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해병대 2층 침상..
해병대 내무생활중 고참인지 졸병인지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게 바로 침상에서 어느 자리에 누워 자느냐에 따라 짬밥이나 기수가 확연히 들어 납니다...
일단 졸병땐 무조건 문 입구 침상 맨 끝쪽자리에 눞게 됩니다...
여기서 부터 시작한 생활이 2층 침상 구탱이로 가게됨 전역 날자 기다리는 선임수병님 되는거죠...ㅎㅎ
해병대 2층침상....
참 애환이 많은곳입니다...
전방 소초에 배치 받기전 1주일동안 중대본부 산밑에 있는 다른소대에서 잠시 대기자 생활을 했는데 이땐 정말 완전 떠돌이(?) 신세같았습니다...확실한 소대 배정이 안된탓으로 선임들도 우리에게 별반 애정이 없는듯했고 그져 시키는 과업만 쫓아 댕기며 하곤 했으니까요..
그때 참 희한했던건 중대밑에 있는 분초같은 방카에 1개분대 정도가 생활을 했었습니다...도치카같이 만든 시멘트 지하에도 작지만 2층침상 구조로 되어 있었단 겁니다...해군 위생 하사한명도 해병대복 입고 생활하고 있었는데 어두침침하고 칙칙한 산적 소굴같은 작은 내무실 구조(9명정도 취침할수 있는...)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생활하는 모습이 정말 희한하더군요...
몇일후 제대로 소대 배치 받아간 열한중대 상승 1소대...
그곳 내무실 한쪽은 2층침상..맞은편은 1층침상 으로 되어 있더군요..
2층엔 전역 한달 앞둔 297기 선임들 작업복 바지에 반팔 나시티 입고 2층에서 아래층으로 피우던 담배 집어 던지고....2층 침상끝에 깡통 잘라서 매달아논 재털이가 있던 말든 걍 휙~~하고 담배 꽁초 던져 버리면 졸병들 잽싸게 담배꽁초 줏어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당시 병들 사이엔 기수빨 위계질서와 더불어 각자 짭밥에 맞는 과업들이 있었습니다..
일병중 고참 일병 기수들은 주계를 담당했고...그 밑에 기수들 총기 수입청소와 무장고 정리..글구 군복 다리미질...그밑에 기수들은 열나게 쎄무워커 닦고....그 밑에 기수들은 우물에서 지게들고 물날라지고...그 시절 물지게 메는 군대는 해병대밖에 없었을겁니다...내가 아무리 서울 출신이라지만 물지게 지는건 60년대 초반 내가 코흘리게 시절에나 보던 모습이었는데...조국의 근대화가 이뤄진 70년대 후반인데도 해병대 전방 보병 소초에선 엄연히 물지게 들고 날랐습니다...
식수를 우물퍼서 사용했기땜에 어쩔수 없는 현상이었죠....한숨~~~...-_+..군대를 간건지? 머슴살이하러 간건지?....기수빨중에 젤 힘없는 우리같이 갓 전입간 새까만 쫄들은 첨엔 내무실서 뻣쳐 자세로 대기하다...젤 먼저 떨어지는 보직(?)이 내무실 바닥 먼지 쓸기와 주전자에 물담아 바닥에 지그재그로 물뿌리기였습니다....이거 잘뿌려야 합니다..바닥 마르면 졸라 깨지는...
걉 완전히 들어 해병대 보병훈련 10주 박쎄게 받고 소초에 떨어져 1주일간 하는 일이란게 선임들 기수와 이름외고 주전자들고 내무실 바닦에 물이나 뿌리다 2층 침상서 선임이 날리는 담배꽁초나 줍는게 전방 소초 신병들의 일이었죠...
그나마 가만히 내무실 구탱이에 앉아 뻣쳐 자세로 각잡고 앉아 있느니 이런 일이라도 시켜 주는데 얼마나 감사(?)하던지...낯설고 살벌하기만 했던 그당시 해병대 내무생활.....1주일을 암일없이 내무실서 각잡고 있음 거의 죽음 입니다...=_+
그렇게 몇일이 지나면서 2층 침상의 위력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어느날 영농교육(전역 한달전에 가는 전역예정자들 열외 교육이었죠..)다녀온 선임이 술한잔 마시고 들어와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2층침상서 아래층~~을 외치자 선임 한분이 2층 침상으로 잽싸게 뛰어 올라가더군요....
2층에 올라가자마자 발길질에 날라차기에 하여튼 2층 침상서 열나게 구르며 깨지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정말 불안해서 돌아 버릴것 같았습니다...몰 그렇게 때릴 일들이 많았는지?..그시절엔 말보다 주먹이 항상 먼저 날라갔던것 같습니다.
여기서 잠시 그당시 해병대 침구를 설명 해볼까요?
바닥에 까는 메트는 요즘 사용하는 삼단 접이식 스폰치 메트가 아니라 솜이 두껍게 들어간 무겁고 두꺼운 솜이불 메트였습니다...
물론 덮는 이불 역시도 두꺼운 솜 이불였죠...보급품으로 나온 담요는 길고 두껍게 둘둘 말아 고참들 바닥 메트 머리밑에 호텔 침대처럼 30도 정도 각도로 깔아 드립니다...아마도 졸병시절 고참들 2층 침상 모습을 보면 다들 얼른 고참이 되고픈 생각이 절로 들었을 겁니다...
그당시 나는2층 침상 메트정리할 기수가 아녔는데 2층 침상 정리하던 선임이 불러서 올라가 같이 침구정리를 하곤 했는데 우습게도 2층 침상서 내려보는 아래층 풍경이 정말 예술이더군요...아~~`나도 빨리 여기서 자야할 시간이 와야하는데?
정말 그럴 시간이 올까?...
그당시 국방부 시계는 왜그리 더디게만 가는지?.....지겹게 더디게 가더만요....--,,--
하루과업이 끝내고 내무실로 돌아온 2층 선임들의 모습...
일단 입에 담배 한개피씩 물고 각자 관품함(체스트)에서 싸제 로숀도 꺼내 바르고 세상에서 젤편한 자세로 엎드려누워 아래층을 바라보면 한마디씩 농담 건네고...전역 예정자 선임들은 추억록 만드느라 침구 한켠에 추억록 놓고 후임들중 그림 잘그리는넘 불러 추억록에 그림그려 넣게하고...거북선 모형 깎고 앉아있고....
하여튼 해병대 2층 침상의 그 거만하고 포쓰 넘치는 모습들은 부러움 그 이상의 모습들이었습니다..
신병 올라오면 젤먼저 날리는 2층 침상 선임수병들의 멘트...
일단 입에 담배 한개피 물고 있죠...글구 엎드려서 얘기하구..상의는 거의가 뻘건 해병대 나시티 입고서리...
왕고수병님:야~~신병~~(아주 낮은 목소리...)
이때 예외없이 신병들의 목소린 걉이 확든 훈련소시절 쉰 목소리...
악~~이병 김00~~!!
너 고향이 어댜~`??
악~~이병 김00~~%&$입니다~~
너 사회서 뭐하다왔어~~??
악~이병 김00~~@#& 하다 왔습니다~~
이때쯤 호칭이 바뀝니다...
김00?...김해병~~너 여동생 있나?
악~~이병 김00~~없습니다~~
대략 이쯤서 질문이 바뀌기 시작 하죠...
야 김해병 ~넌 해병대 모가 좋아서 왔나?
이때 신병들 대답이 거의 비스비슷 합니다..대략 팔각모가 좋아 왔다느니?..쎄무워커 좋아 왔다느니?링소리 좋아 왔다느니? 씩씩하구 남자다워 입대 했다느니?....빨간 명찰이 어쩌구 저쩌구......
그런 대답 들은 선임수병들 ....대략 신병들 갖구 놀기 시작하죠....얌마~~팔각모 좋음 마르고 닳도록 써라 내꺼두 줄께..라든지?
그리고 대충 그런 질문이 끝나갈무렵 어김없이 물어보는 한마디?...
신병~~..악 이병 김00~~~
너 언제 전역하냐?
생각해본적 없습니다~~~
난 이달말에 나가는데 너 전역하는날 돌아올까?..야~내가 너였음 접싯물에 코박고 자살한다~~ㅋㅋㅋ
얼 빠져 긴장하고 있는 신병의 각잡힌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인 2층 침상 선임들이 그여유.....
그당시나 지금이나 아마도 전역 예정 병장들이 갓 전입온 신병들 보면 본인들 후덜댔던 신병시절 생각하며 다들 이런 장난 한번쯤은 했을겁니다...^^
그당시 소초 내무실 풍경은..참 농촌틱 했습니다......
천장 백열전구 겉면엔 검은색 천으로 덮어서 유사시 빛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게 되어 있었구..나무 침상에 펼쳐지는 구시대적인 두꺼운 메트 모습도 그렇구..그위에 덮는 시퍼런 솜이불 역시......ㅋㅋㅋ 하여튼 해병대 내무실 풍경은 겪어보지 않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유의 냄새가 너무 진했습니다^^
전역하고...학교 공부 마져 마치고 다시 동원으로 들어가본 김포 오류정 해병 동원부대...
역시나 예비군 훈련 입소 해서도 붙어 다니는 기수빨과 거기에 합당한 침상....고참기수들은 2층에 포진(?)하고 졸병기수들 문가에 자리잡고 알아서 빗자루와 마대걸레 잡던 모습들.....
해병대 2층 침상..!!
졸병땐 공포와 부러움의 대상였고...
고참이 되어선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하던 "연산군"(?)자리가 되던 자리......ㅎㅎ
다시 그시절 2층 침상 생활만 하던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아마도 100년도 군대생활 할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ㅋㅋ
해병대 2층 침상의 포쓰~~~
해본 사람들은 다들 아실겁니다??...그 회한의 시간들을.....^^
출처 : 네이버 대한민국 해병대연구 카페, 알카포네(병346기)님 http://cafe.naver.com/rokmc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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