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346기 김선기

그때를 아십니까?..해병대 링

머린코341(mc341) 2015. 7. 20. 16:29

그때를 아십니까?..해병대 링

 

제가 해병대 입대전에 정말 신기하게 바라봤던 모습중 하나가 휴가 나온 과선배들의 링소리였습니다.

촤라락~~촤라락~~...

학교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바라보면 어김없이 해병대 복장 하고 나타나던 선배들과 우리과 동기넘들..

하여튼 민간인때 그져 그 소리 신기하기만 했지 어케 군복에 그런걸 집어 넣고 다니는지 잘 몰랐었습니다..

길가에서 이런소리 들려서 보면 어김없이 해병대원들 지나가고...

 

77년 겨울...

드뎌 대망의 해병대 입대..

진해 훈련소 드가서 젤 처음 마주친 DI...박낙원 교관...

항상 신기하게 듣던 링을 교관이 차고 있더군요...그당시 소대장님들은 링을 차지 않았으나 교관님은 항상

링을 차고 있었습니다..우리가 휴가 나갈때 차는 두껍고 요란한 소리는 아녔어도 하여튼 항상 링을 차고 있었죠...


해병대 훈병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로보트 같은 교관의 그 각과 절도 글구 깊게 눌러쓴 팔각모 속의 무표정과

절대 화장실도 갈것 같지 않은 그 차거움과 칼칼한 목소리...

그런 모양새를 하고 있는 교관의 좌측 가슴엔 수색대 휘장같이 생긴 휘장이 박혀있었고..그가 나타날때 울리는

링소리는 공포의 전주곡같이 느껴졌었죠...

 

어쨌거나 그런 교관이 차고있는 링은 정말 항상 뽀대 그자체였습니다...

 

해병대...!!

팔각모와 빨간명찰..세모워카..

글구 빼먹을수 없는 링...여기에 삼중 톱날창에 고리워커....

그중 링소리는 단연 해병대 소리로 여겨질 정도로 그당시 해병대 휴가자들에겐 분신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전후기 보병 교육 마치고 전방 소초로 들어간 실무생활...

그당시 소초 내무실 분위기중 빼먹을수없는게 내무실 한쪽에 놓여있던 휴가자들이 사용할 링이었습니다..

내무실 한켠에 다리미와 같이 놓여있는 팔각모 다림판(팔각 모양의 나무판에 받침대 달려 있는것)과 링...

좀 부실한 링은 대부분 다리미 받침대로 사용되고 이리저리 굴러 다녔습니다...


좋은 링은  선임들이 갖고 계셨고 후임들은 당연히 이런 링을 신주 모시듯 다뤘죠...

물론 졸병이라도 휴가 나갈땐 젤 좋은 양질(?)의 링을 선임들이 선뜻 빌려주고...이런 링은 항상 대물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좋은 링과 후진링의 차이가 뭔가 알아보겠습니다...ㅋㅋ.무슨 강의 같습니다..

 

그당시 김포에 근무하던 2여단 보병 병력은 거의 철책 근무 한번쯤은 서는 관계로 철책으로 나온 철사(아주 굵고 튼든하죠..)가 흔했습니다..그중 남는것들을 이용해 링을 만들곤 했습니다...철책 철사를 불에 한번 달궜다 굵은 사이즈로 감아서 링을 만들게 되는데 그냥 링 모양만 만들어선 좋은 소리가 않납니다..

 

링이 완성된후에 치약껍질(요즘야 튜브 치약들이 고무 재질 이지만 그당신 얇은 알미늄였습니다)을 두군데에 얇게 감습니다..


물론 전체를 감아버림 소리도 나지 않기땜에 두군데정도 짧게 감아주면 소리가 아주 경쾌해하게 나죠...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군인들이 정말 할짓 없다고 생각 하겠지만 그당시 해병대 내에선 이것도 아주 중요한 휴가준비 과업중 하나였습니다....글구 링속에 들어가는 쇠구슬...쇠구슬 작은걸 넣을 경우엔 소리 잘 나지 않습니다...소리가 난다해도 좀 경박스럽죠...--,,--

 

링에 거의 꽉 찬다고 느낄정도의 굵은 쇠구슬을 적당히 넣어야 하는데 많이 넣어도 소리가 둔탁하게 나고 바지가 무거워져 오히려 많이 불편하게 됩니다....그당시 철책을 잘라 만든 링을 최고로 여겼는데..개중엔 술먹고 잃어 버려 용산 군장사서 파는 링을 차고 귀대하는경우도 있었습니다...

당근 용산서 사온 링은 다리미 받침대 정도로 용도가 변경 되어 버리죠...

용산서 사온 링은 별로 인기가 없었으니까요....소리도 부실(?)하고...-_+

 

그럼 링은 무작정 군화 위에 집어 넣으면 되는거였을까?

그건 절대 아닌란 겁니다...

그 당시 가끔 휴가 나와서 돌아 다니다보면 해병대 흉내내는 타군들이 멋 내느라 링을 차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복장중 한가지가 어색한게 있죠...

 

바로 바지앞 주머니입니다...

링을 찾을때 짜세가 제대로 나오려면 바지앞 주머니 두 개 전부다 재봉틀로 박아 버려야 합니다..

그러나? 타군들이 이런 노하우를 알리가 없죠..그져 링만 차면 되는줄 아는...ㅋㅋ 재봉질한 바지를 입어야  링을 찾을때 바지가 벌어지지 않고 좌~~악 펴져 내려가죠...그런 이유 때문에 그 당시 여단서 근무하던 해병대원들 작업복 바지 주머니 재봉틀로 박고 다니는게 유행였었죠....

 

그리고 그렇게 박은 자리엔 양초칠한 다리미 지나가고 나면 파르스름하게 색깔이 바래며 반짝 거리게 되는데 그 모습은 고참들의 상징처럼 보였습니다....

 

그럼 링은 어케 차느냐?

링을 찰 때 젤 중요한건 링 싸이즈보다 바지 통이 작으면 절대 자세가 안 나온단 겁니다...

바지통이 적어도 9인치 반에서 10인치는 되야 제대로 링이 바지를 펼쳐줍니다.

일단 바지통이 맞고 나면 바지 길이 또한 짧아도 너무 길어도 불편하게 됩니다.

바지 내렸을때 군화 고리 위에서부터 5~6번째 정도 바지끝단이 내려와서 링을 찾을때 바지 모양새가 난단거죠...


그 당시 내무실엔 싸이즈별로 짜세나게 입을수 있는 이런 군복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겨울에 입는 그린사지(겨울 정복)는 오래된것(오랜된건 군복 올이 참 굵고 멋졌거든요.)이 정말 좋았었습니다..


그 당시 보급물은 에리깃도 요즘처럼 퍼지지 않고 전부 와이셔츠 깃 모양 에리가 각이 서 있었죠..

하여튼 바지가 제대로 되어 있을 경우 링을 차기 위해선 먼저 바지속에 링을 넣고 군화 신고서 바지 끝단을 군화 끝에 3~4Cm정도 꽉 맞게 양쪽으로 잡아댕겨 잡은뒤 군화끈을 돌려 감아 맵니다..

글구 서서 링을 한번 털면 ......촤라라라락~~~소리가 나며 링이 바지를 펴주게 됩니다.


이런 모양은 평상시에 고참들이 고무줄을 차지않고 실무에서 하고 다녔습니다..

고무줄 차지않고 이렇게 바지끝단을 워커끈으로 묶고 다니는게 해병대 고참의 전형적인 짜세였죠.

물빠진 작업복에 걉바진 팔각모까지....ㅎㅎ

 

그시절 휴가 나간 해병대원들 군화 벗게 되면 대부분 군화에 링을 꼽아넣고 방에 드가게 되죠..

밖에서 군화 벗어 논것만 봐도 해병대란거 한번에 알게 하던 그 모습^^

 

언제부터 해병대가 링을 못차게 되었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시절엔 부대 내에서도 공공연히 착용했었거든요....

제가 근무하던 항공대엔 해군 참모총장 전용기가 있었고..해군 사관학교 졸업때즘이면 귀빈들이 많이 오는 관계로 여름엔 카키복(제 근무시절 해병대 병은 여름정복 지급이 안되던 시절입니다..해군본부와 저희같이 본부기지소속 병들이나 헌병, 의장대 정도가 카키복 입었었습니다)과 겨울엔 그린사지 입을때 귀빈들 방문하면(외국 대사들 많이 왔었거든요..)링을 찿습니다..

부대내에서 귀빈실 들어갈때 링소리 요란함 안된다고 해서 링속에 솜을 넣고 다녔었죠...

 

전역하는 선임들이 좋은 그린사지와 링을 후배들에게 남겨주고 전역하고 좋은 링 만드는법 전수해주고 나가곤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세월의 변화와 더불어 군인들이 휴가 나와서 군복 못입고 다니게 되고 해병대원들 링도 없어지고..이젠 다 전설속 이야기 마냥 그져 사진으로만 추억속의 모습을 생각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저희 시절에 서울에 휴가 나오면 대부분 명동이나 종로로 친구들 만나러 나갔습니다.

강남이 갓 개발되던 시절이라 모든건 명동으로 통하던 시절....

그런데? 희한하게도 길거리에서 링소리 들려서 바라보면 타부대 해병대원들 마주치게 됩니다..

왜 그리도 반가운지..얼씨구나 달려가 서로 필~씅~~때리고 모자에 달린 마이가리 계급장은 무시하고 서로 기수 물어본 뒤 삼삼오오 모여서 술마시곤 했죠..


그 당시엔 휴가 나와서 마주친 타부대 해병대원들과 섞여서 자주 술 마셨습니다..

기수와 근무지 물어봄 부대는 틀려도 대부분 한두명 아는 동기들이 겹쳐져 있어서 타부대 해병대원들 만나도 전혀 낯설지 않았죠..

정말 세상에 무서울게 없어보였던 시절...

 

아마도 타군들이 들음 이해가 안갈 겁니다..

휴가 나와서 우연히 마주친 넘들끼리 모여서 술 마신단게...지겹지도 않냐 하겠죠?

그러나 그시절엔 그런일이 비일비재 했습니다...장교던 하사관이던 병이던...해병대끼리 마주침 큰소리로 경례하고 같이 대포한잔 하고...길거리에서 들리던 링소리는 마치..해병대~~모여라~~하는 소리 같았었죠.....ㅋㅋ

 

링에 대한 애환....

휴가자들 나갈때 연병장에 들리던 그 소리.....

예전(78년도)에 여단 사격장 사격 갔는데 한남동 외부부장관 공관 경비대 해병대원들 전부 단독 무장에 씩스틴 들고 링차고 사격장 왔다가 사격장 대장님 노발대발해서 링 풀고 사격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하하~~링차고 사격하러 온 경비대 애들....우리도 깜짝 놀랬었습니다...모야~~??제내들~~!!

 

그 시절 그런 모습들이 이젠 희미한 기억속의 추억 일뿐입니다^^

전역하고 길가에서 들리던 링소리 들음 반가운 맘에 달려가 후배들 담배값도 주곤 했는데...ㅎㅎ

 

세상 풍속이 바뀌듯 군복 모양도 틀려지구...유행도 많이 틀려지는 듯 합니다^^

 

 

출처 : 네이버 대한민국 해병대연구 카페, 알카포네(병346기)님  http://cafe.naver.com/rokmc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