직계통 외에는 높은 분이 없었다.
중식을 끝내고
IBS 두어척이 막걸리 몇 병, 고추장, 작살과 수경, 오리발을 가지고
나가는것을 본 대원들은 너도 나도 IBS를타고 뒤따른다.
아마 15~6척 이었다.
우리는 방파제를 돌아 유격장쪽으로 패달링하는데
멀리 해안에서 아줌마 몇명이 무엇을하고 있다.
가보니 아저씨 두분이 바다에 저장해 놓았던 멍게를 건져올리고
아줌마들은 품질 등급별로 골라 박스에 담는다.
추석대목에 출하할려고 작업중이다.
그리고 상품가치가 없는것을 싫컨 먹으라 한다.
난 태어나서 멍게를 처음 먹어본다.
아니 처음본다.
씁쓸하며 떨떠름 하지만 대원들이 막 먹길래 나도 얼떨결에 먹었다.
그러면서 아저씨들 "바다속에 멍게좀 건져올려 주세요."한다.
몇 몇 대원들은 IBS를 이용 멍게가 저장된 그물망태를 건져주기도 한다.
얼마나 지났을까.
복귀한다 ~ 철수 철수 하며 훈련장으로 출발하는데
하나 둘 하나 둘 하며 힘차게 패달링을 하고있다.
우리 덩달아 하나 둘 하나 둘 하며 패달링을 하고 뒤따르는데 뭔가 이상하다.
선착순도 아니고 소리는 요란한데 IBS가 속도가 없이 힘들게 간다.
어느덧 방파제를 돌더니 IBS에 그물망태를 끌어올리는데 멍게망태다.
멍게그물망태를 IBS 밑에 끌고오니 힘들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모든 IBS들이 뒤에서 소리만 요란하게 하나 둘 하고 있었던 것이다.
훈련장에 돌아와 3망태를 풀어놓으니 대대병력이 먹어도 될 만큼 많다.
당직사관은 입이 떡 벌어져 이걸 어찌먹나 하더니
하사관 몇 몇이 돈을 겉어 막걸리를 두통이나 사다가
멍게먹고 싶은 사람 알아서 실컷 먹었다.
난 38년이 지나도 회집에서 멍게만 나오면 그 이야기를 한다.
.그때 그 분들 멍게그물 찾느라 애 먹었을텐데...
우리가 긴빠이 했습니다.
해병대 기습특공부대가 먹었습니다.....
출처 : 다음카페 해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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