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266기 강한길

무전기 실종사건

머린코341(mc341) 2015. 10. 24. 01:16
무전기 실종사건

늦은 봄 한미합동 기동훈련으로 우리 2연대가 미해병대와 훈련을 마치고
호미곳의 훈련장에서 미해병대 시누쿠헬기가 우리 대대병력을 사단 활주로로 실어 나른다.

지휘소가 철수하고 마지막 병력 20여명이 다음 헬기 오기를 기다리고 우리 통신병들은 작전장교의 이상유무 확인 명령에 각 부대의 철수상황과 이상유무를 확인하였다. 

그러던 중에 장비 몇 가지가 남고 그 옆에 무전기도 몇 대 있다.
그 장비는 미 해병대 장비라 우리는 상관없이 자기 장비만 챙기고 헬기에 몸을 실고 부대로 복귀하였다.

훈련이 끝난 이틀 후 갑자기 통신관 최대위님이  통신소대 전원 한 명도 열외없이 내무실에 집합하란다.
소대 내무실은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분위기가 썰렁하였다.

항상 싱글거리는 통신선임하사 유상사님도 오늘은 표정이 자뭇 상기되셨고 모든 반장들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통신관님 하시는 말씀...

훈련하느라 고생들 했다. 그런데 우리 기재실에 무전기 한 대가 빈다. 그것도 미제 PRC25다.

너희들 미해병대를 가던지 통신대대를 가던지 아니면 다른 대대를 가던지 XX일까지 찾아놔라~

그리고는 사라진다.
더 이상 이야기가 필요 없는지 선임하사와 반장들도 나간다

말년 병장 오병장(254기)은 자기 중학교 동기인 271기 김XX에게 기재병을 인계하고 김XX는 보안상 오병장님한테만 보고하고 확실히 파악한 후 선임하사와 통신관한테 보고하고 이 사실을 확인한 통신관님도 어이가 없는지 장비를 맞춰 놓으라는 것이다.

오 잉..! 무전기를 한 대 잃어 버렸단 말야 ?
우리 통신병들은 모두가 얼이 빠졌다.
우째 이런일이....마음속으로들 이제는 죽었구나 하는데 오병장 기재실로 집합하란다.
우리 쫄병들은 또 한 차례 태풍이 몰아쳤다.

그리고는 몇 일 후 미해병대에서 연락이 왔다. 무전기 한 대가 남는다고......
가 보니 우리 무전기다.
씨리얼넘버가 우리 무전기다.

이쉐끼들이 훈련가서 무전기를 잃어버리고 와? 
자기등에 짊어지고 다니는 무전기를 어찌 잃어버린단 말인가? 

있을 수 없는 사건이 확인되자 너나 할 것 없이 기합이 빠졌다며 기수 빳따로 다스린다.

그래도 미해병대는 자기것이 아닌것을 알고 훈련한 우리부대에 연락을 해 주어서 찾게 해주니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정말 미해병대는 신사다.

훈련장에서 마지막 철수 할 때 무전기를 봤는데 우리 무전기도 있었단 말인가?

훈련 나갈때 짊어지고 간 놈이 있었을텐데 말이 없고 우리는 몇 일을 죽은듯이 살았다.

아니 어데가서 무전기를 긴빠이 해오나 ~~
그때 다행히도 몇 일 후 찾았기 망정이지 !  어데가서 훔쳐오노....! 

그렇게 숨도 못 쉬고 살았던 몇일........!!! 

추억의 한페이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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