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IBS)의 추억
선착순하면 해병대의 훈련이나 기합의 1등 가는 메뉴다
특히 신병훈련소때, 실무에서 유격훈련, 공수훈련, 기습특공훈련 시
그리고 기타 부대훈련 시 단골메뉴다.
우리부대는 기습특공훈련의 기초훈련이 지나 중반으로 들어서
이제는 IBS를 거침없이 다루게 된다.
이제 IBS를 타고 첫 영일만 횡단에 나선다.
장거리 패달링 훈련이다
오전 2시간의 PT 체조와 구보 등 지상훈련을 끝내고
부대가 반으로 나누어 본부중대와 5중대는 IBS를 타고
도구를 출발 영일만을 횡단 포항 북부해수욕장에 상륙하고
6,7 중대는 구보로 형산강다리를 지나 포항시내로 해서
북부해수욕장에 도착 중식을 하고 쉬었다 교대하여
반대로 도구해안에 도착하는 훈련이다.
선착순 패달링하면 건너 해수욕장에 2시간 정도 걸리고
그곳에서 중식 후 쉬었다 구보로 도구해안에 돌아온다.
훈련장 백사장에 팀별로(당시 1팀7명)로 도열하여 지시사항을 듣고
IBS앞으로 하니 와~~와 함성을 지르며 각자 IBS에 배치붙는다.
그러나 불행이도 IBS가 불량한게 한두척 있다.
IBS 마다 번호가 있는데 그동안 훈련시 몇 번 IBS가 불량인줄 알고 타 봤었는데
그동안 요행히 만나지 못해 불량IBS를 몰랐다.
앞에 있는 IBS에 배치붙는 순간 느낌이 이상하다.
어찌 IBS가 탱탱하지가 못한것 같다.
건너 해수욕장을 향하여 선착순 돌격~
드디어 진수 ~
명령과 함께 파도를 뚫고 바다에 진입
하나둘 하나둘~ 바다의 중앙을 향하여 선착순 돌진한다.
50여척의 IBS가 바다로 돌진
넘길거리는 파도를 헤치며 패달링하는데
좀 시간이 지나니 어질 어질하다. 한마디로 배멀미다.
30여분이 지나니 이제 힘이 빠져 선착순의 윤각이 확실히 들어난다.
앞에 선두는 500여m 이상 차이나고 우리 팀은 꼴찌다.
하나둘 하나둘도 이제 앞에 쫄병만 하고
뒤에 고참은 패달링도 하는둥 마는둥 하는것 같다.
IBS가 공기가 빠져 바닥튜브는 물렁물렁하고
둘래튜브도 어연 탄력이 없다.
열심히 패달링 하지만 힘만 들고 속도가 안 나오고 힘만 든다.
점점 앞에 가는 팀들과 거리는 멀어지고 아예 후미가
한 두 척만 4~500여 미터에서 보이고 앞 선두는 보이지도 않는다.
넘실거리면며 부딛치는 파도는 IBS 안으로 물이 들어와 어느덧 물도 많아졌다.
뒤에 고참들은 IBS가 공기가 없다느니 왜 이런게 걸렸느냐느니 불평만 하면서
이대로는 못간다고 펌핑을 한다.
장거리 패달링이라 핸드용 공기주입기를 실어놨던 모양이다.
그러더니 뒤에 정 병장은 통일화를 벗어 물을 퍼낸다고 요령피고
그 옆에 고 하사는 한쪽에서 패달링을 안하니 IBS가 왔다 갔다하니 가만히 있다.
고참하사 팀장은 사람이 엄청 좋아서 그냥 보고만 있고 가끔 힘내라고 독려만 한다.
어느덧 시간이 12시가 넘어간다.
10시에 출발했는데 ...
저 멀리 한척이 우리와 똑같은 상황인 모양이다.
그래도 우리와의 거리를 보니 그팀은 그래도 행복하게 보인다.
1시경이 지나서야 저멀리 해안에 대원들이 보인다.
쫄병인 나는 괜히 걱정이다.
해병대 훈련시 선착순 꼴찌의 말로는 모든 해병대원들은 다 알기 때문이다.
드디어 해안에 상륙했다.
전대원들이 박수로 우리를 맞이한다.
그들은 이미 식사를 끝내고 휴식중이었다.
우리 팀장은 IBS에서 내리자 마자 교관단에 쫓아가서 항의한다.
뭐 이런거 가지고 훈련하냐고..... ㅎㅎㅎ
그러나 중대장은 말리면서 배고플텐데 빨리 식사하고 쉬란다.
우리는 다 식은 차디찬 밥을 어떻케 먹었는지 정신없이 먹고 쉴려고 하니....
출발이란다.
그렇케 첫 IBS 장거리 선착순은 선두와 한시간 반 가량의 차이를 내며 힘든 패달링이었다
그리고 그 후로 문제의 그 IBS는 절대 타지 않아 항상 순조롭게 훈련을 끝냈다.
돌아오는 구보는 그래도 힘이 났다.
뜨거운 중복의 여름날 해병대의 강한 훈련으로 포항시내를 구보하니
지나가는 시민들의 박수. 화이팅! 등의 격려와 애처롭게 보는 아주머니들...
젊은 우리들은 힘차게 군가를 부르며 한여름의 땡볕의 구보도 힘들지 않고
도구 해안으로 돌아왔다.
정확하게 39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그여름이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젊은 한때를 해병대가 아니면 그누구도 할 수 없는 훈련 ........
누구나 갈 수 있다면 난 결코 해병대를 택하지 않는다.
기습특공훈련 받아본신 분들 누구나 거쳐가는 IBS 선착순 ...기억 나지요.
그리고 현역의 후배님들~
만약에 선착순 할 일 있으면.
IBS를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필승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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