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266기 강한길

아쉬웠던 행사부대

머린코341(mc341) 2015. 9. 13. 11:55

아쉬웠던 행사부대 

 

우리부대는 7월 23일경에 전투수영과 기습특공훈련을 끝내고 부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다음날 대대전체가 연병장에 도열했다.

그리고는 신장순으로 서면서 다른날과 다르게 키를 엄격하게 세운다.


아니 왜 ? 키를 그리재고 그래!  짧은놈 기분나쁘게! 다덜 두털댄다.


왜 그래 하고  물으니 국군의날 행사부대로 우리부대가 지정되었단다.


국군의날이 두 달도 더 남았는데 날 더운데 벌써부터 야단이냐고 그러니 육군은 벌써 두달전부터 연습한다고 하면서 늦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대 전체에서 신장순으로 행사요원을 선발하는데 나는 끝에서 4번째로 선발되었다.

170Cm 이상 선발하다보니 나는 172cm라 끝에서 몇 번째로 걸렸다.

 

그날부터 대대 연병장에서 M1소총을 메고 단독무장으로 재식교련으로 시작, 8열로 팔을 흔들며 오와 열!  오와 열을 외치며  행사연습을 했다.


7월 말일이 가까워오니 삼복더위에 땀은 줄줄 흐르고  불볓같은 땡볓의 연병장은 흙먼지가 일어나 어떻게 하면 행사에서 빠질 수 있나 다들 궁리중이고 또 한편으로는 일생에 한번 할까말까하는 국군의날 행사에 꼭 참가하고 싶다는 해병들도 있었다.

 

나도  지긋지긋한 더위에 날마다 똑같이 연병장만 열 맞추어 도는것이 싫어서 빠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지만 국군의날 행사에 꼭 참가하고 싶어서 참고 연습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요리핑계 저리핑계 대며 열외하는 고참해병들이 발생하니 사람이 바뀌면  오와열이 잘 안 맞는다.


그러자 7월 30일날 연습장소를 3연대로 옮겼다.

3연대는해안방어중이라 1대대와 2대대 병사가 비어 있어서 아예 요령을 피지 못하게 행사요원 전부를 옮겼다.

 

그렇게 몇 일 연습하는데 키가 큰 해병 30여명이 온다.

그 해병들을 키에 맞게 중간에 세우고 연습한다.


그러더니 몇 일 있으니 또 20여명이 또 온다.

그리고 키에 맞게 세우고 또 몇 일 있으니 또 데려온다.


그러더니 이제는 끝에서 키 작은 사람을 부대로 돌려보낸다.


그렇게 계속 연습하며 8월 20일쯤 되니까 나도 맨 끝이 되었다.

 

계속해서 다른 부대에서 키 큰 해병을 차출해 오니 나도 부대로 복귀할 처지다.


난 중대장님한테 꼭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더니 일단 예비병력으로 가지 말고 있으라고 하며 대기하라고 한다.


그러나 8월 31일이 되니 사단에서 연습하던 행사부대가 여의도로 올라간다.

육군은 두 달 전부터 와서 연습하는데 해병대가 늦게 온다고 뭐라한단다.

여의도로 올라가면서 우리 예비 몇 명은 부대로 돌아가란다.


이 찌는듯한 무더위에 한 달 이상을 연습하고 키 1cm 모자라 행사에 참가 못하게 되자 얼마나 아쉬운지 눈물이 나온다.


아예 처음부터 선발을 잘하제 썅!  


한 달 이상 들러리만 하고 부대로 돌아오니 아쉽기 한이 없다.


부대에 돌아오니 키 큰 사람 다 행사 나가고 병력이 얼마 안되는대다 짧은 놈만 남아서 내가 제일 크다.


과업정열때마다 중간쯔음 섰는데 맨 앞에 서니 어색하기도 하다.

부대에 돌아와 10여일 있으니 특별휴가를 보내준다.

 

그렇게 난 대한민국 국군의날 행사에 참가하여 여의도와 서울 시가행진을 보무도 당당하게 행진하고 싶었는데 1cm모자라 아쉬운 눈물을 머금었다.


출처 : 해사사, http://cafe.daum.net/rokmarinecorps/6bOu/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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