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학중의 추억(2)
하와이 출신의 미국 처녀
상륙전 학교의 크라스 메이트중에 "미키"란 미 해병대 항공 장교가 한사람 있었습니다.
어느날 이 친구가 주말에 자기 아파트에서 총각, 처녀 파티를 하는데 오라고 초청을 했습니다.
이 파티는 "자기가 마실 것을 갖고 오는 파티"인데 그날 자기가 마실 맥주건 위스키건 각자 알아서 가져 오고, 여러곳에서 처녀들을 초청하여 하루 저녁 이들과 어울려 얘기도 나누고 춤도 추고 하는 일종의 사교 모임인데 마음 맞는 사람이 있으면 짝도 구하는 그런 모임 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우연히 상무성에 근무하고 있다는 하와이 출신 처녀하고 장시간 서로 관심사를 얘기하고 있었는데, 이 처녀가 내가 차를 갖고 왔으면 이따가 집에 갈 때 자기집까지 바래다 달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파티가 거의 끝날무렵 이 처녀가 이제 그만 가자고 해서, 와싱톤 시내를 이리 저리 돌아서 집에까지 와서는 잘 자라고 하고 떠나려고 하는데, 이 처녀는 차에서 내릴 생각은 않고, 여기서부터 어떻게 우리가 있는 콴티코 가는 90번 지방 도로를 잘 찾을 수가 있는지 아주 친절하게도, 첫 번째 신호등에서 우회전하고, 신호등 둘을 지나 좌회전을 해서 얼마를 가면 무슨 거리 인데 거기서 똑바로 신호등을 몇 지나면 어디가 나오고 하는식으로 똑같은 얘기를 서너번 반복을 해서 내가 길을 잘 찾아 갈수 있도록 한참 설명을 한 후에야 잘가라고 하면서 차에서 내리더군요.
다음날 학교에 가니 내가 그 처녀를 집에 바래다 준것을 아는 어제 파티에 참석했던 미군 친구 몇 명이 내게 와서는 어제 어땠냐는등 이상한 눈초리로 묻는게 하도 이상하여 어제 파티를 초대한 "미키" 대위에게 가서 친구들이 이상한 질문 들을 하는데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미키"대위는 엊저녁에 그 아가씨하고 아무일도 없었느냐고 오히려 의아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 보면서 하는 얘기가 통상 그런 곳에서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면, 집에 도착한 후 "커피 한잔 줄 수 있냐"고 하고 방에 까지 따라가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게 순서 랍니다.
머리 새까만 동양에서 온 촌 사람이 이런 서양 관습을 알수나 있었겠습니까.
결국은 본의 아니게 이 미국 처녀에게 큰 실례를 범한 셈이 되었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그날밤 집에와서 얼른 차에서 내리지 않고 여러 차례나 가는길을 반복해 일러 준 것은 내게서 커피 한잔 안주겠느냐는 말이 나오길 기다리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몇주일이 지난후 "미키" 대위가 만들어준 기회가 다시 와서 그 처녀 집 앞에 와서는 시침 뚝떼고 커피 한잔 주겠냐고 했더니 "와이 낫"(왜 않되겠어요)하는 대답이 기다렸다는 듯이 금방 나오더군요.
한참후에 나와서 차 유리창을 보니 경찰 스티커가 한 장 붙어 있는데 남의 재산권 침해로 벌금이 아주 큰 30달러 짜리 였습니다.
이 한국 촌 사람, 따라 들어가기 바빠서 빈 자리인줄 알고 주차한 곳이 바닥에 번호가 있는 임자있는 주차 공간이었고, 따라서 남의 재산권을 본의 아니게 침해하고 말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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