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포원정대... part -2
D.I : '출발!!!!!!!! 5분전!!!'
.........
......
....
높아 보이지도 않는 평범한 비포장도로 언덕길이었습니다.
'허허~* 저 정도 쯤이야... ^ㅅ^'
2열의 기나긴 행렬이 천천히 언덕길로 이동했습니다.
경사도는 점점 거칠어져만 갔습니다.
20도...
30도...
40도...
'헉~헉~ 왜 이렇게 가파르지? =ㅅ=;'
'밑에서 봤을땐 금방 올라갈것 같았는데... =ㅛ='
'야! 갑자기 멈추지마!!! -0-'
잠시라도 걸음을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오르막길에서 걸음을 멈추면 뒤에 따라오던 동기들에게 까지 그 여파가 미쳐서 행군이 엉망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죠.
한걸음 한걸음 지면에서 발을 떼기가 무척 힘들어서 훈병들은 저마다 표정들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굼벵이 걸음으로 발을 떼고 있을때 누군가 외쳤습니다.
'와! 정상이 보인다!!!'
저멀리 언덕길의 끝이 조금이나마 보였습니다.
'(음... 조금 힘들기는 해도 길등재라는 곳이 그렇게 빡신곳은 아니구나...ㅎㅎㅎ)'
힘들기는 했어도 그렇다고 죽을만큼 힘든 길은 아닌것 같았습니다.
이윽고 정상에 도착했을때 정상에는 돌로 만들어진 팻말이 보였습니다.
그 팻말에는...
'길등재!!!'
라고 적혀 있었죠.
'우와와~~~~~ 길등재를 드디어 점령(?)했다!!! ^0^v'
훈병들은 그 팻말옆을 지나가면서 저마다 외쳤습니다.
.............
...........
.........
'저...저게 뭐지??? -0-;'
'내리막길인데... 좀... 경사가 심하네... -ㅅ-;'
'이제 저기 내려가야 되는거야??? =ㅛ=;'
길등재 팻말을 지나자 마자 우리들 앞에 보인 내리막길...
올라온 길보다 더 길고 경사도는 45도에 가까운 그 내리막길을 보면서 훈병들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원래 등산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올라갈때보다 내려갈때가 더 힘든것이 바로 등산입니다.
산 정상까지 올라갈때 이미 다리힘이 다 풀린 훈병들은 내리막길을 내려갈때 스스로 움직이는 자신들의 다리를 제어하지 못한채 굴러떨어지듯이 끝없는 내리막길을 간신히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런 우리들을 보시며 소대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D.I : '신병 876기 힘들지?'
'악!!!!!! 아뉩니닷!!!!!'
D.I : '지금부터 내가 해병대 싸가 한가지를 가르쳐주겠다! 모두 부르면서 내려갈 수 있도록! 모두 잘 듣고 바로 따라불러라!!! 크~흠!!!'
해병대 싸가...
내용 속에 내포된 그 오묘한 뜻과 호환마마 보다 무서운 음란성을 문제삼아 정식 군가로 채택되지 못한 비운의 노래들... ㅠ.ㅠ
-위로휴가歌
어두운 골목길 팔각모 쓰고~*
대문앞을 나설때에~
그곳에 어머니 울고 계신다~*
못난 아들 반겨주려고~~~~~~
어머니 어머니 울지 마세요~
저 때문에 울지 마세요~
이다음에 제대하고 나오거든 행복하게 해주리다~*
아들아~ 아들아~
울지 말거라~
나 때문에 울지 말거라~
이다음에 제대하고 나오거든 행복하게 살자꾸나~~*
-THE END
소대장님께서 불러주신 '위로휴가歌'를 듣고 따라부르는 훈병들...
행군이 힘들어서일까요...
아니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나서일까요...
싸가를 따라부르던 훈병들은 저마다 소매로 자신들의 눈가를 닦았습니다.
.............
..........
......
'헉~ 헉~ 조홀라 빡시다...'
'세상에~ 종아리에 쥐난게 아니라 허벅지에 쥐났다...ㅠ.ㅠ'
'그래도 길등재가 생각보다 안힘들었어~ ㅋㅋㅋ'
'만약에 우리가 내려온길 다시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어휴~ 끔찍해... -ㅅ-;'
내리막길을 장장 20분만에 내려온 우리들은 저마다 수고했다면서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때 그런 우리들의 동기애에 찬물을 끼얹은 소대장님의 말씀은 우리들을 경악에 또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습니다.
D.I : '흐음... 너희들... 아까 올라온 코스가 길등재 코스라고 생각하지 마라...저번주에 비가와서 코스가 약간 변경이 되었다...'
'우~잉??? -ㅅ-a'
D.I : '원래...말이다... 길등재 코스는 행군복귀할때 가는 곳인데 비가 오는 바람에 행군 출발코스로 못가게 되어서 돌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하지만??? -0-/'
D.I : '걱정말아라! 복귀할때는 정상적인 행군 코스로 간다! 다시 말해서 너희들 뒤로 보이는 길등재로 훈단에 복귀하는 거닷!!! 크하하하핫!!!!!!!!'
'허......헉!!!!!!!!!!!!!!!!!! -0-/'
내려오는 데도 아래가 보이지도 않을 만큼 기나긴 내리막길...
발을 잘못 헛디뎌 굴러떨어질만큼 험난한 경사도...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그곳...
그 내리막길을 다시 올라간다고 생각하니 훈병들의 얼굴은 공포와 경악에 질렸습니다.
D.I : '즉! 내일 공용화기 사격을 마치고 다시 이길로 와서 진정한 길등재님(?)과의 미팅을 시켜주겠어!!! ㅋㅋㅋㅋ'
'주...죽었다... ㅠ.ㅠ'
유난히 굴곡많고 한많은 기수인 876기들...
시대를 잘못 만나서인지 몰라도 길등재를 반대로 타고 와서 복귀할때는 다시 길등재로 와야 하는 그들의 사연은 처절했습니다.
남들은 한번 넘는 길등재를 왕복으로 가야 한다는 무서운 현실에 훈병들의 다리는 경련이 일어났습니다.
'씨파... 내일이냐... -ㅅ-'
'그렇구나... 우리 제삿날이 내일이구나... -ㅅ-;'
'아버지...어머니... 못난 아들... 한많은 인생 여기까지입니다... ㅠ.ㅠ'
저마다 유서(?)를 미리 준비하듯이 중얼중얼거리는 훈병들...
하지만...
내일은 내일걱정해야 하는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것이 또 있었습니다.
좌절에 빠진 훈병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라? 여기가...땅바닦이 온통 자갈이네...'
예전에는 계곡이었지만 가뭄으로 인해서 바닦을 드러낸 자갈길...
바로 자갈길 코스였습니다!
D.I : '여기서 10분간 쉬면서 점심을 먹는다!'
자갈길 한가운데 털썩 주저앉아서 자신들의 다리를 주무르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도 시간은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맛있는 점심을 기다리는 우리들에게 보인 상자들...
'우왓!!! 빙빙바투다!!! ^0^/'
그 당시 훈병들 사이에 인기가 하늘을 치솟는 부식품은 바로 아이스크림이었죠...
왕자식당에서 부식으로 아이스크림이 나오면...
밥한숟가락 먹고...
아이스크림 한입...
김치 먹고...
아이스크림 한입...
국 한숟갈 떠먹고...
아이스크림 한입...
얼마 되지않는 식사시간을 쪼개서라도 마지막 한입까지 싹싹 긁어먹는 것이 바로 아이스크림이었죠.
그런 아이스크림 가운데서도 훈병들에게 최고의 인기가 있었던 품목은 바로 롯X삼강 빙빙바-2!!!
빙빙바 시리즈의 최고 야심작이자 그당시 혁신적인 발상인 팥빙수를 삽입하여 목마른 훈병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당분을 제공해준 축복의 아이템이었죠.
'히히~* 난 위로휴가 나가서 집에가면 빙빙바투만 10개 먹을거다! (오호~*)'
'븅신아! 니는 그딴 생각밖에 할줄 모르니까 무식하다는 소리 듣지! 위로휴가 가는 길에 나처럼 차안에서 사먹는 생각을 할줄 알아야지!!!(너도 똑같은 놈이여!)'
'빙빙바투... 또 먹고 싶다... =ㅛ='
이렇게 훈병들에게 갈망의 대상인 빙빙바투가 그들앞에 나타났으니 또다시 흥분하게 된 훈병들...
'좋아... 저것만 먹으면 원기회복 OK닷!!! ^ㅅ^'
배식을 받는 훈병들은 어서빨리 아이스크림을 받기를 희망했죠...
하지만...
'어라? 야! 왜 빙빙바투 안줘!!!'
'그...그게 말이야... -ㅅ-a'
배식을 받는 훈병과 배식병인 훈병과의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분명히 점심과 같이 나와야 할 빙빙바투 상자를 본 훈병들은 자신들의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외쳤습니다...(혹시...폭동???)
그런 동기들의 원한에 찬 목소리를 한몸에 받는 배식병 훈병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야! 나도 먹고 싶어! 하지만 소대장님이 이거 지금 먹을거 아니래... -ㅅ-;'
'그럼! 언제 먹냐! 아이스크림 녹고 난 다음 줄거냣!!!'
'어허~ 왜 나한테 그랫!!!!'
그런 훈병들의 심각한 폭동을 지켜보시던 소대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D.I : '야! 이 개념없는 놈들아! 아이스크림이 밥 먹여주냐! 때가 되면 줄꺼얏! 지금은 밥이나 쳐먹엇!!!'
'악!!!!!! ㅠ.ㅠ(흐...흑... 내 빙빙바투...)'
훈병들은 밥을 먹으면서 걱정에 또 걱정을 했습니다.
'(씨파! 저 소대장 색끼들이 혹시 우리 빙빙바투 다 쳐먹는거 아니겠지? =ㅛ=;)'
.............
..........
......
D.I : '자! 출발!!!!!!'
점심을 먹고 나자 다시 행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군 코스는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울퉁불퉁한 자갈을 밟으면서 휘청거리는 훈병들...
이곳이 예전에 계곡이라는것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곳곳에 있는 물 웅덩이를 점프해가면서 걷는 훈병들...
최악의 난코스였습니다.
'휴우~~~ 대한민국의 자갈들이 이곳에 다 모였나 보다... -ㅅ-;'
'나... 워카속에 돌멩이 들어갔나보다... 조홀라 발바닥 아프다...ㅠ.ㅠ'
'야! 자꾸 뒤에서 돌멩이 발로 찰래?'
걸어도 걸어도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자갈길 옆으로는 아스팔트 도로가 보였습니다.
'씨파... 저 길로 가면 좋을텐데... ㅠ.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때 아스팔트 도로위를 질주하는 수학여행 버스들이 보였습니다.
'오호! 영계들이다!!! ^ㅅ^'
'ㅋㅋㅋ 저게 말로만 듣던 여고딩들이냐!!!'
'좋겠다! 누구는 여기서 죽어라 걷는데 누구는 시원한 에어콘차 타고... ㅠ.ㅠ'
..........
........
.....
갑자기 앞쪽에서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쪽을 지나가다 보니 동기 한명이 바닥에 앉아서 자신의 다리를 부여잡고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쟤뿐만 아니라 여러명 쓰러졌데... 탈수증세 보이거나 다리에 쥐가 나서 더이상 못 걸어간다더라...'
주변을 둘러보니 동기들 여러명이 자갈밭에 앉아서 행군을 못하고 있는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D.I : '잘들어라! 아직 다음 휴식때까지 30분은 더가야 한다! 부상당한 놈들은 여기서 대기하다가 뒤에 오는 응급차 타고 다음 집결지까지 올수 있도록!'
'악!!!!!! 갈수 있습니닷!'
D.I : '시끄럿!!! 용기와 만용은 틀린거얏! 니들이 스스로 행군 포기하는것이 아니니까 그렇게 똥고집 부릴 이유 없다! 억지로 행군해서 다치면 너희들 다음훈련 못받아! 그러니까 스스로나 동기들에게 미안해 할 필요없어! 내 말 들어라!!!'
소대장님께서는 부상자들을 불러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어쩔수 없는 상황에 부딪혀 중도 포기하는 훈병들의 얼굴에는 심한 자책감과 괴로움이 보였습니다.
부상자들을 놔두고 행군하는 우리들은 왠지 그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훈련을 포기하는것은 아니었습니다.
소대장님의 말씀처럼 그들은 다음 훈련을 위해서 잠시 우리들보다 먼저 쉬는것뿐이었습니다.
'(그래!!! 너희들 꼭 이따가 보자!!!)'
..............
..........
........
지옥같은 자갈길이 끝나고 도착한곳은 화생방 교육장이었습니다.
D.I : '다왔다! 여기서는 화생방 훈련을 받겠다! 모두 완전무장 제자리에 놓고 여기서 10분간 쉰다!
앉아서 땀을 닦으면서 우리들은 얘기했습니다...
'씨파... 싸제에 있을때 군대 갔다온 학교 선배한테 들었는데 화생방은 지옥이래..'
'그거... 한번 갔다오면 사람 병신된데...'
'죽을지도 모른데... -ㅅ-'
걱정이 태산을 이루고 있을때 저멀리 우리들을 반기는 소리가 메아리를 타고 들렸습니다.
'크아아아악~~~~~~~~~~~~~~~~~~~~~~~~~~'
'★해병일기 > 해병876기 김영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포 원정대... part -4 (0) | 2015.10.20 |
---|---|
양포원정대... part -3 (0) | 2015.10.20 |
양포원정대... part -1 (0) | 2015.10.20 |
긴빠이의 달인들... part -3 (0) | 2015.10.20 |
긴빠이의 달인들... part -2 (0) | 2015.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