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346기 김선기

해병대 전방 소초..

머린코341(mc341) 2015. 8. 1. 15:33

해병대 전방 소초..


얼마전 찿아가본 애기봉(752 OP)..그 당시 중대본부 방카 였었는데 정말 넘 많이 변했더군요....

여기서 잠깐 78년 봄 당시 소초 분위기를 언급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나즈막한 야산 뒤쪽(북쪽에서 바라볼때)에 지어진 소대 내무실(소초)은 나무로 만든 한쪽엔 2층 침상 다른 한쪽은 1층 침상이고 끝쪽엔 도어문 달린 작은방에 소대장실이 침대 하나 그 바로 앞 공간은 당직병 자리..그리고 그자리엔 전방 초소 와찌와 연결된 통신 장비들...

 

대략 내무실 분위기는 2층 침상 선임들 기분에 따라 좌우되었었고...2층 침상 좌측 끝엔 전역 예정 선임수병님 개구리복(예비군복)이 칼날같은 주름잡혀 걸려 있었죠...


2층 선임들 기분나뻐 아래층~~하고 불러대면 후아~~아래층~`하면서 2층 침상 당번들 뛰쳐 올라가 무릎꿇고(절때 천장이 낮아 설수 없다는..) 대략 고롬 당하고 심할경우 절라 깨지고 내려오죠...


해병대에서 2층 침상서 잔다는건 그 자체가 선임해병이 되었단 계급장 였습니다...


그 당시 전역 예정자들은 전역 한달을 남겨 놓으면 영농 교육 받으러 나갔는데 가끔 골통 선임들 저녘이면 술 왕창 취해 들어와 열나게 구타하고 ..하여튼 그 당시 해병대 말년 병장은 날아가는 새, 독수리, 까마귀 뭐든지 떨어트릴것 같은 위용 였습니다..부럽~~

 

소초밖 풍경...

은 연병장(거의 마당 수준이죠..) 소초 뒤 언덕엔 무장고..그 옆에 2인용 푸세식 변소..그 뒤로 전방으로 한없이 연결되는 교통호...소초 옆 작은 언덕엔 주계(해병대 식당입니다), 정말 동네 분식집 수준의 작은 식당인데 일병중 짬되는 선임이 자동으로 주계병 겸업(?)하게 됩니다...그 덕에 해병대 갔다오면 다들 칼질 예술 입니다..특히 파 썰어내는건...촤 자자자작~~

 

소초앞 언덕 밑으로 50여m 내려가면 짚으로 지어논 작은 원두막 안에 우물(식수)과 옆에 가마솥(우리덜 샤워장)하나 그나마 가마솥 사용할수 있는건 교육(수색,유격,사격) 끝나고 올때나 가능하지 졸병때 뜨거운물 목욕은 평상시엔 꿈도 못 꿉니다..

 

소초에서 전방으로 걸어 나가는 길목에 단단한 철망쳐 논 시멘트 건물(지뢰고)..대략 이런 분위기였는데...소초에서 멀리 논두렁 대여섯개 넘어 개활지 밖엔 소대 검문소(백두산 검문소)가 있었습니다..


일반 차량들 지나가거나 민간인들 가끔 봄바람나서 한없이 걸어 들어옴 검문 하는데 사실 주간 초소 근무중 가장 중요한건 멀리 중대 본부서 소초로 통하는 논둑길로 중대장님 혼다 오토바이 타고 쏜살같이 순찰 나오는 모습 보면 근무자는 재빨리 소초에 와찌 돌리는게 더 큰 과업였습니다..


중대장님 도착한 후 와찌 돌렸다간 걍 자동 집합..개박살이죠...와찌란 잽싸게 유선 전화기로 소초에 연락하는걸 통용하는 해병대 용업니다..

 

당시 중대장님 이름이 홍득표(현 인하대 교수 현재 미국 플로리다 교환교수로 가 계시더군요..겨울에 귀국 하신답니다) 대위님인데 혼다 오토바이 타고 쏜살같이 순찰 다녀서 별명이 "혼다표"였습니다....


하여튼 중대장님 어찌나 번개 같은지 요즘 짱께집 번개들은 껨도 안된다는.....*_*....ㅋㅋ


덕분에 멀리서 다다다다다~~120 cc 먼지 일으키며 달리는 오토바이 보면 검문소 와찌 불이 났습니다..초 울트라 비상~~

가끔 와찌 늦게 돌려서 소대장님 낮잠자다 걸려서 박살 난적도 있고...ㅋㅋ


덕분에 소대장님 따까리랑 오밤중에 중대본부 무장메고 올라가 부중대장님한테 방카에서 거의 초주검되게 오파운드 세례 받고 오더군요..빤쓰에 피가 흥건~~하여튼 그 시절엔 장교들도 참 많이 맞았습니다..


당근 우리들야 자동 주계뒤 집합...덕분에 지금도 주계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가득...^^

 

그 시절 첨 실무에 도착해 내무실에 바짝 걉든 자세로 동기넘과 둘이 앉아 있는데 오후쯤 되니 내무실이 복잡복잡해 지면서 야간 전방 밤샘 근무 준비들을 하더군요..


그러다가 느닷없이 당직병이 336기에게 뭘 물어보더군요?


야~~000~~

예 일병000~~

오늘 막걸리 타왔나?

아닙니다 지금 막걸리 타러 갑니다~~

알았어 빨리 갔다와~`

예 알겠습니다..다녀 오겠습니다..필~~승``


아~~순간 머릿속엔 이런생각이 들더군요..해병대는 술도 잘 마시고 훈련도 잘받고 여자한텐 약하다더니...아예 맨날 저녘엔 막걸리 쳐먹고 사는구나??..


얼마후..336기선임이 중대본부서 돌아오고..당직병


 야~~오늘 막걸이 모야?..


이때 아주 작은 소리로 대답하더군요.


예~~오늘 막걸리 $#& 입니다~~

 

여기서 잠깐...

중대 본부로 걸어서 막걸리 타러 다니던 336기 선임 일욜날 중대본부 체송병 신부름 하러 갔다가 산속 교통호에서 꼬라박았는데(잠들었죠..) 느닷없이 서울 집에서 아버님이 면회오는 바람에 소대 난리가 났었습니다...사라진 336기 일병김승@ㅇ를 찿아라

소대본부 발칵 뒤집어 졌습니다...결국 중대본부까지 연락되서 중대장님도 알게되고..

결국 선임들이 중대본부 가는 교통호에서 찿아내고 면회..영문도 모른 아버님은 포니 자가용 백두산 검문소 앞에 세워놓고 친구분들과 즐겁게 이바구 하고 계시고....에~~고 면회 끝나면 아드님은 작살 날텐데..ㅎㅎ..면회후 내용은 걍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다시 막걸리...

닝기리 오늘 막걸리가 모냐니? 막걸리면 막걸리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선임들의 수근대는 소리가 궁금해지며 또 불안해 지더군요?

씨댕~~전입신고로 막걸리 졸라 쳐먹이려고 그러나?...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그건 술이 아니라 암구호 수령하는 해병대 은어였고...ㅎㅎㅎ

 

그렇게 어리버리하게 실무생활이 시작되면서 고참 선임을 따라 드뎌 전방 초소 설명 들으러 전방에 배치 붙습니다..


맨 먼저 초소에 나가 선임이 내게 보여준건 깨알같이 좌~~악 하니 써있는 암기사항들였습니다...


닝기리 해병대가 대학이라더니? 훈련소부터 실무까지 모 그리 외울게 주구장창 많은지?


다 외었다 싶음 한가지씩 생기는 새로운 암기 사항들...징글징글....선임들 기수부터 근무수칙등등...다들 생각 나시죠?


외워도 외워도 한두개는 빠져지는 선임들 기수와 이름...그러나 몇 대 터지고 남 아주 잘 외워진다는....^^

 

암기사항을 받아들고 대략 난감해지려는데 북쪽과 우리쪽 사이 염하강에 떠있는 작은섬(학섬)을 가리키며  얼마전 그곳 매복나간 선임들이 꼬라박았다(해병대서 꼬라박아란 졸때와 기합 받을때 사용하는 용어죠...)가 전부 북괴군한테 모가지 잘렸다며 근무지서 꼬라박았단 언제 그렇게 될지 모른다고 공갈(?)을 치더군요...


허거걱~~졸지 말아야지~굳은 각오...-_-


갓 도착한 우리들 신병들야 그게 사실인줄 알고 당근 긴장하게 되고. 다음 신병이 올때까지 그런줄 알고 있다간 세월이 가면서 우리도 똑같은 공갈을 신병들한데 치게 됩니다...ㅋㅋ하여튼 해병대 이빨은?.....=_+

 

소초생활의 즐거움과 괴로움...

일단 소초 생활을 하면서 배고픈 일은 없어졌습니다..그런데 웃긴게 그간 츄라이판으로 밥을 먹다가 소초 생활을 하게되니 주계에서 사용하는 그릇이 죄다 밥그릇(알미늄)이란 겁니다...


선임들 드실 반찬은 고추장에 된장 뭍힌 막장..쫄들 식탁엔 걍 막된장...

뭐 이런식으로 계급 분류식탁 배정이 끝나고 반찬은 대략 동네 민가서 얻어온 묵은 김치 나오는 날이면 난리(?)나는거고...

아님 걍 맨날 염정무에 똥국..비스무리한 밥을 먹고 살았습니다..


가끔 염하강서 건져 올린 숭어 먹는날은 막장에 버무린 숭어 파튀(?)로 입 찢어지게 먹곤 했었죠...그때 숭어회맛..꿀같았었죠..꿀맛~~

 

소초생활의 괴로움중 젤 참기 힘든건 항상 부족한 수면이었습니다....

 

밤샘 전방 근무 마치고 들어오면 짬밥순으로 정해져 할일들이 많았는데..


대략 일병 오장(328기)들 근무로 이슬맞은 60기관총 분해조립하고. 무장고 정리..식사 준비...

그 밑에 기수들 선임들 침구준비..

다른 선임들 팔각모,작업복 다림질..

그 밑에 기수들..쎄무워카 닥고 있고...

우리같이 아예 짬밥이 안되는 쫄들은 걍 사계 청소와  세수대야에 선임 수병들(병장 고참들)따듯한 발물떠다 발이나 닦아 드리고....요즘 병장들 발씻겨 줬다간 아마 언론에서 난리치고 쌩쑈할겁니다...그땐 말없이 정말 묵묵히 발물 떠 날랐었는데..

 

근무외에 그런 잡일들을 준비하다보니 자연스레 졸병들은 항상 수면 부족에 허덕였는데...

더 한숨 나오는건 협소한 내무실 사정으로 칼잠을 잘 수 밖에 없었단 겁니다...


내무실 인원중 항상 빠져 있는 휴가자와 유격장 교육자, 사격장 교육자, 수색대 교육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구 내무실은 언제나 침상이 좁았습니다...그러다 보니 졸병들은 편하게 자는건 꿈도 꿀 수 없었고 그 여파로 항상 피곤해 있었던거 같습니다.

 

침상이 좁다보니 체스트(관품함)도 부족하고 덕분에 훈련소서 받아든 보급픔들 마땅히 정리할수도 없더군요.


항상 보급물이 부족했던지 우리같은 신병들 올라가면 한 개 남은 워카나 양말, 속옷 같은건 죄다 고참들 몫이고...이러다보니 당근 신병등 올라오면 보급물이라 불렀었죠.....이건 그 당시 해병대서 고쳐야 할 악순환중 하나였습니다...

 

그 시절 훈련소서 받은 보급물 휠잠바(야전 상의)는 한번 세탁함 입을수 없는 걸래 쪼가리같아 실무 도착하자마자 소각장에 버리고 선임들 미제 휠잠바 얻어 입거나 사 입곤 했었습니다...그런 휠잠바 만들어 납품한 쉨들 전부 감옥 보내야 되는데.....짐 생각해도 승질나네...

 

첨 소초에 도착해 선임들이 우리들 보급물 검사 하더니 작업복을 가져 가더군요...

닝기리~`군복 뺕어가면 나보고 군대 생활 하지 말란건지?


하지만 그건 기우였습니다...선임들이 몇일후 퇴근하는 방위병(그 당시 소초에 2명의 지역 방위들 야간근무 했습니다)시켜 군복을 멋지게 고쳐다 준 겁니다...

아~~흐~~이 짜세~~그때 기쁨이란 정말 이루 형언할수 없는 ...역시 해병대는 짜셉니다...옷이 날개라고 어벙벙 커다랗기만 하던 군복이 몸에 척 달라붙고 작업복 앞주머니 다다닥 박아버리니 정말 멋지더군요...


그 당시엔 링을 차기 위해 작업복 바지 앞주머닌 전부 박아버렸거든요.....항상 무섭고 겁나는 존재로만 보이던 선임들...하리마오들...하지만 그 선임들이 우리 신병들 옷을 멋지게 수선해 준겁니다...정말 감격 또 감격...이때 정말 해병대 입대 잘했단 감동의 물결이...으~~흐흐...^^말뚝박지 그랬냐?..ㅋㅋ

 

그렇게 시작한 소초생활~~

이제 슬슬 소초생활에 익숙해져가며 졸병만이 할 수 있는 작은 찐빠들...

글구 대망의 긴빠이....선임들 따라 오밤중에 떠난 긴빠이 매복...

 

허걱~~이게 모야?

야~~쉨꺄~~너 뭘 긴빠이 한거야???...ㅎㅎㅎ


정말 박장대소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출처 : 대한민국 해병대 연구, 알카포네(346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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