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체육대회와 무장구보
해안방어를 7연대와 교대하고 부대에 복귀하여 몇 일 있으니 이제 훈련이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날 3월 중순이 되어 가는데 대대가 무장구보를 한다.
각 중대별로 부대정문을 출발 사단본부앞으로 의무대대로 활주로를 돌아 LVT 대대을 지나고 도솔관앞으로 돌아 한 바퀴를 돌면 약11km정도 된다.
호각소리에 호흡을 맞추고 몰아 부치는데 3연대쯔음 오니 낙오자가 생겨난다.
그래도 힘이 넘치는 해병들이 많아 무장과 철모와 M1소총을 받아 뛰는 해병들이 많다.
나도 M1소총을 3정을 받아 뛰며 맨앞에 들어왔다.
그랬더니 그 다음날 호명하는사람 중대본부앞으로 집합하란다.
그리고 다른 중대에서도 10여명씩 우리쪽으로 온다.
무슨 일인가 물으니 4월15일 해병대 창설일 사단체육대회가 있는데 대대선수로 뛰어야 한단다.
그러더니 6중대 소대장님이 무장구보 소대장으로 발탁되어 오신다.
그렇게 50여명이 모여서 2틀을 하루 한번씩 뛰더니 선수들을 작업을 시키거나 제시간에 집합 못하니 아예 합숙으로 들어간다.
합숙훈련을 시작하니 아침에 단독무장구보 한번 저녁에 완전무장구보 한번 그리고는 몸을 풀고 쉰다.
그렇게 20여일을 하니 환자도 생긴다.
다리 정강이뼈에 근육이 돋아 놀라오는데 다리뼈가 금이 간거 같이 아프기 시작한다.
선수는 정원이 42명이다.
부대기수 1명 다음 소대장, 그리고 4열 종대로 10행이다.
급기야 50여명으로 시작한 선수가 환자가 발생하여 선수정원을 벗어나기에 이르자 몇 명 더 차출해와 훈련한다.
합숙훈련 시작 10여일 쯔음 모두들 힘들어 하니 특식을 주는데 소다리를 고와준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게 무슨 보약인줄 알고 많이 먹었지만 뿌옇고 멀건 국물은 사실 별로 영양가가 없다.
진국은 주계병이 먹고 물만 타기 때문이다.
드디어 4월15일 사단체육대회 단연 무장구보가 체육행사의 꽃이다.
각 종목별로 경기를 하는데 무장구보는 도솔관앞에서 출발 사단 한 바퀴를 돌고 도솔관앞에 도착하는데 기수와 소대장은 앞에 서고 40명이 나이론끈 안으로 들어가 가장자리에선 선수들이 벗어나지 않게 줄을 잡고 뛴다.
나이론끈을 벗어나면 낙오로 판정 1명당 5분 추가다.
그렇게 시작된 구보는 중간 중간요소에 각 중대장 및 장교 중상사들이 배치붙어 응원한다.
활주로를 돌아 3연대쯔음 오는데 한 명이 낙오하기에 이른다.
우리 선수들은 무장을 받고 총과 철모를 버껴들고 악 ~악~ 거리며 밀고 간다.
옆에는 장교들이 자전거를 타고 따라오며 응원을 하지만 속도가 느려진다.
속도가 느려지니 앞의 기수와 소대장과의 거리가 멀어진다.
앞에가던 소대장과 기수가 눈치를 챘는지 뒤돌아온다.
소대장은 기수를 먼저 보내고 연신 뒤를 돌아보며 급기야 눈물을 훔친다.
꼬빡 한 달을 합숙하며 매일 1~2회를 뛰며 위치마다 거리마다 시간체크가 되어 우리가 도는 시간이 38분 50초까지 당겨 40분 안으로 들어오면 무조건 1등이다.
한 명이 낙오가 생기다니 얼마나 아쉬운지 눈물이 나는 모양이다.
그렇게 죽어라 밀고 오다 100여m 남으니 큰 대자로 뻗는다.
아예 벌러덩 누웠다.
얼른 양팔을 잡고 탄티로 허리에 잡고 양다리를 잡고 뛰어 들어오니 48분이 걸렸다.
등수를 알아보니 9등이란다.
그렇게 등수에서 거리가 멀어지고 우리는 운동장에 앉아서 울었다.
정말 허무하고 아쉬웠다.
1등이라는건 훈련과 연습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주어야 한다.
1등후보가 낙오병이 생기니 다른 대대가 운이 좋아 1등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1등하여 특별휴가를 받았다.
그렇게 난 해병제1상륙사단 2연대 2대대에서 무장구보 합숙훈련을 두 번 하였다.
한번 찍히면 영원히 찍히기 때문이다.
젊은 한시절 추억의 완전무장구보다.
출처 : 다음 해사사 카페, http://cafe.daum.net/rokmarinecorps/6bOu/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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