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훈련도 즐거워~
120일 정예화 훈련 중 공수교육대에서 유격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월요일 벽암지 연병장에서 작전장교가 인원보고를 하고 훈련선서를 한다.
원래는 대대장이 하여야 하나 부대대장인 작전장교가 했다.
유격훈련장의 피교육자는 계급 나이가 아무 소용이 없다.
첫 주는 기본 체력 훈련인 PT체조를 한다.
PT체조는 항상 그럿틋이 꼭 마지막 구호를 안 붙힌다.
교관~~
쪼그려 뛰기 10회 실시 마지막 구호는 붙히지 않는다 실시~~
그러나 많은 병력이 PT체조를 하면... 하나 둘 셋 하나~ 하나 둘 셋 둘~
하나 둘 셋 셋~.........................하나 둘 셋 아홉~
하나 둘 셋 조용해야하는데 꼭 열~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기합이다.
앞으로 굴러~ 뒤로굴러~ 좌로 소이동, 우로 소이동 등등 한다.
그런데 우리 쫄병은 즐겁다.
아니 고된 120일 정예화 훈련~ 그것도 유격훈련이 힘든줄 모르게 즐겁다.
중대장 및 장교들, 나이든 상사, 중사님들과 같이 훈련하니 요분들이 어떻게 요령 좀 필려고 하면 여지없이 교관이나 조교가 요령피십니까? 훈련하기 싫습니까? 대대전체가 기합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그중에서 어느 쫄병이 한마디 한다.
야~~ 누구여 ~ 또 어떤놈여~ 하며 실수한 높으신 분들한테 일갈한다.
그러면 우리도 똑바로 못혀~~ 하며 맞짱구도 쳐주고 그리고 앞으로 굴러하면 벽암지 연병장의 자갈에 등이나 머리가 쿡쿡 찔리면 그 높으신 분들이 어이쿠 ! 어이쿠! 한다.
그러니 같이 훈련밭는 우리 쫄병은 즐겁다. 웃음이 절로 나오니 힘도 안든다.
아니 저 높은신 분들도 하는데 우리는 당연 아닌가...?
그렇게 실무에서의 훈련은 힘은 들지만 그래도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기본체력훈련을 마치고 둘째주가 되니 미해병대가 온다.
그리고 각종 코스마다 우리 한국 해병대와 같이 하는데 미해병들 아주 재미있다.
우리는 각 코스에서 조교가 항상 공포감과 자신감을 향상시키고자 군가와 구호와 기합을 받으며 차례를 기다리는데 미해병은 코스앞에서 기다리며 먼저하는 해병이 실수하면 박수를 치기도 하고 베리굿~~하고 핀잔인지 응원인지 떠들어댄다. 우리와는 완전 대조적이다.
훈련하다 10분간 휴식하면 쉬다가 언제 모였는지 정렬한다.
그런 점은 정말 배울만 하였다.
중식이나 그날 과업이 끝나고 서로간의 불상사를 막기 위하여 되도록이면 같이 접촉을 못하게 한다.
그러나 화장실만은 어쩔수 없이 같이 이용한다.
벽암지 화장실은 완전 재래식 화장실이라 당시에 대변 보는곳은 많은 병력이 볼일 보다보니 넘쳐서 대변이 궁둥이에 다을듯 말듯 꽉 차인다.
그러면 미해병대원들은 고통이다.
재래식 화장실의 냄새도 정말 지독하다.
미해병대원들은 대변을 볼려면 아예 방독면을 착용하고 본다.
하였튼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기동훈련차 왔다는 미해병들은 동남아를 순방한다고 한다.
그리고 6.25와 월남전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린 한국해병대을 대단하게 생각하며 한국해병대와 훈련하기를 원하고 한국에와서 같이 훈련한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한국해병대의 기념될 만한 것을 기념으로 가져가기 위해 미해병은 시계, 반지, 미군휘장, 바클 등과 우리 해병대 역시 바클, 휘장 등과 교환하자고 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바꿀만한 물건이 없다.
바클에 ROKMC가 쓰여진게 제일 인기다.
당시 시계가 귀한 물건이라 미군들은 시계와 우리 해병대 바클이 제일 많이 교환되었다.
화장실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미해병은 기념품을 바꾸러 온 것이다.
바클을 작업복 무릎에 막 문질러 광 좀 내고 마이바클 유 와취~ 첸지 첸지~ 하면 오우케이 탱큐! 첸지 하며 바꾸잔다.
그러나 아무 글도 없는 것은(표식) 노 노 ~ 한다.
당시 모두들 영어가 짧아 콩구리쉬로 그래도 잘도 바꾼다.
우리 해병과 일주일간의 훈련을 하고 필리핀으로 간다고 했다.
미해병대는 6.25와 월남전에서 우리 해병대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었다.
지금도 한국해병대와 많은 훈련을 하는것은 6.25와 월남전에서 맺은 피를 나누고 선배님들이 혁혁한 전과를 올렸기 때문에 한국해병대 정신을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실무에서의 훈련은 부대전체가 하는 훈련이다.
장교와 선임하사도 리더쉽으로 훈련하며 모범을 보인다.
필승...!
출처 : 해사사, 266 강한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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