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876기 김영빈

붉은 명찰... part -1

머린코341(mc341) 2015. 10. 22. 15:46

붉은 명찰... part -1


D.I : '내일부터... 다시 말해 오늘 순검이 끝나고 정확히 3시간후 자정이 되는 시간부터 극기주에 들어가겠다!!!... 아무튼 전원 살아서(?) 다음주에 보길 바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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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주...

훈병들의 훈단생활의 백미이자 훈병들이 피해갈수 없는 마지막 관문인 5주차...

그것이 바로 극기주였습니다.


 '그...극기주? 우리가 그럼 지금까지 한건 뭐였지!!!'

 '그러게 말여... 지금도 빡신데 이것보다 더 빡시다고 하면???'

 '조홀라 빡시겠다...ㅠ.ㅠ'


훈병들은 저마다 한소리씩 외친후 이제 앞으로 다가올 극기주의 시작을 기다리며 잠을 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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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 00:00


 '띠리리리리링~~~~~~~~~신병 876기 지금 집합하면 연병장에 총원 집합한닷! 총원집합!!!!'


잠든지 얼마 되지도 않은것 같은데 스피커에서 째지는 듯한 소리의 싸이렌 소리를 시작으로 지옥의 극기주가 막이 올랐습니다...(죽었다...)


D.I : '극기주는 너희들이 해병이 되기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평소보다 더 고된 훈련과 참지못할 고통이 따를것이다! 하지만 참고 견뎌라! 알겠나!!!'

 '악!!!!!!!!!!!!!!'


소대장님의 결의에 찬 목소리에 화답을 하듯이 876기 훈병들의 목소리는 힘이 넘쳐 흘렀습니다.


하지만...

각 소대 소대장님 각자의 개성 넘치는 사랑(?)의 교육을 받는 훈병들은...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자...

결국엔...


D.I : '야! 3중대 5소대! 니들 이것밖에 안되는 놈들이냐! 제대로 못해!!!'

 '악!!!!!!! 아뉩니닷!!!!!!!!'

D.I : '그런데 왜 비틀거리고 조루독감(조루 독감..ㅋㅋㅋ) 걸린 닭색끼처럼 죽을상이냣!!!'

 '아~~~~~악!!!!!!! ㅠ.ㅠ'


이렇게 소대장님의 넘치는 사랑을 소화못한채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시간은 새벽 3시를 훌쩍~ 넘어가고...


D.I : '사람은 정신력만 있으면 잠이라는 놈을 이겨낼수 있다! 고로 너희들도 사람인 관계로 이 공식은 성립된다...ㅎㅎㅎ'

 '악!!!!!!! (우린 사람이 아니라 훈병입니다...ㅠ.ㅠ)'


극기주는 첫날부터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자정부터 시작된 새벽의 빵빠레는 저 멀리 먼동이 틀때서야 그 화려한 개막식을 끝마칠수 있었죠.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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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악몽을 경험한 훈병들은 몇시간 자지도 못한채 조별과업인 잡초뽑기에 들어갔습니다.


 '내 눈 어때? 퀭하지? -ㅅ-'

 '으...응... 조루독감(조루독감이 유행이구먼...) 걸린 닭색끼 눈같아... -ㅅ-'

 '파...팔이 안올라가고 다리가 안움직여...ㅠ.ㅠ'


이제 막 극기주의 첫날이었지만 훈병들은 극기주가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었죠.


 '아~~~~ 씨파!!! 이런 걸 일주일이나 더해야 돼?'

 '야... 갈수록 강도가 더 빡세진다더라...'

 '그것뿐이냐... 이번주 금요일날 천자봉 행군도 있어...'


그랬습니다.

극기주 기간에 잡힌 천자봉 행군은 훈병들의 몸과 마음에 비수를 꼽아버린채 비틀어버리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조별과업이 끝나자 아침먹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뼈밖에 안남은 팔을 철봉에 올리느라 고생한 훈병들은 왕자식당에 들어갔지만...

배식판 앞에 간 훈병들은 경악을 했습니다.


 '뭐...뭐야! 왜 이것밖에 밥을 안줘!!!'

 '맞아! 밥 더 줘!!!!! -0-/'

 '이거 먹고 어떻게 훈련 하라는 거얏!'

 '야!!! 너 나 몰라?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럴수 있어!!!! =0='


그들이 평소에 먹는 머슴밥의 4분의 1도 안되는 양을 밥이라고 퍼주는 식사당번 훈병들이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그런 동기들을 보고 식사당번훈병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변명을 했습니다.


 '얘들아... 너무 그러지마... 소대장님께서 밥 퍼줄때 이걸로 퍼주라고 하셨어...'


식사당번훈병이 우리에게 보여준것은 아기 밥그릇 만한 사발이었습니다.


 '허...헉!!!!! =0='


숟가락질 2번이면 츄라이바닥을 드러낼 정도의 양을 먹으며 훈병들은 점점 기력이 다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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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 내 마지막 소원 한가지 있다면 건빵 한봉지 먹는거다...'

 '나...난.... 빙빙바투 한상자 지금 이자리에서 먹을수 있는데...'

 '야! 자꾸 먹는 얘기 하지마! 그렇잖아도 배고파 죽겠는데...ㅠ.ㅠ'


훈병들은 주린 배를 채우려고 소대장님께서 오염되었다고 마시지 말라던 수돗물을 마시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식사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짧아진 식사시간 대용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소대장님의 사랑의 교육시간은 훈병들의 몸과 마음을 황량하고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D.I : '총검술 연무 16개 동작! 시작!!!'

 '악!!!! 찔러~ 때려~~~~~'


지겨운 총검술...

그것보다 더 지겨운 집총체조...

그것보다 더욱 더 지겨운 선착순...


하루하루가 단조롭지만 단조로운 시간을 탈피하고자 강도를 업그레이드 시킨 소대장님의 노력은 눈물겨웠습니다.


D.I : '야! 이 소색끼들아! 총검술 지겹지? 종목을 바꾼다! 축구골대 좌에서 우로 선착순 10마리!!!'

 '우오오오오~~~~~~~~~ -0-/'


마지막 한마리가 나올때까지 플레이되는 선착순이 끝나면...


D.I : '야! 이 말색끼들아!!! 선착순 지겹지? 종목을 바꾼다! 파도타기 준비!'

 '우오오오오~~~~~~~ -0-/'


100번부터 시작한 파도타기가 마지막 다섯번까지 할때까지 끝나면...


D.I : '다시 총검술 연무 16개 동작 시작!!!!'


끝이 안보였습니다.


해는 중천에 떠서 가라앉을지도 모르는지 우리들 위에서 쨍쨍 내려쬐고 있었고, 야속한 바람색끼는 미팅갔는지 우리들 곁에서 바람 한자락 불어줄 생각도 안했습니다...

한마디로...

생지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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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 내 다리봐라... 저절로 움직여~~~~ ㅠ.ㅠ'

 '야... 너... 처음볼때보다 살빠졌다... 처음볼때는 똥배만 나온것 같았는데...'

 '그러고 보니... 나 몸무게 한 20키로는 빠진것 같다... -ㅅ-


먹을것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 제시간에 못자고...

시도때도 없이 들려오는 총원집합 소리...


훈병들은 점점 자신들의 똥배와 물살들이 쪽쪽 빠지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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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내일 천자봉 등정이래! 소대장님께서 지금부터 완전무장 30분내에 꾸리라고 하셨어!!!'

 '....그렇구나...허허~ 허허~~ 허허허허~~~~~~~~ =ㅂ=b'


엎친데 덮친격으로 찾아온 천자봉 행군 전날밤이었습니다...