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부식 추진
해병대에 입대해서 훈병시절 젤 힘들었던건
힘든 훈련도..살벌한 교관, 소대장의 싸대기도 아닌...바로 참기힘든 배고픔이었습니다...
정말 원없이 먹어 보는게 소원이던 훈련소 시절...
실무에 가면 배고픔은 없다는 소문(?)에 빨리 실무 가길 고대 했었으니?
그 살벌한 실무생활이 그리울 정도로 배고픔은 일과의 연속 였습니다...
그런 작은 기대속에 도착한 실무..
젤 먼저 도착한 대대에선 주계로 식사하러 갈때마다 목청 높여 부르던 싸가부터 배우고..
배고픔을 이기자~~ 억쎄~엔 힘 ~~불타는 주걱~~ 뜨거운 국물~~
식순아~~밥탄다~~탄다~~탄다~~밥탄다~~아~~
대대인원 거의 전방 근무 나가고 대대본부엔 실무자들 몇 명 남아 있지도 않은 탓인지 우리덜 도착하니 다들 갖고 놀더군요....ㅎㅎ
몇 일후 도착한 전방 소초....!!
첨에 도착한 소초 주계는 정말 작고 아담한 탓으로 식사시간 역시 화기애애(?)했습니다.
주계라고 해봐야 긴식당 테이블 달랑 2개 였으니?...
츄라이보다 그릇 식기를 많이 사용하는 모습도 정겨웠고 유난히 많은 오래된 미제 숫가락도 신기하더군요..
소대 젤 막내 기수라고 밥도 무진장 많이주던 선임들이 배려...
아~~이젠 정말 배고픔은 없구나?
역시 실무에 오면 배 안고프다더니 거짓말이 아녔구나?...첨 몇 일은 정말 신이 나더군요...ㅋㅋ
그러나?
좋은 음식도 매일 반복되면 식상하는데...
그렇게 몇 일이 지나가고 소초 주계에 익숙할때쯤 되보니 정말 반찬 개판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인의 입맛에 첫번째가 김치..그담이 고추장인데...
이 김치란걸 제대로 먹어보질 못한단 겁니다..
뭐 맛잇는 김치는 고사하고 하여튼 보급물 김치는 거의 구경조차 못해보고 가끔 구경한다해도 맛이란곤 느끼지 못할 그런 맛...
주계병이란 보직이 특별히 어디서 교육받고 오는것두 아니구 소대원중 기수별로 때가되면 다들 순서에 입각 ..칼질 배우며 올라가는 모양이라 특별히 요리기술 따윌 기대하는건 정말 아니던 시절였죠..
고추장..!!
고추장이란 단어만 있었을뿐 정작 우리가 먹어본건 고추장과 된장이 2:8 비율로 섞인 막장였습니다.
말이 막장이지 된장에 고추장 슬쩍 스치고 지나간 정도의 그 허무한 맛...
그시절 그렇게 먹는 해병대 부식이 내 생각엔 군대는 다 그렇게 먹는줄 알았었는데 훗날 육군 항공학교 위탁교육 가보고선 절대 그렇지 않다는걸 피부로 느꼈습니다.
생선 튀김이며 김치...거기에 주말에 주는 라면과 달걀....
그곳에선 해병대 소초 생활중 상상도 못해보던 산해진미(?)가 나오더군요...
아~~같은 국군인데 해병대 부식은 왜 그렇게 열악 하기만 했는지?..정말 어이 없었던..
육항 졸업하고 배치 받은 항공대 부식역시 소초 생활은 겜이 되지않을 정도로 기가 막히게 나오더군요..
닭도 무쟈게 많이 주고....하여튼 불쌍할 정도로 해병대 소초생활은 거의 산적들 생활과 같았습니다.
해병대 졸병이라면 누구나 거쳐 갔을법한 주계병....
졸병때 주계 뒤치닥거리 하느라 지금도 라면 끓일때 파 써는 칼질이라면 정말 촤좌자작~~자신 있습니다^^..
소초생활이란게 떨어져 독립적 생활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선임들의 입김이 다른 부대보다 무쟈게 셌었고
그런덕에 근무외 시간에 부식추진도 자주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김포엔 인삼밭이 무쟈게 많았는데 인삼이란게 워낙 고가이고 오랜시간을 거쳐 작용되는 식물이라
농민들이 정말 애지중지 하는 농작물 입니다...그런 탓으로 보안교육 할때도 농민들 인삼 긴빠이 하지 말라는
교육을 시킬 정도였죠..어느 미친넘이 인삼 몰래 긴빠이해서 휴가날 갖고 나가다 걸려 영창 갔단 소문도 들리고...
그 당시엔 부식 추진 나가면 동네 민가에 들려 싸제 김치를 얻어오곤 했습니다..
지금은 세월이 변해 그런 모습들이 많이 사라졌지만..
그 시절 김포의 저녘 시간이면 소초근처 민가 가정 굴뚝에서 밥짓는 연기가 나와 산중턱에 연기가 아스라히 걸리는 목가적인 분위기가 나던 시절 였습니다.
인심도 후해서 동네 민가에 빠게쓰 들고 걸어가면 주민들이 김치를 주곤 했었습니다.
첨 배치받아 선임 한 명과 같이 드간 어느 민가....
마치 아들 대하듯 선임에게 한마디 하시던 그 아주머니...
아이구~~이@& 졸병 생겼네?..거침없이 선임 이름 불러가며 묵은 김장김치 꺼내 주시던 아주머니..
곁에 멀건히 서있던 내게도 정겹게 건네시던 한마디..
총각은 고향이 어디유?..
넵 ~~서울 입니다~~--,,--
아이구 죤대 살다 이런 시골 들어와서 고생 하겠네?
이리와 배고플텐데 이거 함 먹어봐..김치와 더불어 주시던 굵은 누룽지...
흐미야~~속으론 넘 좋아 쾌재를 불렀건만 곁에 있는 선임 눈치 보느라 꼼짝도 못할무렵...
그 선임:김해병~ 괜찮으니 먹어라~~
그러나? 걉든 모습으로..괜찮습니다~~참을 수 있습니다~~..
먹어 쉐캬~~뭐가 괜찬단거야~~? 야 이거 먹구 소초 드갈때 입에 먹은 흔적없이 가는거야? 알았지?..
넵 알겠습니다....ㅎㅎ^^
그 당시 아주머니가 내준 설탕 뿌려준 누룽지....아 그 맛이란...@@~~~~
소초 생활 하면서 괴로운것중 하나가 맛없는 식사와 수면 부족였습니다...
단맛이 나는 음식따윈 상상도 할 수 없었고 피엑스 따윈 아예 없었으니 군대감 젤 흔하게 먹던 쵸코파이 구경도 못해봤죠..
민가래야 노인네들 몇 분 사시는 집 달랑 몇 채이다보니 변변한 구멍가게 하나 없었습니다.
할아버지 한 분이 집 한켠에 구멍가게라고 차려 놨으나 먼지 쌓인 과자도 없을 정도로 열악해서 겨우 막소주나 가끔 살 정도라 아예 단맛나는 과자 같은건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밤새 전방 근무서고 아침 이슬 맞으며 돌아온 소초에서 병기수입과 무장고 정돈 글구 선임들 뜨거운 발물(발 씻는물) 대령..
이것저것 잡다한 정리 끝내고 오전에 잠들면 바로 점심시간 돌아 오는데 졸병들은 식사 준비하느라 먼저 일어나게 마련 입니다...
잠 한번 깊게 자보는게 소원이던 시절....
걉이 아무리 들어도 부족한 수면으로 오는 고통은 전방 근무 설때 가끔 꼬라박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곤 했었죠..사람이 살면서 먹는 즐거움과 잘수 있는 기쁨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건지 정말 피부로 느끼던 시절 였습니다.
해병대 졸병시절...
선임들한테 젤 걉들게 보이고 똘똘하단 소리 들으렴 부식추진 나가서 묵은 신김치라도 많이 얻어와 선임들 밥상에 올려 놓는게 상책였습니다...
가끔은 오밤중에 좀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동네에 들려(?) 고추장 몰래 퍼다가 풋고추와 같이 부식추진 해 놓으면?...뭐 그담은 얘기 않해도 다들 아실겁니다....ㅎㅎ
하긴 해병대가 뭐든지 다 풍족하고 부족한게 없었음 깡다구나 악이 생겼겠습니까?
훈련소 시절부터 구보하며 부르던 외침들..."악이다~~깡이다~~""
그 불굴의 정신이 부식추진 나갈때도 항상 초인간적인 힘을 발휘하게 했던거 같습니다...
부식추진 나가 동네 민가서 얻어먹은 음식들 입가에 보이지 않게 하고 소초로 돌아가던 그 시절....
그래도 그 시절이 젤 정겹구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입대전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묵은 김장 김치의 신 맛이 왜 그리도 달기만 했던지??^^
출처 : 대한민국 해병대 연구, 알카포네(346기)님 http://cafe.naver.com/rokmc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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