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266기 강한길

나의 첫휴가와 선하

머린코341(mc341) 2015. 9. 12. 19:06

나의 첫휴가와 선하

 

나의 첫휴가는 특별휴가 10일이었다

 

우리 부대가 6월 말경부터 120일 정예와 훈련을 들어간다.

훈련기간에 휴가가 어렵기 때문인지 훈련을 앞둔 덕분에 선임들과 우리 동기들까지 덤으로 휴가를 가게 되었다

 

일병이 되려면 아직 20일은 더 있어야 하고 휴가증은 이병이지만 선임이 일병계급장을 붙여주었다

 

휴가가는날은 11시경에 신고를하고 중식을 먹고 1시경에 부대차량으로 포항역까지 실어다 준다고 식사하고 대대본부 앞에 1시까지 집합하라고 하였다.

 

식사를 하기위해 배식은 받았지만 첫휴가의 설래는 마음에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몇 숫갈 뜨다말고 나왔다

 

1시반경에서야 연대에서 GMC차량 3대가 와 가지고 우리는 거의 두 시가 다 되어 포항역에 도착하였다.

 

역에 도착하니 포항에서 대구로 가는 열차는 3시 반경에 있었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타고 갈 서울이나 부산등의 사람들과 헤어지고 같은 방면으로 갈 사람들 끼리끼리 뭉쳤다.

 

그리고 다들 돈이 없어 군용열차를 이용할 사람들이 역앞에서 서성이다


채수병이 소주와 라면땅을 몇 개를 사와 한잔씩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빈속에 소주를 마셔 다들 취해가며 고참은 쫄병들한데 장난을 친다.

 

이윽고 시간이 되어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열차는 포항대구간 열차라 완행열차며 시골사람들이 타는 차라 한적하였다

 

열차를 타고 몇 분 있으니 또 소주를 내놓으며 한잔씩 하잔다,

그러나 안주가 없었다

 

마침 옆에 아주머니가 마늘을 한 보따리 가지고 대구를 가시는 모양이다.

 

마늘을 몇 개 얻어 안주로 삼아 소주를 마시니 입과 속이 불이났다.

 

그렇게 소주를 마시며 취해 가지고 동대구 역에 도착하니 6시경이다.

 

또 상행으로 올라가는 군용열차를 알아보니 8시 반경에 있단다.

 

초여름이라 해는 중천에 있고 군용열차를 기다리며 역앞에서 서성이는데 3명이 대구 인근이라고 헤어지고 5명이 남았다.

 

남은 사람은 하사 천기x 보은, 261기 채병x 전주, 265기 유의x 이리, 나 논산, 동기 윤영x 목포 이렇게 5명이 서대전역에서 호남선을 타기로 하고 같이간다.

 

당시 동대구역앞은 개발된지 얼마 안 되어 도로만 잘 정비되고 허허벌판이었다.

 

그래도 돈이 남았는지 역 앞에서 소주 몇 병을 사다 또 마시고 술이 떨어지자 이제 채선임은 우리 쫄병들에 장난을 치다 8시반쯤되어 플랫홈으로 들어가니 열차는 아직도 10여분이 있어야 온단다.

 

플랫홈에서 채선임은 비척거리며 또 장난을 치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이 등산용스틱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을 좋타고 만져보자고 하드니 주지도 않고 장난을 치다 열차에 올랐다.

 

열차에 오르니 민간칸이다.

우리는 군용칸으로 이동하니 군용칸은 발 디딜틈도 없이 만원이다.

 

거의 따불빽을 짐칸에 언고 의자사이도 놓고 서 있는데 우리는 "야~~ 비켜 ! 이땅깨 쉐끼들아 해병대 지나간다" 하며 휘젓고 밀치고 지나갔다

 

우리는 술 한잔 했겠다, 팔각모를 삐딱하게 쓰고 그렇게 한칸을 지나 두칸을 지나니 아니 골목대장이다

 

드디어 세번째 칸 중간쯔음 지나며 요란을 떨고 밀치며 가니 앞에서 시비를 하는놈이 있다.

 

앞에서 순간적으로 밀치며 뭐여~ 뭐여~ 하면서 순간적으로 싸움이 나는가 싶드니 뒤에 오던 채선임이 의자위를 성큼성큼 밟으며 가더니 어떤 개쉐끼여 ~ 하며 스틱으로 내리쳤다.

~ 하며 소리가 나는데 채선임은 또 일갈하며 보이는대로 후린다.

 

그러더니 갑자기 뭐야~ 동작그만 한다.

순간보니 해병대 중사다.

 

우리는 잠깐 멈칫하다 필승! 경례를 하니 해병대 이쪽으로 가! 한다

 

잘 보니 해병대 이동수 송관이다

 

그 칸으로 가니 그 칸에는 사람이 반도 안탓다.

정말로 한적한데 해병대와 해군 몇 명이 탓다.

 

그리고 다들 잠을 자고 조용하고 널널한 객차다.

 

그렇게 20여분 지났나 열차가 선다.

어느역인지 알 수 없으나 구미인듯하다

 

그리고 잠시 후 이동수송관이 왔다.

그리고 하는 말 좀전에 육군 이동수송관 중위가 머리를 다쳐 후송차 내렸으니 대전역에 가면 헌병들이 잡으러 올거라며 역에 도착하면 튀라고 일러준다.

 

이윽고 대전역에 도착 열차가 멈추려고 하는데 창밖을 보니 플랫홈에 육군헌병 서너명이 서성이고 있다.

 

우리는 객차 뒤로 가서 반대편 문을 열고 내려 화물차 뒤로 해서 담을 넘었다.


시장인듯한 골목을 지나 큰 길을 지나 또 시장인듯한 긴 골목을 지나 큰 대로로 접어들었다.

 

지금의 중앙로다.

그렇게 하여 사거리를 지나 안정권이 들어서니 큰 대로는 그야말로 쥐새끼 한마리 없이 조용하다.

당시 박통 유신정부는 밤 10시만 되면 통행금지였다.

 

우리는 넓은 중앙로 대로를 횡대로 곤조가를 부르며 서대전역을 향하여 걸었다.


그런데 뒤에서 호르륵~ 호르륵~ 호각을 불어대며 셋이서 뛰어온다.

돌아보며 튈까 하다 헌병은 아닌것 같고 해서 모르는 체 노래를 부르며 걸으니 쫒아와서 하는말

뭐하는 사람들이 통금시간에 고성방가로 거리를 다니냐며 서란다.

보니 경찰관 한 명과 방범대원 두 명이다.

 

누군가가 얼른 필승! 하며 군인인데 휴가오는 중입니다

방금 대전역에서 내려 서대전역으로 가는 길인데 차도없고 해서 걸어 갑니다. 하니 그러느냐고 하며 제발 노래를 부르지 말고 가란다.

 

그렇게 우리는 서대전역에서 열차를 타고 각자의 집으로 갔다.

 

(중략)

 

휴가를 마치고 부대에 무사히 귀대하여 그 다음날 오전과업 및 대대장님 훈시가 있는 날이다.

 

당직사령님께 각 중대 인원보고가 끝나고 대대장님 나오시기만 기다리는데 본부중대 선임하사님인 석 상사님께서 단상에 오르신다.

 

그러더니 이 짜식들......휴가 보내줘더니 말썽을 일으키고 다니는 놈들이 있는데 내 누구라고는 이야기 안한다. 휴가가서 술한잔 하는건 좋타 그런데 쌈박질하고 내 귀에 안들어오게 해야 할 것아냐? 하신다.

 

어이쿠 큰일났다.

아무래도 휴가가는 날 우리 때문에 그런거 같은데, 이거 영창이나 군기교육대 가는거 아닌지 걱정이다.

아니 다른 대원들이 다른데서 사고쳤기를 고대해본다.

 

그리고 대대조회가 끝나고 중대앞으로 가니 본부중대장님이 그런다....

~ 채병X 니휴가 잘 갔다왔나? ㅎㅎㅎ

 

채병x 는 머리를 극적이며 예 잘 다녀왔슴니다.....

그렇게 나의 첫 휴가는 선임들과의 동행에 개병대가 되었다.

 

우리 본부중대 석태X 선임하사님은 6.25와 월남전까지 참전하신 그야말로 누구도 범접하지 못 할 원로 해병대 병출신 상사님이시다.

 

우리가 사고치고 헌병대에서 연락이 온 모양이다.

그러나 석 상사님이 카버를 하신것 같다

 

그렇게 나의 첫 휴가는 40여년이 지나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추억이 된 것이다.

 

김연상 장군님의 사단장시절 이런 대화가 생각난다.

 

아침 식사중에 헌병참모에게 하셨던 말씀

 

"애들 너무 사기 떨어지게 하지마 ~

서울 명동에서도 건드리지 않는 해병대를 어디 시골 깡패놈들이 건들여!"

 

하시며 언짢아 하셨답니다

 

(아들 김현준님 저서에서)

 

 

출처 : 해사사, 266 강한길 님

         http://cafe.daum.net/rokmarinecorps/6bOu/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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