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들의 이야기

1%확률

머린코341(mc341) 2015. 1. 30. 09:55

1%확률


김성준. 대구 서구 비산동.

 

“필승!” 백령해병 김성준이라고 합니다.

제 친구들은 거의 다 해병이라 저 또한 해병의 일원이 돼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병대는 저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몇 번에 도전에도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병장계급장 달고 말년 휴가 나올 때쯤 지난 96년 겨울, 전 한 장에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편지 안엔 1996년 12월 18일 해병 포항훈련소로 입대하라는 영장이었습니다.

전 해병을 포기하고 육군영장이 나오면 가야지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입대날짜가 보름밖에 안남아 있었습니다.

 

전 그때 아르바이트도 그만두고 친척분들을 찾아뵙고 해병대에 입대소식을 전하고 약간의 수금도 했습니다.

그때 마침 백령도에 근무 중이었던 가장 친한 친구가 병장을 달고 말년 휴가를 24박 25일을 나오게 되었고

친구에게 해병대 근무에 대한 이모저모 정보를 듣고 더욱 해병대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며칠 후 같이 휴가를 나왔던 부대 대원 5명과 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고

며칠 있으면 나또한 해병의 일원이 된다며 그들과 벌써 부터 해병인양

그 분위기에 흠뻑 취하고 술에 취했습니다.

 

친구와 그들은 휴가 복귀를 하였고 드디어 12월18일 그토록 바라던 해병대에 입대하게 되었고

6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420명중 1%의 확률도 안 되는 16명이 백령도에 배치 받았고 그중에 저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동기들은 힘든 훈련과 거의 휴가받기도 힘이 든다는 소리를 듣고 울상이었지만

전 속으로 백령도에 친한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드디어 저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12시간 쾌속정을 타고 백령도에 그토록 원하던 첫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신병들은 여단에 3일간 대기하며 각부대별로 배치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백령도에서 처음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 섰을때

어디선가 본 듯한 사람이 제 앞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고 누군지 한참을 생각 중에 저를 아는 척하는 그

해병 - “어~~ 저 알지예? 대구에 휴가 갔을때 같이 술 한잔 했었는데, 여 동훈(친구)해병님 친구분 아닙니까?”

하며 아는 척을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마침 입대 전 친구와 같이 휴가를 나왔던 한 명이

유격 조교 훈련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으로 온 그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가 훈련을 마치고 부대 복귀하였고 제 친구에게 신병중에 제가 있다고 말을 했고

신병교육대까지 동훈이에게 전화가 왔고 자기 부대는 훈련은 많지만 다른 부대에 비하면 덜 받는다며

우리부대로 왔으면 좋겠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신병교육대에 3일째 되던 날 각자를 호명하며 부대배치 받기 시작했고 제 차례가 되었을때 전 숨이 막혔습니다.

“김성준, 3대대!”

친구부대에 배치 받다니...

전 앞으로의 험난한 길은 잠시 접어두고 마냥 좋기만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부대별 육공 트럭을 타고 친구부대인 63대대에 도착한 후

각 중대로 배치 되기전에 3일 동안 대대에 대기하고 있었고

신병이 왔단 소리에 선,후임들이 신병들을 보기 위해 대대 본부 내부반에 모여 들었습니다.

 

긴장된 맘으로 고개를 드는 순간, “아~~동훈아!” 이럴 수가 너무 기뻤습니다.

여기서 까지 친구를 만나다니,

동훈이와 전 PX에 갔고 이런 저런 얘기들과 일이 이렇게 된 거 우리 중대에 오면 더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헤어졌습니다.

 

3일이 지나 동훈이가 근무중인 11중대에 전 배치되었고,

중대에서 각 소대로 배치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마침 토요일이라 제 친구와 제대 며칠 안남은 선임들이 외출을 갔다 오고 있었습니다.

제 친구는 제가 온줄 모르고 술이 떡이 되서 내무실에 뻗어 있었고

그중 며칠 있으면 제대한다는 선임이 신병들을 보러왔고 그 중

“쭈구리(동훈이 별명)친구가 누구야?” 하며 외쳤고 전 “예! 이병 김성준!” 하고 외쳤습니다.

 

전 그 선임에 손을 붙잡고 각 내무실로 다니며 “야가 쭈구리 친구여~?” 하며 해병 귀싸대기를 날려 됐습니다.

그때서야 제 친구는 제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담배를 한 개비 주며 다 좋아서 그런거라며 달래주었습니다.

 

다음날 각 소대로 배치 받았고 전 또 한 번 우연인지

제 친구소대인 1소대에 가게 되었고 친구와 한내무실에서 근무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상한건 내무실엔 병장 상병 선임들 밖에 안보였습니다.

알고 보니 중대인원 중 40%는 병장, 25%는 상병, 그 외 35%는 일병 이병이었습니다.

 

(잠깐 제 친구를 소개해 드릴께요. 제 친구는 선임들로부터는 귀여움 받고 후임들한텐 체질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친구와 훈련받으며 군 생활을 보낸다는 게 좋겠지만

현실은 난 쫄병 친군 병장이라 서로 보기가 안타까웠습니다.

 

며칠 지나 중대 선임하사 면담이 있었습니다.

 

전 선임하사께 전출이 안 되면 다른 소대로 보내달라고 말씀드렸고 3일 만에 2소대로 전출 아닌 전출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우연이 1%아니겠습니까?

'★해병일기 > 해병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라리 군생활을 못할걸..   (0) 2015.02.01
앗~베이비 복스다...   (0) 2015.02.01
고참은 외과의사.  (0) 2015.01.30
귀신보다 더 무서운 고래 잡는 해병!   (0) 2015.01.30
3일 해병   (0) 201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