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346기 김선기

까마귀야 뭐야?...악악악~~~!!

머린코341(mc341) 2015. 7. 26. 20:10

까마귀야 뭐야?...악악악~~~!!


서울에서 태어나 생전 갱상도 사투리라곤 듣도 보도 못하던 넘이 가끔 서울로 유학(?)온 몇몇 동창넘들 사투리만 듣다가 드뎌 사이좋게 애기하는 말도 싸우는 소리로만 들리던 진한 경상도 사투리의 고향 진해로 내려 갔습니다.


그 당시 제 귀엔 경상도 사람들 둘이 만나 얘기하는 소린 다 싸우는 듯한 소리로 들렸거든요...

미친다~~같은 한국말도 이렇게 틀리게 들릴수 있단게...첨엔 정말 낯설고 알아듣기 힘들더군요...갱상도 사투리....ㅋㅋ

 

후암동 병무청서 합격증 받아들고 같은날 입대한단 동질감 하나로 낯모르는 녀석과 같은날 서울역서 기차타고 부산경유 진해로 향했습니다...


이 녀석 동대문상고 태권도부 출신인데 입대후 공교롭게도 녀석이 중대장 훈병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낯 모르는 녀석과 두손 꼬~옥(?) 잡고 진해로 내려가 태어나 첨본 아구찜이란 이상 야릇한 음식에 술한잔 걸치고 여관(그 당시엔 모텔이란건 아예 존재도 없던 시절이었죠...)에서 자는둥 마는둥 하룻밤을 설치고

경화동 6정문을 향해 택시에 올라 탔습니다...


그 당시 서울엔 아구찜이란 음식점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던 시절 입니다...

그 맵고 맛없던 음식이..요샌..ㅎㅎ

 

6정문..!!

요즘이야 아들넘들 군에 입대 한다고 부모님들 같이 부대입구까지 가서 극성이지만 우리들 입대 할때만해도 다들 먹구살기 바빠 그져 쌈지돈 대충 챙겨서 입대 하는게 흔한 시절이라 찬바람 쌩쌩 몰아치는 6정문 입구는 썰렁 그 자체였습니다...


몇 몇 넘들이 여친들과 아쉬운 이별을 할 뿐 대다수 장정들이 스물스물 줄 맞춰 섰다가 6정문을 향해 목욕탕 뗏물 빠지듯 그렇게 들어갔습니다...

 

6정문~~!! 닫히기 무섭게 바로 날라온 한마디....

 

야~~이 개쉐리들...빨리빨리 못 뛰어??


순간 분위기 썰렁~~그리고 날라오는 워커발...헉~~외마디 비명소리들...아비규환~~

하여튼 군대는 줄이라고..뒷 줄, 옆 줄에 있던 넘들 무쟈개 걷어차이며 오리 걸음으로 6정문 좌측 해병 하후생 연병장까지 끌려가 우리 동기들은 삼삼오오 불안하게 모여 앉게 됩니다....


아수라장이던 분위기는 깊은 불안감과 침묵에 빠지고....

 

불과 몇 분 사이에 그 느슨하던 행동들은 워커발 몇 번에 다들 빠릿빠릿 해지는데....

잠시 정신도 들기전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떼까마귀들의 합창소리...악~~~악~~~악악악악~~~


진해 해병 훈련소 입대하고 젤 먼저 우릴 반긴건 교관도 해병도 훈련병도 아닌 까마귀 떼들이었습니다....


서울에선 한번도 본적 없는 까마귀들이 왜? 그리도 천지에 널렸는지?

가뜩이나 을씨년시런 겨울 날씨에 연병장에 널려 있는 까마귀들이 심난한 맘을 더 심난하게 하는데 느닷없이 까마귀 소리같은 악악~~대는 소리가 천지를 요동하듯 울려 대더군요...


아~~이건 뭐야?? 뭐가 이렇게 악악 대는거야?


맘속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쯤...

불과 몇 분이 지나지 않아 그 소리의 주인공들이 우리 연병장 옆을 정상간격 오와열을 맞춰 가는데 바로 하후생 교육대 피교육생들의 함성 소리였습니다....


아~~목소리 예술~~오와열 예술.. 이건 완전 예술 그 자체더군요..

어떻게 저런 목소리와 오와열이 인간의 몸에서 나올까?


그러나? 불과 몇 일후 우리도 그렇게 변해 버립니다...

까마귀떼들처럼^^...


지금도 그 악악 대던 구령 소리는 환청처럼 영원히 잊을 수 없게 귓전에 맴돕니다...

아~~그소린 까마귀소리가 아니였던 겁니다.

 

몇 시간후 우리가 내야하는 바로 그 소리였던 겁니다...

귀관~~

악~훈병~#@%....!!

그 당시 해병 훈련소 모든 대답과 구령은 모두 "악~~"이었습니다...

 

77년 12월22일 220명의 젊은이들.

해병346기는 떼까마귀 소리와 함께 47년만의 겨울 한파와 더불어 해병대 신병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6대대 2중대...

가입소 첫날밤...하루죙일 괴롭히던 해병대 아저씨(?)가 한치앞도 분간할 수 없게 깊게 눌러쓴 팔각모에 약간은 쉰듯한 억샌 경상도 발음으로 우리들 앞에 저승사자처럼 떡하니 버티고 서서 긴긴밤을 초조하게 만들더니 드뎌 그 본색을 드러 냅니다..

 

너희들이 해병대 신병 346기야~~??


어영부영 이것도 저것도 아닌 대답들이 우리들 사이에서 흘러 나옵니다......네~~예~~맞아요~~

완전 오합지졸...그 목소릴 들으며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했더만...

아니나 다를까 못되게(?)생긴 교관이 한마디 날리더군요....그 이름 박락원교관~~

 

요??아하~~이것들 봐라~~

야이~~$쉨들아 여기가  니들 안방야??~~목소리 봐라~~

지금 병사 떠나면 총원 빤쓰바람 병사떠난다~

총 병사떠나~~~~

 

그러나 우리들 중 그말을 제대로 알아듣는 넘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생전 첨 들어본 이상한 용어.....뭘떠나??

다들 웅성 거리며..설마~~?이 야심한 밤에~~??


그러면서도 뭔가 분위기가 범상치 않아 걍 대충 빤스바람이라니까

어영구영 바지 내리구 밍기적 밍기적 웃도리 벗는 순간 어디선가 날라오는지 모르게 아구통이며 허벅지에 주먹과 워커발 세레가 마구 난도질을 하니 그때서야 다들 부랴부랴 훌러덩 옷 벗어재끼구 연병장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거의 아수라장 분위기...

오합지졸...뭐 그런 분위기였는데..


아~~뭐야?? 디게 춥네

투덜대며 겨울 바닷 바람 쌩쌩 몰아치는 연병장으로 뛰쳐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나이롱 취침인가 머시긴가를 시킨다며 우리기수 전체가 차가운 연병장에 빤쓰만 입은체 팔다리는 하늘로 향한체 벌러덩 눞혀 버리는데 불과 몇분이 안걸리더군요....


단 한 명의 해병대 복장을 한 젊은 교관이 피끓는 젊은이 220명을 차가운 겨울 땅바닥에 눞혀 버린겁니다...


막강 파워~~


해병대 교관들 참 대단 합니다..

양치기 개가 양몰듯 신병들 몰아세우는 기술(?)은 가히 신의 목소리입니다...


그나마 맨바닥에 누운 넘들은 행운아였습니다....

재수없게 살짝 얼음이 얼어있는 빙판에 누운 넘들은 거의 동태가 되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교관이란 사람이 내뱉는 한마디...


너희들 해병대 뭐하러 왔나?

#빤다구 해병대 지원해서 왔나?

자신없는 놈들은 지금이라두 포기해라..

오늘밤 같은 날들이 해병대 생활 3년동안 계속 될꺼다~~~


그러나? 이미 각오하고 지원한 넘들이 그런거 신경이나 씁니까?..

그래 죽여라 걍 이대로 이 악물고 버틸란다...


이렇게 시작한 해병대 훈련소 첫날밤....

그밤이 끝나갈 무렵....

드뎌 내 훈련소 운명을 결정짓는 대단한 결정이 시작됩니다...

아~~왜?

그날밤 손들고 일어섰는지....

피곤한 해병신병 훈련소 생활의 후회 막급한 일들이 내앞에 펼쳐 집니다.....


출처 : 대한민국 해병대 연구, 알카포네(346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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