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266기 강한길

신병이 늙었어요.!

머린코341(mc341) 2015. 9. 13. 11:43

신병이 늙었어요.!

 

첫 해안방어때 겨울 그러니까 75년 2월초쯤 되는것 같다.


부라보지역 대대본부는 본부중대 대원들이 각 중대로 배속되고 별로 많지 않아 내무실을 같이 사용한다.

 

우리 통신병들도 본부소대 수송 보급 등과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중대전체가 다른 소대 선임들과 같은 내무실을 사용한다.


난 일병 중고참이 되어 그래도 다른소대 선임들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심부럼을 시키거나 하지 않고 그런대로 지낼만 했다.

 

2월초인것 같다


어느날 상황실 근무를 마치고 내무실로 돌아오는데 따불빽을 맨 이등병 3명이 대대본부로 전출온다.

내무실은 각소대 고참과 쫄병들이 TV를 보고 각자 할 일 없이 지내고 있었다.

그러자 고참 이병장이 저밑 쫄병  김해병한테 니 가서 신병데려와라..

심심한데 데려다 교육시키자!


김해병은 갓 올라온 아마 276기였는데 신병이 온다니께 신나서 얼른 사무실로 데리러 갔다.

 

10여분이 되었나 김해병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머리를 긁적이며 들어온다.


이병장님 왈~  "야 임마 ! 너 신병데려 오라니까 왜 그냥 와?"

김해병 왈 "....!  머리를 긁적이며  이상합니다.....신병이 늙었슴니다." 그런다.

"야 인마 ! 뭔소리여 ! 신병이 왜 늙어?"

 

우리는 고참 이병장님 대화에 귀만 귀울이고 이병장 274기 조해병한테 

"야. ! 니가 가서 데려와 ~"


조해병이 후다닥 뛰어가더니 역시 곧 돌아오더니 마찬가지다.

그러자 이병장


"야! 조일병 너가서  김상병(행정병) 내가 잠깐오란다 그래라."


그렇게 되어 김상병이 왔다.

 

사연을 물어보니 신병중에 나이든 신병 하나가 13X기로 당시 나이가 37세라고 하며 아들이 중학교에 다닌다고 했다.


그분은 입대전 살림을 차리고 아들까지 낳고 해병대에 입대했다가 훈련소때 탈영하여 서울에서 택시운전하며 숨어 살다가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 아들장래 때문에 결국 자수를 하였단다.

그리고 감옥에 같다가 신병훈련을 마치고 이제 이등병으로 전입온것이란다.

 

그러나 우리는 그분의 얼굴도 볼 수가 없었다.


아니 몇 기 고참도 어려운데 이건 13X기라니...지난달 전역이 248기인데....까마득한 선배님이다.


그분은 바로 소대  내무실 한번 들어오지 않고 바로 세탁소로 가서 생활했는데 세탁소 볼 일 있어 가 보니 병장계급장을 달고 누워 있었다.


그래도 장한 아버지가 될려고 대단한 결심을 하신 선배님이시다.


출처 : 해사사, http://cafe.daum.net/rokmarinecorps/6bOu/1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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