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복차단의 추억
75년 9월 중순이다
행사부대서 땡볕에 비지땀을 흘려가며 한달이상을 행사연습을하다 1cm 모자라 부대로 돌아온후 덕분에 특별휴가를 갔다 오게 되었다.
포항역에 도착하니 해가 저물어가는데 포항시내거리가 웬지 삭막하니 조용한 느낌이다.
지금 들어가면 저녁을 굶으니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나니 어둠이 깔린다.
10시까지 귀대하면 되지만 포항시내가 왠지 삭막하여 곧장 시내버스를 타고 오천으로 가 서문으로 들어가 중대본부앞에 오니 김xx하사가 기다렸다는듯이 빨리가서 사물 정리하고 단독무장으로 현관앞에 집합하란다.
소대는 이미 키 큰사람은 국군의날 행사부대에 가 있고 잔류병력 그나마도 소대 내무실은 한 사람도 없다.
아마 다른 소대도 아니 중대가 선임하사와 한두명 뿐이다.
사물정리하는데 그시간을 못참아 선착순 집합하라며 호각을 불어대고 악을 쓴다.
현관에 나오니 이미 GMC트럭이 대기하고 있고 휴가 갔다오는 대원들이 나와 똑같은 처지에 있다.
그렇게 12~3명이 집합하여 웬일이냐고 물으니 작전 나간단다.
깜깜한 밤에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하는데 남문으로 양포쪽으로 간다.
어둠속에 도착하니 대대본부인지 중대본부인지 도착하자마자 M1실탄 2크립을 지급받고 그리고 6중대 작전하사를 따라 매복차단지역인 산쪽 소로길을 따라가니 6중대 1소대다.
소대장은 나를 어서오라고 반기더니 기다렸다는듯이 무전기를 나에게 건내준다.
일주일전에 그러니까 9월12일 밤 10시경에 감포 60분초와 61분초 사이에서 고정간첩 2명을 월북시키기위해 무장공비 3명이 침투, 소대장과 60분초 대원 2명이 중상을 입었단다.
그리고 도주했는데 낮에는 수색하고 일몰이 되면 매복차단을 하는 것이다.
무장공비가 밤이면 이동하거나 마을로 식량을 구한다든가 내려오는 것을 잡기 위해서다.
나는 소대장과 전령 그렇게 셋이서 M1실탄을 장전하고 소대장만 M16을 갖고 어둠속에 자리를 잡고있고
우측으로 20m 간격으로 2명 1조로 몇 조가 있고 아래 좌측으로도 매복이있다.
청명한 가을밤이다.
하늘에는 반달이 하얀 구름속에서 들어났다 감추어졌다 하고 풀벌레 소리만 찌르륵 찌르륵하며 고요한 밤을 울리고 있다.
소대장님이 누우면서 그런다.
절대로 2명 다자지 말고 교대로 눈을 붙히라고 한다.
그리고 가을에는 독사도 조심해야한다고 하며 청음을 최대한 집중하며 전방을 주시할 을 주지시킨다.
전령먼저 눈을 붙히라고 하고 내가 후에 눈을 붙이기로 하고 무전기는 측음도 안나게 스퀠치를 내리니 나는 만감에 휩싸인다.
어제는 링을 차고 서울거리를 활보하고 좀전만 해도 사제밥을 먹으며 자유를 만끽했는데 귀대하자마자 이게 무슨 꼴이람....!
고요속에 달은 연신 보였다 안보였다 흘러가는것 같고 전방을 주시하면 뭐가 움직이는것 같고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나 2~3시가 되었나 시계가 없으니 알 수 없고 벌레소리마져 가끔 난다.
그때였다..!
부시럭 부시러럭 하더니 쿵~ 하는 소리가 고요속에 들린다.
M1의 방아쇠에 손을 넣고 전방을 주시하며 옆에 전령을 깨운다.
왼손으로 흔드니 전령도 벌떡 일어나며 무슨 소리가 났죠? 그러는데 설잠을 잔 모양이다.
그래 부시럭거리는소리와 쿵소리가 났는데 빨리 소대장님 깨워 그러니 소대장님도 얼른 일어나며 무슨 일이냐고 한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셋이서 초긴장을 하며 전방주시와 귀를 귀울이는데 무슨 소리가 궁시렁 궁시렁 하며 났다 안났다 한다.
그러더니 조용해지자 소대장님이 너히들 앞에 뭐가 나타나면 사격하라 하고 우측 매복조 쪽으로 갔다.
10여분이 지났나 돌아왔다.
현상황을 위(우측)매복조에 알리고 온 것이다.
그리고 아래 매복조에 또 알리러 좌측으로 갔다.
소대장님 혼자 좌우로 고군부투하신다.
그러더니 얼마나 지났나 돌아오더니 상황종료 근무교대하고 경계하라신다.
아래 매복조에 갔다 온 소대장 말씀 아래 매복조가 뱀에 물릴까봐 두 놈이 나무에 올라서 자다가 나무에서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는 아파서 아이쿠 아이쿠하고 또 너 때문에 떨어졌다고 하고 지그들끼리 다투는 소리였다나.....
가을밤의 첫 매복근무 정말 길고 긴 밤이다.
다른 해병들은 이미 몇 일 적응이 되어 나무에 올라서 잘 정도로 면역이 되었지만 난 처음 매복하는 날이라 긴장되어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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