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병장 시절 신병들 항공 교육 내무실서 구대장인가 하는걸 맡았던 어느날.....이때 마이가리 병장 였습니다.^^
10,26...박대통령 시해 서거 사건이 났습니다..
5분 대기조 비상걸려 완전무장에 워커까지 신고 밤을 꼬박 새우는데..
뭔일인지 영문도 모른체 바짝 긴장한 신병 교육생들은 두 눈만 말똥말똥 ..병아리 새끼들이 어미 닭 쳐다보듯..
불안하게 내 모습만 바라보는데 사실 이때 나두 뭔 일인지 알길도 없이 데프콘 투 떨어져 밤새 내무실서 무장 대기 하던 중이라 행여 신병 교육생들에게 나까지 불안해하면 다들 힘들어 할 거 같아 무척 긴장 상태에서도 녀석들 안정 시키기 위해 표정 관리 하느라 애먹었던 생각이 나는군요...
얼마후엔 12,12사태 터져서...같은 기지 소속인 한남동 외무부장관 공관 경비대선 총질하고 난리나고..
그곳엔 동기넘들과 고등학교 친구 대학 같은과 선배 등...아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무척 걱정 했었죠...
결국 그날 완벽한 경비대대의 임무 덕분에 그후 전두환이 대통령 되면서 수방사에게 그곳 경비 업무 전부 넘김 당하고 해병대 병력 철수하게 됩니다...
전두환에게는 쉽게 생각했던 그 당시 해병대 공관 경비대의 빡쎈 저항이 손톱의 가시만큼이나 고통스러웠던 모양입니다...
전역을 몇 일 앞둔 80년 5월....
광주에서 유혈 사태가 나면서...우리 비행장도 바쁜 모습들이 보여집니다....보안상 내용 중략..
하지만? 이때 젤 걱정스러웠던건 전역을 못할 수 있단 유언비어였습니다...
평생동안 대통령 할 것만 같았던 박 대통령이 사망하고...그러다 몇 일 지나지 않아 12,12사태 나고....
한 동안 잠잠 한 거 같더만 부마 사태나서 해병대들 총비상 걸려 버리고..이때 부산 마산 대구에 해병대 병력 나가 있었습니다...그러더니? 광주 사태가 나버리더군요...
장기 근무자들은 한결같이 옛날 김신조 청와대 습격 사건을 예로 들면서 그때도 전역 예정자들 전부 전역 못했다며 아무래도 이번에도 그럴것 같단 말에.....나야 그 당시 세상이야 어케 돌아가던 말던 전역이나 제 날짜에 하고픈 간절함....ㅎㅎ
하여튼 내가 병장 달면서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정말 정신없던 시절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드뎌 전역 예정자로 분류(?)되어 모든 권력(?) 맞 후임에게 물려주고 열외자로 ...내무실서 전역 준비나 하려 빈둥대고 있던데....시커멍스 두명이 들어오더군요...이마엔 작대기 하나..까맣고 푸석푸석한 얼굴에 쉰 목소리....ㅋㅋ
똑똑~~
"들어 가도 좋습니까~~??"
우리 내무실엔 도어문이 달려 있지만 가운데 작은 투명 유리문이 있어서 바깥상황이 대강 보입니다...내 눈에 한 눈에 들어오는 신병의 모습....순간 으흐흐~~심심한데 잘됐다...
내무실 마루바닥에 서서 거울 쳐다보며 싸제 로숀으로 피부미용관리 하던 중...아마도 그때 내 복장이 바지는 물 빠진 민무니 작업복에 상의는 해병 나시티 입었던걸로 기억 됩니다....그런데 당시 제머리가 좀 길었습니다...
"네~`들어오세요~~" (공손한 사제 말투)^^
"필승~~!!"(신병 두넘이 동시에 했으니 얼마나 목소리가 컸겠습니까?)
셔"셔~...아저씨들~~목소리 살살 하세욥~~전 군인 아녜요~~`문관 이거든요? 알았죠~?"
순간 두 녀석 멀뚱멀뚱해 지더만...그래도 못 믿겠다는 듯...멀쩡히 차려 자세로 서 있더군요...
"아저씨들~~서있지 말구 거기 앉으셔~~"(계속 사제말..)
"악~이병000~~앉겠습니다~~..."
순간 화를 버럭~~
"아이~쒸~~목소리 살살 하랬자나~`?"
"악~~알겠습니다~~...."
또 큰 목소리...순간 살포시 다가가 군밤 한 대씩...글구 속삭이듯...
"야 니덜 내가 뭐 같냐?"
"선임님 같습니다~~..."
"아~씨파~~나 민간인 같지 않아~??...."
"악~~선임님 같습니다..."
"에이~~..얘들아~~ 나 낼모레 제대 하거든?..니넨 제대 날자 언~~제냐?..."
"악~~모릅니다~~"
"에이~알잕아?...나한텐 걉들거 없어? 걍 궁금해서 그러니까 가르쳐주라..??"
몇 분간 내 곁에서 살살 구슬러 걉을 팍 빼버리니 녀석들 슬슬 이바구 열리더만 지들 제대날짜 말하더군요..
사실 입대할때부터 전역날짜 다들 알고 드가지만 걉이 들어서 졸병땐 감히 이런얘기 입밖에 꺼내지도 못했는데...
갈참 선임수병의 꼬시는 말에 이넘들이 그만 넘어가고 만거죠...ㅋㅋ
그렇게 한참 신병들 델꾸 담배 피게 하면서 놀고 있던 중...일병 오장넘이 들어 오더군요....신병들 망했다..+_+
내 꼬임에 넘어가 내무실서 병장과 맞담배질 하던 신병들 기절 초풍하려 하고 일병 오장넘은 곁눈질로 눈꼬리가 위아래로 씰룩씰룩
내가 있으니 뭐라 말은 못하고 화가 머리 꼭지까지 돈듯한 모습이더군요....
"필~씅~~김수병님 신병들 운항실로 델꾸 내려가도 좋겠습니까?"
"왜~~에?.."
"대장님께 전입신고하러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 델꾸가라~~!!...야 강해병~~~"
"넵 일병 강00~~~...."
"근데? 니들 군대 생활 무쟈게 힘들겠다~~.."
일병 오장 멀뚱 멀뚱...
"제들 말야~~신병들~!!"
"넵~~.."
"제내들 제대날짜도 다 알고 있더라~`??..요즘은 제대날자 꼽으며 실무오나봐?.."
고추가루..ㅋㅋㅋ
아마도 그 신병들은 다시는 말년 병장이 심심풀이로 꼬셔도 다신 그런 얘기 안 할 겁니다...
그나저나 그 후에 녀석들 주계뒤로 안 끌려 갔는지 궁금해 지네요?...나랑 하두 기수 차이가 나서 맨 아래서 암암리에 일어나는 일은 알 수 없는 노릇이니?.....ㅋㅋ
드뎌 꿈에도 그리던 개구리복 찿아오고...전역 교육대...
그 당시 해군본부 기지소속이거나 서울 근교에서 근무하던(국방부, 공관 경비대, 국립묘지 의장대, 한미 연합사, 보안대 등등) 해병대원들은 전부 해군본부에 모여 간단한 교육받고 곤봉 반납하고 부대로 돌아갔습니다...
그 당시엔 항공대 같이 근무하다가도 다른 부대로 전출가는 인원이 꽤 있었습니다..그 때문에 실무에서 갠적으로 정들었던 고참이나 후임이 떠날땐 안좋고 섭섭 했었는데...전역 교육 받으러 가보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생전 소식도 모르던 동기들이 서울 근교에 참 많더군요....이넘들도 대부분 보병 근무하다 서울 근교로 와서 실무생활 했다더군요...
하긴 동기넘들도 내가 항공대서 근무 했다고 하니 다들 놀라더군요....서울 근교에 그런 부대도 있었냐고?..
해군본부서 전역 교육후 전역증 받아들고 돌아온 항공대....
이제 오늘 밤이면 영원히 군대란 곳은 나와 영영 이별 빠이빠이다~~
길것만 같았던 시간들은 그 순간 총알처럼 지나가 버리고....
담날...
전역방패..추억록....거북선 모형..글구 병들의 행가래...
일일이 악수를 하고 떠나 오는데?...나한테 갈굼도 많이 당하고 고롬도 많이 당했을텐데...
후임들 악수를 하며 눈물을 보이더군요....정말 희한한게 남자들만의 세계라 전혀 눈물 보일일 없이 생활할것만 같았는데..
참 희한한 인연으로 눈물들을 흘리게 되더군요...동기들과의 이별..글구 졸병 시절 한따까리후 교통호에서 밤하늘에 별을 새며 담배 한모금과 떨어트리던 눈물....정작 전역 하면서 나는 흘리지 않는 눈물을 후임이 흘리는것을 보면서...사나이들의 진한 우정을 몸으로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 항공대서 전역 하면서 가장 가슴이 아펐던건...
점점 줄어드는 빨간명찰....그런 모습으로 사라져 가는 해병 항공대의 모습....
그런속에서 전역때까지 어쩔수 없이 남아 있어야만 했던 빨간명찰 후임들의 애로사항....
이제 다시 해병 항공대의 부활의 목소릴 들으면서...
그 시절 다 같이 고생한 해병대, 해군 선후임들에게 다시 한번 건승을 보내드리며.....
멋진 해병대 항공대가 창설되길 기원해 봅니다...
내사랑 해병대~~
국가 선봉부대로써 항상 드넓은 기게와 충성심으로 조국의 방패 되어주길 바랍니다.
그간 두서없는 해병대 비하인드 스토리 읽어주신 분들은..이글은 그져 빙산의 일각을 구경 했다고 생각 하시면 될 겁니다^^
필~~승~~!!
출처 : 대한민국 해병대 연구, 알카포네(346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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