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나의 해병대 일기) (23) 헌병 수사과, 탈영
전통 가옥
중사 한 명이 다낭으로 외출을 나간 후 2주일간이나 행방불명이라는 신고가 여단본부 00부서로부터 헌병대 수사과로 들어왔다.
나는 즉시 다낭 헌병파견대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찾아보라는 지시는 했지만 영 안심이 되지 않았다.
만약 포로가 되었다면? 혹시 끝까지 생사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실상 개인에게도 큰 불행일 뿐만 아니라 해병대의 명예에 관한 문제라 더욱 마음이 심란했다.
다행이도 며칠 후 다낭 헌병파견대로부터 들어온 보고로는 아직 체포는 못 했으나 미군 사병들을 상대로 무슨 거래를 하고 다닌다는 정보가 있다는 것이었다.
소속이 청룡(여단)본부의 지원부서라 어쩌면 생명이 위험한 엉뚱한 짓은 안 할 것으로 실낱같은 추측은 했지만 그래도 생각지도 못 했던 거래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결국 수사관들은 그를 붙잡아 헌병대 본부로 압송을 하고 그 거래의 내막을 듣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듣고 있던 사람들 모두가 기가 차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영어를 통 알지는 못하지만 땅바닥에 꼬챙이로 그림을 그려가며 손짓 발짓으로 의사 전달을 하게 되면 안 통하는 것이 없다고 능청스럽게 얘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거래의 내용은 한국군은 살 수 있으나 미군들은 구매가 금지 된 술을 피엑스에서 일단 사서 미군들을 상대로 비싼 값으로 팔아 차액을 챙겼다는 것이며 내가 생각을 해도 만약 계속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수지맞는 장사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였다.
(계속)
'★해병대 장교 글 > 해간35기 구문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꽃처럼" (나의 해병대 일기) (25 ) 본토 영어 그리고 양주와 안주 (0) | 2015.06.07 |
---|---|
"불꽃처럼" (나의 해병대 일기) (24) 난동 (0) | 2015.06.07 |
"불꽃처럼" (나의 해병대 일기) (22) 자폭 (0) | 2015.06.07 |
"불꽃처럼" (나의 해병대 일기) (21) 해병대 긴바이 (0) | 2015.06.07 |
"불꽃처럼" (나의 해병대 일기) (20) 각양 각색의 지휘관들 (0) | 2015.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