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876기 김영빈

양포원정대... part -1

머린코341(mc341) 2015. 10. 20. 22:44

양포원정대... part -1


D.I : '내일은 양포로 행군간다... 처음으로 하는 행군이니까 모두 숙지해준 내용들을 참고할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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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단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행군이었습니다.

왕복 40KM의 대장정이라서 훈병들은 행군 시작도 하기전에 흥분과 걱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나... 오래걷는거 조홀라 못하는데...ㅠ.ㅠ'

 '난 발바닥이 약해서 조금만 걸어도 물집이 생겨...ㅠ.ㅠ'

 '걱정이다...걱정이야... -ㅅ-;'


일반적으로 군대에서 행군이라고 하면 등에다가는 큰 배낭을 짊어진채 2열로 도로가를 따라 쭈~욱 걷는것을 상상하실텐데요...

맞습니다...

바로 그것이 행군입니다. ^ㅅ^


여기서 큰 배낭은 완전무장이라고 해서 군인들이 야외에서 숙영을 할때 필요한 텐트라든지 모포등이 담겨있죠.

물론 전쟁시에도 이것들을 짊어메고 싸웁니다.


D.I : '모두 잘들어라! 완전무장 꾸리는 방법은 맨 밑에 A텐트, 그다음에 모포, 지주핀,베게등을 꾸려넣고 위에는 침낭을 각잡아서 이렇게 집어넣는다!'


소대장님의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훈병들은 자신들의 완전무장을 그대로 따라서 내용물들을 집어넣어봤지만...


 '허...헉!!! 왜...왜 다 안들어가냐!!! -0-'

 '내 완전무장에 끈이 없어!!!!! -0-'

 '조홀라 무겁다!!! -0-'


이렇게 우왕좌왕 하면서 소대장님의 친절한 설명에 배신을 때리는 행동들을 보이자

 급기야 분노가 폭발하신 소대장님...


D.I : '야! 이 돌대가리들아! 아무렇게나 집어넣으니까 그런거 아냐! 각을 잡아서 차곡차곡 넣어야 할것 아냐! 모두 완전무장 결속 그만! 지금 집합하면 연병장에 총원집합!!!'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번 말하면 잘 못알아듣는것은 선천적인것인지 몰라도 연병장에서 한차례 구르고 나니까 제대로 각을 잡아서 간신히 완전무장을 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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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 '내일은 행군이니까 아침먹고 바로 출발한다! 모두 떠드는 놈 없이 총~ 침구 속으로~~~~'


완전무장을 결속해서 자신들의 자리 앞에 가지런히 놔둔채 훈병들은 순검을 맞이했습니다.


저 : '(휴... 행군이라... 좀 걱정되기도 하네...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그렇게 마음먹고 잠을 청하려는데 침상 윗면에 선임해병님들께서 써놓으신 수많은 교훈(?)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랑하는 후임들아~ 양포행군은 죽음이다~~~~~'

 '양포에서 살아남는자가 진정한 훈병이다~~~~~~'

 '니들이 화생방을 알아?'

 '길등재여~ 잘있거라~ 다신 만나는 일 없도록 하자~~~~'

 '자갈길이 꿈에 자꾸 나타난다... 아무래도 오래 못살듯 싶다...ㅠ.ㅠ'

 '하루는 길고 6주는 짧다~~~~~~~~~~'

 '훈단떠나~ D-7'


여러가지 낙서중에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양포 행군에 관한 것이었죠...


저 : '(화생방? 길등재? 자갈길? 그게 뭐지? =ㅛ=;)'


그렇게 의문이 쌓여갈수록 저의 두려움은 더해갔지만 어느새 그런 두려움을 안고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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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 : '지금부터 양포로 행군을 출발하겠다! 모두 아침 든든히 먹었겠지!'

 '악!!!!!!'

D.I : '그리고... 보급으로 나눠준 청테이프는 발바닥에 붙혔겠지?'

 '악!!!!!!'

D.I : '마지막으로... 수통에 물 만땅 채운색끼들... 알아서 반으로 줄여라.지금부

 터 식염수 나눠줄텐데 검사해서 만땅인 놈들은 수통 날라갈줄 알아라!'

 '악!!!!!!'


연병장에 저마다의 완전무장을 어깨에 당당히 둘러메고 소대장님의 훈시를 듣는 신병 876기의 눈빛은 비장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어느덧 훈단에서의 4주를 보내고 나니 나약하기만 하던 그들의 눈가에는 조금씩 악끼가 생기는것 같았습니다.


 '씨파!!! 남들 다하는데 나라고 못할게 뭐있겠냐! 가보자! 양포!!!! -0-/'


이렇게 각자 각오를 다시한번 다지고 있을때였습니다.


D.I : '쾅! 야! 이 썩을놈아! 누가 완전무장 이따위로 챙기래! 결속 다시햇!'


완전무장을 엉터리로 꾸려서 연병장에서 완전무장을 다시 꾸리는 훈병...


D.I : '휙~~~ (뭔가 날라간다) 야! 이 못생긴놈아! 수통에 물 가득 담지 말라고 했지! 탈수로 뒤지고 싶냐!!!'

 

수통에 물을 가득 담아서 자신의 수통이 저멀리 날라가는것을 지켜보는 훈병...


D.I : '누가 철모에 수건 넣으래!!!! 당장 빼!!!'


이마의 흐르는 땀을 방지하기 위해 철모에 몰래 수건을 넣은 훈병...


D.I : '하아~ 이 색끼들 이거 안되겠네... 출발하기 전부터 땀한번 빼고 출발할까!'

 '아닙니닷!!!!!!'

D.I : '그런데 왜 내말 안듣는거얏! 미친거야! 아님 미친척하는거얏!!!'


훈병들의 다부진 각오는 어느새 저멀리 날라다니는 기러기와 함께 하늘로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흐...흑... 왠지 불길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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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단2대대장님의 간단한 연설을 듣고 드디어 시작된 양포행군길...


D.I : '3중대1소대부터 출발~~~~~~~~~~'

 '출~~~~~~~발~~~~~~~~~ -0-/'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보무도 당당하게 1사단을 나와서 외곽길로 접어들을 신병 876기들...


큰길이 나오면 양 옆으로 갈라져서 걷고...

좁은길이 나오면 다시 뭉쳐서 걷고...

앞에 갈림길이 나오면 재빨리 걷고...


그렇게...

한참을 걸었을때였습니다.


뒷열에서 툭~툭 치면서 훈병들의 전달사항이 전해져오고 있었습니다.

원래 행군때는 의사전달이 제대로 안되어서 뒤에 있는 지휘본부에서 앞쪽으로 전달사항을 할때는 서로의 철모를 치면서 의사전달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앞열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개떼의 훈병들에게 뒤에서 전달하는 사항이 그대로 전달되어지는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었죠.

예를 들어보면 말이죠...


D.I : '야! 앞열에게 전달해라! 앞에 갈림길이 있으니까 조금 빨리 걸으라고!!!'


이렇게 지시사항을 받으면...


1-30열 :톡~ 앞열에게 전달! 약간 빠른 걸음으로~(음...)'

40-60열 : 툭~ 앞열에게 전달! 빨리 걸어~(오호~~~~)

70-100열 : 퍽! 앞열에게 달! 조홀라 빨리 걸어!!!!! (우잉???)'

120열-끝까지 :푹!!!! 앞열에게 전달! 뛰어!!!!!!!!!!(헉!!!!!)'


이렇게 어느순간에 지시사항이 찐빠나면 전달사항이 끝남과 동시에 뛰어가는 상황이 발생될수 있습니다.(쯧~쯧... -ㅅ-)'


이렇게 찐빠내면서 옹기종기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다가온 휴식시간!!!


D.I : '여기서부터 10분간 쉰다! 모두 무장 제자리에 놓고 쉬 싸고 싶은 놈들은 너무 멀리 가지 말고 근처에서 싸고... 그리고 물 너무 많이 먹지 마라!


워카끈 풀린 놈들은 다시 조여매고...쫑알쫑알......'


휴식시간의 3분의2를 잡아먹는 소대장님의 주의사항을 듣고나자 나머지 몇분 안남은 휴식시간을 제대로 만끽하려고 분주히 움직이는 훈병들...


 '히히~ 아직까지는 문제없당~ ^ㅅ^V'

 '맞아~ 행군 별로 힘들지도 않네...ㅋㅋㅋ'

 '경치 좋다~~~~~~~ ^ㅅ^;'


생각보다 행군이 덜 힘든것 같아서인지 훈병들의 얼굴에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만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D.I : '어떤 색끼가 떠들고 지랄이냐! 아직까지 힘이 남아도나보지! 그래... 어디 한번 보겠어... 니들이 끝까지 그렇게 떠들 힘이 남아있는지 말여...ㅋㅋㅋ'


그랬습니다.

우리들은 몰랐던 거죠...(뭘???)

행군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휴식...

그것은 시작에 불과한것이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휴식이 4번...

50분 행군에 10분간 휴식을 한다고 가정했을때 첫번째 맞이하는 휴식은 그 축에도 끼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에 확신을 주듯 소대장님께서 결정타를 날리셨습니다.


D.I : '흐흐흐~ 아직 훈단에서 벗어나지도 않았어! 다음 휴식처는 길등재 입구닷!'

 '기...길등재??? =ㅛ=;'


그렇게 의문을 가지고 있을때 들리는 출발소리...


 '출발 5분전!!!'


5분전 신호가 들리자 저마다 외쳤습니다.


 '톡~톡~ 철모 이상무!'

 '톡~톡~ 단독*완전무장 이상무!'

 '톡~톡~ 방독면 이상무!'

 '톡~톡~ 병기 이상무!'


휴식을 취할때 혹시나 모를 긴빠이(?)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저마다 소지품을 확인하는 시간이 바로 출발 5분전이었습니다.


D.I : '좋아! 이상없지? 3중대 1소대 부터 출발~~~~~~~~~~'

 '출~~~~~~~~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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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헉~헉~~~ 조홀라 덥다... =ㅠ=;'

 '야... 물 좀 남았냐...'

 '아니... 그것보다 발바닥 불나는것 같다... -ㅅ-;'


이제 막 30분을 걸었을까...

처음 휴식하기 전에 행군 속도보다 스피드를 올려서 걷다보니 훈병들은 하나둘씩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벌써!!!)


 '휴...휴식시간이 도대체 언제야!!!'


그런 우리들의 고통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소대장님께서는 먼 경치만을 바라보시면서...


D.I : '경치좋다~~~~ 봄이구나~~~ 봄이야~~~~~~~ ^ㅅ^'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도 도대체 끝이 보이지 않는 행군길을 보면서 우리들은 다시 생각했습니다.


 '쥐..쥐 날것 같아... -ㅅ-;'

 '발바닥에 대형화재 난것 같아... ㅠ.ㅠ'

 '우리... 이렇게 걷다가 서울까지 가는것 아닐까... -ㅅ-a'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때 급기야 사고가 터졌습니다.


 '허...헉! 소대장님!!! 얘 쓰러졌습니닷!!!!'

 '끼~~~~약!!! 정신차렷!!!'


아직 두번째 휴식처에 도착하기도 전에 부상자가 여기저기 발생했습니다.


D.I : '뭐얏!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쓰러지고 지랄이얏! 어디보자...

너! 너! 너! 는 열외! 뒤에 오는 구급차 타고 간다! 나머지는 계속 행군!'


부상자들의 상태를 살펴보시고는 소대장님께서 내리신 특단의 조치에 반박하는 부상자들...


 '아닙니닷! 제가 어리버리해서 돌부리에 걸렸을뿐입니다! 걸어갈수 있습니닷!'

 '제가 잠시 쥐가 나서 그랬습니닷! 고양이 데려왔으니까(어디?) 계속 갈수 있습니닷! 동기들과 갈수 있게 해주십시오!!!'

 '죽어도 걸어서 죽겠습니닷!!!!'


훈단 4주차가 되자 훈병들에게는 죽기보다 싫어하는 단어가 한가지 생겼습니다...

바로...

낙오...


아무리 힘든 훈련이라도 동기들과 같이 하면 지옥까지 갈수 있을것이라고 믿고 있던 훈병들에게 낙오란 의미는 곧 죽음을 뜻하기에 부상자들은 이를 악물고 가기를 희망했습니다.


D.I : '그래? 그럼 계속 가! 단 동기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 갈 수 있도록! 그렇게 할수 있겠나!!!!'

 '악!!!!!! 할수 있습니닷!!!!!!'


어느새 늠름한 대한민국 해병대 훈병으로 다시 태어난 그들에게 동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소리는 세상 그 어떤 말보다 큰 축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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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 : '10분간 쉬어!!!!'

 '악!!!!!!'


두번째 휴식처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들을 기다린것은 비포장 도로 위에 있는 산...

바로 길등재 입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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