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글/20대사령관 임종린

새벽에 쓰는 축시 임 종 린

머린코341(mc341) 2015. 9. 19. 18:27

새벽에 쓰는 축시 / 임 종 린

새벽하늘의 별처럼 외롭게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신념이라고 말할까

고국을 떠나 인도에 온지 20일이 넘어 오늘 맞아

떠나갈 날이 되었는데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계속된 한여름 찜통더위가 대지를 끓게 하는구나

오늘도 내의를 세 번이나 갈아입으면서 오토 타고

예정된 기행스케줄을 채우려고 아침부터 뛰어왔다


처음부터 내가 인도남부를 기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인도왕국의 마지막 왕궁인 마이소어궁전을 예방하고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사회학자

도움을 받아 배일에 쌓인 비밀을 찾아보기 위함이며

또 다른 한가지는 타고르문학의 전문가를 만날 목적


벌써 시간이 지나 한 밤중이 넘어서서

먼동이 틀 새벽이 찾아오는 기척이 들린다

고단함도 느끼지 못하고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이곳 저곳에서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며 밤을 지샌다


창문을 두드리며 반짝반짝 빛나는

저 새벽하늘의 별은 누구의 별인가

관심 있게 내려다 보고 있는 걸 자세히 올려보면

나이든 나그네의 애처로움을 가엾이 여기는 눈치인가

내 나이20~30년만 뒤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때는 지구를 수 바퀴 돌면서 뛰어볼 텐데…,

정말 세상도 넓고 할 일도 많구나 생각이 든다


내일이 4월15일 역사적인 자랑스러운 해병대 날이다

우리대한민국해병대가 창설 된지 58주년이 되는 생일!!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해병대의 기본덕목이며 생존을 위한 생활철학인데


내가 해병대사령관 당시 직접 만들어 교육훈련단 정문에 걸게 하여

처음 입소하는 장병들에게 정신교육자료로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멋진 해병! 필승해병! 귀신 잡는 해병!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작지만 강한 대한민국해병대

그곳에서 36년간 푸른 제복 입고 빨간 명찰 달고, 팔각모자 쓰고서

조국의 산야를 펄펄 뛰면서, 그리고 상하의 나라 정글을 누비면서

“새벽하늘에 영광의 조명탄을 올리자”고 필승의 힘찬 함성 질렀다


마력이 넘쳐 부푼 푸른 삶 36년을 보냈다

천하를 주어도 바꿀 수 없다던 싱싱했던 젊음도

흐르는 세월의 제물이 되었고 어김없이 올해도 찾아온 4월의 역사

나는 먼동이 트는 인도의 새벽녘에서

“호국의 불사신 대한민국해병대” 축시를 쓰며 감격해 눈시울 적신다

주마등처럼 돌면서 뇌리를 스쳐가는 젊은 날의 값진 추억을 되씹으며

이제는 武人이 아닌 文人으로 변신해 미지의 땅을 향하여 정열을 쏟는다

앞으로 일주일이 지나면 인도를 뒤로 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전우들

그리고 文友들이 기다리는 사랑하는 내 조국 대한민국으로 가야만 한다.


*미지의 땅을 향해, 인도에서 해병대창설 일을 자축하며( 2007.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