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人生旅路 - 5. 휴전
(4)태평양 악극단
내가 해병대 사령부 인사국장으로 부임한 직후 부산 용두산(龍頭山)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던 해병대 사령부에서는 인사국장의 주관하에 전시하 대중예술인들의 기능 유지와 생계보장 및 전후방 부대 장병들과 국민들의 사기앙양을 도모하려는 국방부의 정책에 따라 그 당시 해체상태에 놓여 있던 태평양악극단(太平洋樂劇團)의 재건에 착수했다.
태평양악극단을 재건했던 장소는 부산 영도(影島)였다. 그 당시 영도에는 51년 말경 공병중대가 창설될 때 전차(電車)종점 좌측 해변가의 보리밭과 그 보리밭가에 닦아 놓은 200여 평의 기지가 있었는데, 그 곳에 가설되어 있던 천막촌에 단원들과 그들의 가족까지 수용하여 악극단의 재건에 착수했고, 또 숙식과 재건에 소요되는 예산 일체를 해병대에서 뒷받침했다.
그리고 약 1개월간에 거친 그 악극단 재건 기간 중 단장으로 활약했던 사람은 사령부 정훈감실에 소속되어 있던 조병학(曺炳鶴) 병조장이었고, 가수와 무희, 영화인, 연극 배우, 코미디언 및 밴드맨 등 약 70~80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그 태평양악극단의 단원 중에는 당시의 최고 인기가수였던 남인수 씨와 김정구, 고복수, 황금심, 신카나리아 씨 등도 포함되어 있었고, 영화인 및 연극배우들 중에는 김진규, 유계선, 이민자, 도금봉 씨 등이, 코미디언들 중에는 홀쭉이와 뚱뚱이, 막둥이(具鳳書 씨) 등 그 당시의 일류 멤버들이 총망라되어 있었다.
그런데 1953년 3월 내가 인사국장으로 부임한 지 약 1개월 후에 재건이 된 그 태평양악극단은 휴전 직후에 이르기까지 해병대의 지원하에 전후방 각지에서 국군장병들과 후방국민들을 위해 많은 활약을 했고, 그 후로는 자립적인 경영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인연으로 지금도 나는 간혹 그 당시의 단원들을 만나게 되면 감개무량한 마음으로 그 옛 시절의 일을 회상하며 정담을 나누곤 한다.
그리고 휴전이 되자 해병대에서는 장병들이 사기앙양을 도모하기 위해 인사국 주관하에「해병군예대」란 것을 처음으로 조직, 운영했다. 1954년 중사의 계급으로 영입한 코미디언 구봉서 씨를 대장으로 임명하여 10여 명의 연예인들로 구성하게 했던 그 해병대군예대는 1954년부터 1956년 말경까지 해병들이 배치되어 있는 전후방 각지를 여러차례 순회하며 많은 공연실적을 올렸는데, 그 당시 군예대장으로 활약을 했던 코미디언 구봉서 씨는, 그로부터 먼 훗날 그 시절을 회상하는 자리에서 특별히 서해의 백령도를 방문했을 때 그 곳 주민들이 해병대를 얼마나 믿음직하게 여기고 있었는지 마치 하느님을 섬기듯이 섬기고 있는 것을 보고 스스로 해병가족의 일원이 된 것을 한없이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을 수 없었다는 증언을 남긴 적이 잇었다.
그리고 덧붙여 둘 얘기가 있는데, 그것은 곧 54년도에 조직이 되었던 그 해병군예대가 효시가 되어 그 후 제2, 제3의 군예대가 조직이 되어 그 맥을 이어나갔다는 사실이다.
즉 1961년도에는 인기가수 도미(都美·본명-吳宗洙) 씨가 대장으로 임명이 되어 최희준, 남백송, 박경원, 최갑석, 방태원, 박일호 씨 등 일류 가수들과 코미디언 임희춘 씨 및 장만호 씨의 컴보밴드 등으로 조직했던 해병군예대가 새로이 발족되어 특히 모병선전 활동을 위해서도 많은 기여를 했고, 또 청룡부대의 파월 기간(1965. 10~1972. 2) 중에는 1진(陳)에서 5진까지의 병력교체가 이루어질 때마다 김훈, 윤항기, 진송남, 남진 씨 등의 일류가수들이 포함된 수 명의 인기가수들과 10여 명의 밴드맨으로 구성된 새로운 해병군예대를 파월시켜 청룡부대 장병들뿐 아니라 연합군과 월남정부군 및 월남국민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많은 공연실적을 남겼다.
출처 : 예비역 해병대장 강기천(姜起千) 제7대 해병대사령관님 회고록 "나의 人生旅路"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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