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346기 김선기

훈련소 시작...

머린코341(mc341) 2015. 7. 29. 15:03

훈련소 시작...


별반 글 재주도 없는넘이 후배님이 만들어준 공간 채워보느라 옛추억을 더듬다보니 거짓말처럼 그시절 추억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머릿속에 각인되 있더군요...


참 우습습니다.

그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시절이 어제일처럼 머릿속에 남아 있으니?..

지금도 가끔 군대가는 꿈 꾸노라면 아찔하죠..^^

 

그럼 고달픈 훈병 생활의 시작을 시작해보겠습니다..


한밤중 연병장에 끌려나가 나이롱 취침으로 몸을 달군후 내무실에 들어오니 내무실 유리엔 우리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하얀 물방울이 송송송 맺히더군요...


뭐 굳이 난방기가 필요없을정도로 온몸에서 열이 뻤쳐 나오는데

그것도 잠시..

 

내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정신없이 옷(아직은 민간 복장이라 그 모습이 정말 오합지졸였습니다)을 챙겨입고

다들 오와열을 맞춰 정열해서 앉고나니 교관이 한마디 하더군요...

 

신상명세서 보면 다 알 수 있다.

대학 다니다 온 사람들 전부 일어서 앞으로 나와..


여기저기서 몇명 일어나고(정말 몇명 안되더군요...) 교관의 불호령에  앞으로 나가  일렬로(대략 20여명정도...)섰습니다.


열중셔~~총원차렸~~~차례대로 큰소리로 복창해 봐라...


순서대로 외치고 나 역시 힘차게 외치고 나니 5명을 뽑아내는데 그 중 한 명에 내가 낀겁니다...


너희들은 오늘부터 소대장 해병이다...

한명은 중대장 해병을 맡아라..


같이 입영 열차를 탔던 유00이 앞으로 나서더니 중대장 해병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아~~쓰바 엿됐다..이런거 하면 졸라 쳐맞는다고 얘길 들은터라..앞이 깜감해지더군요..

 

순간 복학생 선배들로부터 들은 얘기가 머릿속에서 쌰악 매도는데..


군대가서 앞에 나서거나..향도,기수병 하면 고생 하니까 나서지 말구..

보초 안 서구 월급 많이 준다 하사관 지원하라구 하면

들은 척두 말구 걍 병으로 군생활 하구 제대 하는게 쵝오~~라고 했는데

하필이면 내가 젤 고생한다는 소대장 해병에 뽑힌겁니다.

 

잠시 적막이 흐르고...


너희들 다들 잘할수 있지?궁금한거 있음 물어봐...


야호~~

순간 교관님의 그 목소리가 어찌나 자상하게 들리는지

나는 소대장 해병을 다른 동기에게 떠맡기려고..말 끝나기 무섭게 나선게 화근이 된겁니다.


예~제가 할 말 있습니다..

할 말 있어?

네 그렇습니다...


퍽~~퍽 말 끝나기 무섭게 날라오는 안면가격...

별세개가 눈앞에서 번쩍..아~~쓰파 뭘 잘못했다구 때리는거야?

속에선 천불이 났지만 이미 내 눈가는 시뻘겋게 부어 올랐구...


야이 개쉐꺄~~누가 "네"라고 하라 했어? "모든 대답은 "악"이라구 했지?


그렇습니다..해병대 훈병들의 대답이 "악"이라는 사실을 순간 잊었던 겁니다...

시범 케이스 제대로 걸린거죠...


그래 할말이 뭔가?

악~~저보단 더 나은 사람이 소대장 해병을 하는게 나을거 같아서 저는 양보하고 싶습니다..

그래?


퍼버버벅~~~연이어 날라오는 안면가격 보너스로 조인트까지...


야이 개쉐꺄~~해병대가 4H 구락부야? 니가 하고싶음 하구 하기 싫음 안 하게?...


그렇게 첫날밤 나이롱 취침후 허벌나게 터지고 시작한 소대장 해병....

 

가입소 4일을 마치구 크리스마스 담날 드뎌 팔각모에 세무워카 .

어설픈 해병의 모습으로 선서를 하고..

그 해 마지막날엔 천자봉 정복후 사진도 한방씩 박고 어느덧 슬슬 훈병의 틀이 잡혀갈 무렵 저녘

순검시간에 예기치 않는 찐빠가 나옵니다.

 

순검~~

필승~~제3소대 총원00명.사고무.번호~~

"하나""둘" "서이"~~~순간 썰렁.여기저기 키득키득 ~

서이?    앞으로 나와 쉐꺄~~


퍼버벅~~경상도 출신 동기넘이 셋을 서이로 발음하는 통에 진지해야 할 순검 시간이 순간 웃음바다 되면서 그 웃음이 울음으로 변하는 참극(?)이 일어 났습니다...


아쭈 이 개쉐끼들 산천초목도 떤다는 해병대 순검 시간에 니들이 이빨을 보여..??

그래 오늘 니들 이빨 얼마나 보이는지 함 해보자...

지금 병사 떠나면 빤스바람 선착순 초~~옹 병사떠난다...총 병사떠나~~~


아~~쓰파~~툭 하면 옷 벗구 튀쳐 나가는 빤스바람 정말 미쳐 버릴것 같더군요....

빌어먹을 진해 바닷 바람은 왜그 리도 매섭게 차거운지?

선착순 빤쓰바람 하면 다들 추위 피하려 앞사람 등에 가슴팍을 바짝대고 서 있게 마련인데....

교관이 그런걸 곱게 넘어갈리 없죠..


누워번호~~!!

하나 둘 셋 넷....하나 둘씩 옆으로 파바박 누우며 번호를 하게 되는데

대략 이때 재수 없는 넘들은 살짝 언 빙판에 눕게 됩니다..

재수없음 뒤로 자빠져두 코가 깨진다더니 바로 그런 케이스죠....

 

번호 끝 일어서~~좁은 간격 좌우로 나란히~~

야호~~좁은간격? 와 교관이 사람됐나?

순간 바퀴벌레들 달려붙듯 순식간에 220명이 한몸되듯 달라붙고 이어 나오는 교관의 한마디...


춥나?

아닙니다~~안춥습니다~~

안추워?

악~~그렇습니다...


이빨은 덜덜덜 온몸엔 가시같은 털이 몽땅 일어서고 닭살까지 우둘두둘 솟았지만 다들 힘차게 대답을 했습니다...우린 안춥다고~~


그래? 그럼 추울때까지 빤쓰바람 하겠다~~


아 미쳐~~=_+

 

소대장 해병 앞으로..

"악" ~~


후다닥 튀쳐나간 내게 교관이 내민건 세수대야와 5파운드 국자 그리고 션한 찬물세레..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물세례를 먼저 받고나니 거의 이빨이 다물어 지질 않더군요....

으드드드득~~


소대장 훈병은 날 쫓아오며 물 뿌려...


교관의 뒤를 쫓아 다니며 뿌린 물세례를 맞는 동기들....

가재는 게편이라고 불쌍해 보이는 동기넘들 향해 물을 뿌리려니 정말 괴롭더군요...

교관이 안볼때 살살 뿌렸는데..

순간


소대장 훈병 너 이쉐끼 지금 장난치나?


교관의 말과 동시에 안면강타..글구

찬물세례..아~~씨바 뒤에도 눈이 있는거야 뭐야?


이미 얼어버린 몸은 거의 동태수준이 되어버리고 이후 동기고 지랄이구 찬물세례 두 번 받고 나니 암 생각이 없어지더군요..


촤~악~~~

으 흐흐흑~~


내가 뿌린 물벼락이 닿을때마다 동기들이 부르짖는 외마디 비명들......


"서이"~~발음의 댓가는 우리에게 혹독한 겨울 맛을 보게 해 주었고 점점 더 순검의 강도는 쎄져만 갈무렵.....

(하여튼 그시절 동기는 웬수같던 시절였습니다..^^)

 

또 순검 찐빠가 납니다...


그 당시 진해 훈련소 병사는 3층 침대를 사용하던 터라 1층 침상 밑은 멀리서두 허리만 조금 숙이면 훤히 보이는 구조였습니다.


뭐 대략 미국 영화에 나오는 미군들 훈련소 침상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느덧 훈련소 생활도 거의 적응해 가고 몇 일 후면 상남과 마산 벽암지로 떠나갈 무렵...

어느 미친넘이 양말과 총기 수입포 씻은 물을 세수대야에 담아 1층 침상 구석에 쳐박어 놓은 겁니다.


그것두 순검 시간에..

아~이건 정말 언 넘인지 알길도 없구..

 

순검~~!! 제 3소대 총원00명 사고무 번호~~~

좌리릭 번호끝.글구 박낙원 교관의 순검이 시작되는 순간...

교관의 흰장갑에 끌려져 나오는 썩은물 가득한 세수대야 하나..

내 눈앞에 펼쳐진 세수대야를 보는데 정말 숨이 콱 막혀 버리더군요..


아~~이게 뭐야? 또 보고자인 내가 작살나게 맞는건가?

머릿속이 혼미해지려 더군요....다린 후들후들~~

흠냐리~~%됐다...아니나 다를까..

교관의 한마디.


소대장 훈병~~

"악"~훈병 %&$~~

가서 오파운드 국자 가져와~~

"악~~"

3소대원 전원 45도 전방으로 얼굴 치들어~~

소대장 훈병 앞으로~~

"악~~"


오파운드에서 내 입안 가득히 들어오는 썩은 물들..


마셔~~

한 방울이라두 밷으면 오늘밤 밤새 야간 훈련 하겠다~~


결국 우리 소대원 전원이 한 명씩 내가 퍼준 오파운드로 그 국물을 놔눠 마셔버렸습니다...

양말 실밥과 총기 기름이 범벅이된 물..

아직도 그날 세수대야 감춘넘은 모릅니다...^^

 

세월이 군인을 만든다고 했던가?

어느새 훈련소 시간 4주가 지나가고 우리 밑으론 땅바닥만 보였는데 후배 기수도 생기고

상남훈련 떠날 즈음엔 제법 자세가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상남~~마산 ~~

그곳만 다녀오면 마치 군대 생활 다 끝난듯 다들 설레는 가슴 안고 상남갈 준비에 들 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남이 내게 남겨준건 본의 아닌 "고문관" 딱지..

 

실무 생활 하는 동안도 체질이란 소릴 들었던 내가 고문관이 되리라곤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 상남에서 펼쳐 집니다.

 

출처 : 대한민국 해병대 연구, 알카포네(346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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